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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이란 무엇인가?

유쾌한 인문학 2010. 12. 2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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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담론은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민족이라는 개념어의 역사를 추적해보는 것이다.  민족이라는 단어가 언제 만들어진것인지 문헌을 통해 조사하는 방법론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민족이라는 개념이 고대부터 당연히 내려온 말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근대에 만들어진 완전 새로운 개념어이다.  

두번째는 방법론은 말그대로 민족이 뭔지 살펴보는 것이다. 민족이란 뭘까??  다양한 학자들의 연구가 있지만 다들 정의를 다르게 내리니 말이다.  이는 민족이라는 것 자체가 실체가 없는 개념이기 때문 생기는 현상이다.  여기서는 다양한 이론중 고전의 반열에 올라간 에르네스트 르낭의 이론을 소개해드릴까 한다.

 

민족이라는 단어는 도대체 언제 생겨났나??
정말 못받아들이시는분 계시겠지만 뭐라고 해도 이건 근대에 생겨난 단어이다.  민족이라는 단어는 인문학적 개념어이고 민족이라는 것이 어떤 자연적 실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민족이라는 개념어가 나옴으로 인해 이 개념어로 인간 집단을 묶어낸 것이다.  생각해보시라.  어떻게 인간집단을 자연적실체로서 묶어내겠는가??  

이말의 의미는 우리의 역사를 예로 들어 과거 신라인 고구려인 백제인은 존재했으나 한민족이라는 건 없었다는 말이다.  참 어려운 말이다.  그럼 백이면 백 이말이 또 튀어나온다.  신라 고구려 백제인이 바로 한민족 아니냐..   아니다.  누누히 말하지만 민족이라는 개념어는 담론의 구성체이다.  이개념이 근대에 만들어지고 그 프레임에 따라 여러분들이 인간집단을 받아들이도록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즉 여러분들은 담론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 민족개념이 우리나라로 수입된 경로에 대해서 제대로된 연구가 없던 상황에 최근에 기가막힌 책이 하나 나왔다.  '근대한국의 사회과학 개념 형성사' 라고 하는데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이런게 나왔다는거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다.  여기에 적힌 논의를 요약해서 적어보겠다.


국민
주례나 사기, 좌전 등의 책을 보면 國民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이때 쓰이는 단어의 의미는 주로 국제정치에서 사용되는 말로 중화적 세계질서의 일원으로서 조공국을 포함한 넒은 의미의 백성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런 국민의 의미는 영조대에 들어와 급격히 변화하게 되는데 첫째 국민의 의미를 국내정치적 의미로 사용하게 되고 둘째 영조는 국민을 지배층과 일반백성을 구분하지 않고 왕을 제외한 전 조선인이라는 의미로 평등화시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도대체 뭔가??  이는 영정조 시대의 民國 정치이념과 연관시켜 이해해야 한다.  민국정치이념?? 처음 들어보신 분들 많을 것이다.  민국의 핵심은 민은 신분에 상관없이 평등한 조선의 백성이며 이러한 평등한 民과 君(군)으로 구성되는 군주 중심의 정치사상이다.  이런 민국정치이념에서 양반과 일반 백성을 하나로 묶어내기 위한 개념어가 필요했고 그것이 바로 영정조시대의 국민개념이다.

정말 획기적인 발상이고 우리 스스로 나타난 개혁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징표이지만 정조의 사망이후 세도정치기에 이 개념은 사실상 폐기처분당하게 된다.  그 이후 제국주의 시대에 청이 일본에 패하면서 중화적 세계질서는 해체되고 그에 따라 조공국 백성으로서의 국민 개념은 사라지게 된다.  이때 고종은 다시 민국정치이념을 끌어오게 되는바 이때부터 국민은 민국정치이념에 부합하는 국민의 개념으로 확고하게 자리잡게 된다.  그 이후 nation 개념의 번역어로서의 국민개념과의 충돌등도 있지만 생략하겠다.

인종
인종이라는 단어도 동아시아문명 내에 존재하던 단어이다.  의미는 사람의 씨.  즉 자손을 의미하는 용어로 주로 사용되었으며 용례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다 race의 번역어로서의 인종이 근대에 유입되면서 인종은 원래 없던 새롭게 생겨난 용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인종개념은 뒤에 황인종 백인종 등의 형질적 구별을 넘어서 정치적 개념을 띄게 되는바 제국주의시대에 국제정치를 인종간의 대결로 보아 인종을 국제정치의 행위자로 보게 된다.  즉 황인종은 정치적 집단으로서 중국, 일본, 조선사람을 포함하는 말로 이해된다는 것이다.  

민족
다시금 말하지만 민족은 인간집단을 묶어내는 개념어 중에서 가장 늦게 만들어진 단어이다.  이는 과거 사료에 한자어로도 존재하지 않으며 근대 문명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개념어이다.  그럼 누가 만들었냐??  일본이 만들었다.  메이지 유신 시절 일본이 번역어로 만들어낸 한자어가 바로 민족이다. 

