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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마지막회, 내안의 악마 그 실체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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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마지막회, 내안의 악마 그 실체는?

유쾌한 인문학 2009. 9. 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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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드디어 끝났습니다.  우리나라에 정신분석으로 이렇게 심도있게 풀어낸 드라마가 있었던가요? 없었던 것 같네요.  이런 드라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전 이런게 재미가 있거든요.  뭔가 해부하고 뜯어낼 수 있는 것.  그 과정에서 엄청난 희열이 느껴지곤 합니다.
 

주인공 하나의 고통의 상징
정말 잔인한 인생이죠.  여기서 이용당하고 저기서 이용당하고 기억은 파편화되고 파편화된 기억을 붙잡은채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실로 정말 불쌍한 인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하나에 대해서 완벽하게 해부해봅시다.


첫번째 상처와 분열
이 모든 문제는 어디에서 시작됐을까요?  일단 어린시절의 화재사건에서부터 시작이 되겠네요.  하나는 그 화재사건으로 인한 충격을 치료 받지 못했죠.  이런 기억들은 바로 치료해서 해결을 해줘야 하는데 해결하지 못했고 하나의 자아는 그 고통스러운 기억을 무의식에 숨겨버립니다.  

그렇게 잊어버린채 살아오다 자기 동생이 역시 불에타 죽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 기억이 의식으로 나오게 된거죠.  주인공 하나의 첫번째 무의식의 분열입니다.  과거의 기억에 동생이 죽은 기억이 더해지면서 그 고통은 실로 엄청나지죠.  

그 고통에 기반하여 극중 하나는 귀신이 씌였다는 장치로서 사람을 죽이고 다닙니다. 

하지만..  실제 주인공 하나가 죽인건 타인이 아닙니다.  하나가 죽이고 싶었던건 어린시절 친구들을 도와주지 못했던 자신과 동생의 죽음을 눈앞에서 바라만 봐야만했던 자신이지요.  더 쉽게 말하자면 무의식에 억눌린 분노, 고통 이것들은 결국 자기 자신을 향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 고통을 타인에게 전이 시킨겁니다.  결국 극중에서 귀신에 씌여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걸로 표현된 모든 것들은 전이된 고통의 상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두번째 상처와 또 다른 분열
결국 하나는 자신이 그렇게 사람을 죽이게 다녔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고 이는 하나의 두번째 상처로 다가오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극중 이서진이 개인의 복수를 위해 주인공 하나를 활용하게 되고 그 목적을 다 이루게 되자 하나의 기억을 다시 무의식으로 묻어버립니다. 

두번째 실수인거죠.  앞선 어린시절의 화재사건과 마찬가지입니다.  정신적 상처는 반드시 치료를 해야하는데 그냥 무의식에 가둬버렸습니다.  임의적으로 이서진의 기억은 아예 삭제해버리죠.  사실 삭제했다곤 하지만 삭제라는 표현은 잘못된 표현이죠.  무의식에 가뒀다고 해야 합니다. 

과거의 모든 고통스러운 기억을 무의식에 묻어버리면서 주인공 하나의 자아는 새롭게 태어납니다.  완전 다른 인격체인거죠.  그런데 문제는 극중 백도식 변호사가 다시 주인공 하나의 무의식을 건들기 시작합니다.  두번째 무의식의 분열이죠.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저런 경험을 한다는것이 인간의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요?  주인공 하나는 이미 첫번째 상처와 분열에서 그 고통을 타인에게 전이시켜 실로 무시무시할 정도의 자기 파괴적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기억에 더불어 두번째 상처와 분열이 보여줄 자기 파괴적 모습은 단순히 그 고통을 타인에게 전이시킬 수 있는 문제는 아닐꺼라 여겨집니다. 

결국 하나는 그 고통을 타인에게 전이시키기보단 자기 자신을 파괴하려고 하죠.  자신안의 악마를 없애달라면서 말이죠.


주인공 이서진의 고통의 상징
이서진도 정말 불쌍합니다.  어쩜 저렇게 인생이 꼬일 수가 있는가?  물론 그 고통을 발판삼아 사회적으로는 엄청나게 성공했지만 그의 정신세계는 완전 폐허 그 자체죠.  주인공 하나만 뜯어보니 섭섭하죠? 이서진도 완전 해부를 넘어 우리 한번 도륙해봅시다.


첫번째 상처와 분열
비록 가난했지만 다정했던 가족속에서 살아가던 이서진에게 어느날 악몽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학교 친구들이 자기 집안 식구들을 도륙해버린거죠.  엄마도 그렇게 죽어갔고 여동생도 그렇게 죽어갔습니다.  당연히 엄정한 법의 심판을 기대했지만 그들은 미성년자이기에 적당히 풀려나오게 되죠.  

사실 이런 사건 많이 있었습니다.  뭐 굳이 여기저기 언급하진 않겠어요.  가볍게는 왕따부터 무섭게는 같은반친구를 성폭행하고 죽여버리는 사건까지 있었죠.  요즘은 세상이 정말 흉흉하네요. 

이서진 역시 그 고통의 기억을 치료받지도 못했습니다.  거기에 주인공 하나처럼 무의식에 숨기지도 못했죠.  결국 이서진은 그 기억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감행합니다.  그런데 자살하기 직전.  신부님의 전화로 죽음의 문턱에서 삶으로 돌아오게 되죠.  

신부님은 이서진에게 계속 용서하라고 합니다.  니가 자꾸 악을 들여다보면 그 악도 너를 들여다본다고 하면서 말이죠.  무슨말일까요?  용서해야할 대상은 그들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라는겁니다.  이서진이 가지고 있을 죄책감.  무력감.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  이 엄청난 감정의 응어리를 용서하라는거지요.  

하지만 이서진은 결국 자기자신을 용서하지 못하죠.  그리고 아주 유능한 범죄프로파일러가 됩니다.  이것이 첫번째 분열입니다.  극중 범죄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은 결국 이서진의 상처의 상징적 매개물이자 전이된 형태가 되는거죠.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를 타인에게 풀어내는겁니다.  주인공 하나와 동일하죠?


두번째 상처와 또 다른 분열
그런데 이서진이 아주 희안한 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주인공 하나이죠.  참 신기한 아이입니다.  툭하면 귀신에 씌이질 않나.  귀신에 씌이고 나면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의 괴력을 보여줍니다.  아무도 이길수가 없어요.  

결국 이서진은 이 아이를 정의라는 명목하에 자신의 개인적 복수에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복수를 완성하게 되죠.  다 죽이고 백도식 변호사는 감옥으로 보내게 됩니다.

여기에서 이서진의 자아는 두번째 상처를 가지게 되죠.  자신의 개인적 복수에 주인공 하나를 활용했다는 사실은 누구보다도 이서진 자신이 제일 잘알겁니다.  

그에 대한 죄책감, 미안함, 그리고 자신이 백도식과 뭐가 다른가? 하는 회의.  사실 이서진이 백도식가 다른게 없죠.  백도식도 주변인물을 하수인으로 이용했고 이서진도 하나를 하수인으로 이용했으니깐요.  

여기에서 이서진의 두번째 분열이 발생합니다.  긴말할 거 없이 위의 스샷 보시죠.  
그리고 그는 괴물이 되어버리죠.


이서진과 하나의 차이
위에서 적시한 글을 보시면 두개의 상처와 두번의 분열이라는 점에서 둘은 닮아있다고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이 둘은 정말 엄청난 차이점을 보이게 되죠.  그게 뭘까요?  

바로 분열에서 이 둘은 차이점을 보이게 됩니다.  주인공 하나가 가지는 두번의 분열은 무의식의 분열입니다.  하나는 두번의 상처를 전부다 무의식에 숨겨놓았고 그것이 분열되면서 이런 저런 괴로운 일을 당하게 되는거지요.  

그런데 이서진은 다릅니다.  이서진 역시 두번의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둘다 무의식에 숨기지 못했어요.  항상 고통의 기억은 이서진 의식을 지배하고 있었죠.  결국 이서진의 분열은 무의식의 분열이 아닌 의식의 분열이 되는겁니다.

와 이거 정말 무서운겁니다.  무의식의 분열은 최소한 의식은 남아있다는거죠.  의식의 영역에 무의식의 억압된 분노와 고통이 영향을 미칠뿐.  의식 자체를 무너뜨리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인간으로서의 생활이 가능하죠.  

그런데 의식의 분열은 다르죠.  이건 문자 그대로 자아가 무너지고 분열되는 상황입니다.  이를 표현하는 극중 장치가 바로 거울을 통해 보는 자기자신의 또다른 모습입니다.  자아가 둘로 분열되니 정상적인 인간의 생활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그렇게 이서진은 엄청난 연쇄살인마와 대학교수라는 양면성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겁니다.
마치..  지킬박사처럼 말이죠.


하나의 마지막 세번째 상처와 분열
여기서 끝나면 아쉽죠?  당연히 끝이 아닙니다.  주인공 하나의 세번째 상처를 봐야해요.  위에서 하나는 두번의 상처와 두번의 무의식 분열이 일어났다고 했습니다.  두번째 분열이 일어났을때 하나는 모든 사실을 새롭게 깨닫게 되죠.  엄청난 고통속에서 그 고통이 자신에게 향하며 죽여달라고 합니다.

그래도 이시점까지만해도 어찌 저찌 살아갈 순 있었을거에요.  자신을 지탱해주는 사람이 세명이나 있으니깐요.  그런데..  그 셋이 전부다 죽어버립니다.  이 시점에서 하나의 세번째 상처가 발생합니다.  끔찍하죠. 중요한건 세번째 상처와 동시에 세번째 분열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세번째 분열은 약간 다릅니다.  앞선 두번의 분열은 무의식의 분열이었지만 마지막 세번째 분열은 의식의 분열입니다.  지금 딱 이순간의 고통은 의식에 남아있으니깐 말이죠.  무의식에 숨겨놓고 그럴 여지가 없었어요. 

그 세번째 분열이 어제 마지막 장면에서의 그 눈빛이죠. 


이상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정말 저에게 있어 혼은 최고의 드라마중 하나로 남을 것 같네요.  매회마다 나타나는 다양한 상징들은 정말 환희의 송가와 같았어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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