일본에서도 초반에는 민족의 번역을 놓고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실체가 없는 개념을 만들려고 하니 어찌 힘들지 않겠는가??  그러다 일본에 제국주의가 영향을 끼치면서 민족은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  미국의 정치학자 라인쉬라는 사람은 제국주의론이라는 책을 쓰고이것이 일본에 소개가 되는바 이 책은 민족주의와 제국주의를 연속적으로 파악하는데 특징이 있다.  이 책이 일본에 소개되면서 일본은 제국주의 논의가 급속히 증가하게 되며 그와 동시에 민족주의에 대한 논의도 덩달아 증가하게 된다. 

이때 민족이 국민과 큰 차이점을 보이는건 아니지만 정치적 용어로서 제국주의를 밀어붙이는데 엔진의 역할을 하게 된다.  조선으로 민족개념이 도입된건 일본에서 직접적으로 도입된 것이 아니라 중국을 통해서 도입되게 되는데 그 매개체가 바로 량치차오라는 사람이다.  그의 주장의 핵심은 이것이다.  현재의 민족제국주의의 시대에서 중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국인도 민족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저항적 민족주의이다. 

이러한 량치차오의 논의는 대한제국이 망하기 직전까지 가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에게로 흡수된다.  그리고 뒤이어 이는 우리의 독자적인 한국민족개념으로 발달되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 러일 전쟁 이후 인종은 제국주의의 논리로 변하게 된다.  거기에 망국의 위험속에서 국민개념 역시 무너지게 된다.  그렇지 않은가??  나라가 없는데 국민으로 뭉치자??  일단 망했다는 사실만 놓고 보자면 그 순간 한국사람들은 일본국민이 되버린 것이다.  그러니 국민개념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이 한반도땅에 살고 있는 인간집단을 새롭게 묶어내야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그 자리를 민족이 차지하게 된 것이다.  초반에는 국민개념과 민족개념이 서로 싸우며 공존하는 관계를 보이게 되는데 결국 위와 같은 이유로 민족개념이 승리를 이루게 된다.  그리고 이때의 민족개념은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경술국치로 인해 나라를 잃어버린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한반도의 인간집단. 


민족이란 무엇인가?
19세기 중반에 쓰여진 에르네스트 르낭의 이 얇은 한권의 책의 제목인 민족이란 무엇인가. 정말 엄청난 화두가 아닐수 없다.  이런 화두에 대해 르낭은 민족을 정의 할 수 있는 종족, 언어, 종교, 지리의 다양한 개념을 나열하며 이에 대한 비판을 가하게 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민족이란 의지공동체이며 의지란 변하는 것이기에 민족이라는것 역시 역사의 흐름속에서 변할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르낭이 이글을 쓴것은 당시에 알자스와 로렌지방을 독일에게 빼앗겨버린 프랑스의 상황속에서 다분히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쓴것으로 여겨진다. 즉 알자스와 로렌지역사람은 종족, 언어, 종교, 지리 모든것을 초월하여 이들은 프랑스와 함께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집단이므로 이들은 프랑스민족이라는 것이다.

한번 꼼꼼히 살펴보자.  민족은 종족이다??  말이 안된다.  그건 정말 순수혈통일때나 가능한거지.  그런데 순수혈통이라는게 가능할까??  여기는 반도이다.  반도의 특성은 사방팔방에서 지나가는 사람이 엄청나다는것이다.  당신의 아버지에 할아버지에 증조에 고조에 쭉쭉 올라가보자.  전부다 이땅에서 처음부터 쭉 살아온 사람이라 장담할 수 있겠는가??  이걸 모계까지 확장시켜보면 이게 얼마나 웃긴 말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민족은 동일한 언어를 쓰는 인간 집단이다??  역시 말이 안된다.  그럼 일본에 살고 있는 교포 2세, 3세들은 뭔가??  특히 국적을 끝까지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들은 그럼 뭐가 되는가?  

다시
르낭의 개념으로 민족은 의지공동체이다??  우리 남북한에 적용해보자면 분명 정치적으로 분리되어있으나 다수의 국민들이 같이 살기를 희망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는 한민족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민족이 의지이고 의지공동체라면 단순히 다수의 의지가 있다고 하여 같은 민족으로 볼수 있는 것일까?? 오늘날 한국을 보더라도 분명 북한과 통일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수가 적지 않은걸로 알고 있으며 이들은 특정지역, 특정 방언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아닌 한국 전체에서 파편화 되어있는 세력이므로 그들을 따로 실체화하고 분리시켜 너희들은 민족이 아니라고 말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분명 존재하지만 실체화되지 않은 세력이라고나 할까.  결국 의지라는 측면은 너무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개념이 아닐까란 생각이든다. 아래에서 위를 바라본다면 너무나도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데 이것을 의지라는 하나로서 묶어낸다는건 잘못하면 힘의 논리에 의해 강요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마치 과거 일제시대에 몇몇 힘있는 자들이 일본과 같이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 그 의지를 전체의 의지로 확대시킬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 도대체 민족은 뭐냐?? 민족이 지칭하는 인간집단은 어떤것인가??  나도 모르겠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민족은 정치적으로 쓰여지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담론이며 하나의 이데올로기로서 민족이라는 것은 위에서 본바와 같이 근대로 직결되는 문제이고 근대에 와서 국가에 충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구성되어진 것이다. 
이상으로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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