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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의 무법자(1966), 미국남북전쟁과 신화적 허상 본문

영 화/60's 영화

석양의 무법자(1966), 미국남북전쟁과 신화적 허상

유쾌한 인문학 2010. 2. 2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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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지오 레오네(
Sergio Leone)

이탈리아 사람으로 1929년에 태어나 1989년 4월 30일에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황야의 무법자가 그의 출세작으로서 무법자 삼부작중 첫번째 작품이며 세작품 모두 클린튼 이스트우드가 연기하게 된다.  그가 선보이는 웨스턴 시리즈의 특징이라면 이탈리아 사람이 만든 미국 서부극이라는 점이다.  미국인의 시각이 아닌 외부의 시각에서 바라본 미국 근대에 대한 시각이 독특하며 이러한 시각은 미국의 입장과 그들의 사고관 그리고 가치관을 철저하게 배제한채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함으로써 미국인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잘 포착해내게 된다. 

이러한 측면은 수정주의 서부극이 좀 더 진일보한 형태인 스파게티 웨스턴을 탄생하게 한 원동력이 된다.  촬영 기법 면에서는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극대화하여 사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촬영기법은 웨스턴 특유의 강인한 남성미를 뿜어내는데 아주 적합한 기법으로 보여진다.  한가지 안타까운것은 세르지오에서 극점을 향해 달려간 웨스턴은 세르지오 이후로 그 명맥이 사실상 끊겼다는 것이다.  실로 정말 아쉬운 부분이라 하겠다.



수정주의 서부극과 스파게티 웨스턴
서부극이라는 것은 하나의 장르적 특징을 가지는 헐리우드의 대표적 영화들을 말한다.  1800년대 후반의 미국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이 영화 장르는 통일된 네러티브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주된 내용은 미국이 가지는 개척 정신 그 자체를 강조하고 그에 수반되는 남성미를 강조하는 특징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인디언이 악당이 되고 그로 인해 선악구조가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게 된다. 

그러다 1950년대 수정주의 서부극이라는 것이 탄생하게 되는바 서부 개척은 사실 인디언 야만인들에 대한 문명인들의 위대한 승리라기보다는 영토확장을 위한 침탈이었다는 점을 폭로하게 된다.  즉 서부에서 일어난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들과 실제 그곳에서 발생한 사건사이의 괴리를 그대로 밝혀내는 것이다.  스파게티 웨스턴은 이러한 수정주의 서부극의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서부극이지만 미국에서 촬영되지 않고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 주로 촬영되고 언어 역시 이탈리아어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다.  흔히 마카로니 웨스턴이라고 불려지기도 하는데 이는 일본식 표현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더 자세한 내용은 서부극과 수정주의 서부극 그리고 스파게티 웨스턴 참조.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무법자 3부작중 마지막 작품이다.  제목에서 이미 느끼셨겠지만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과 동일한 제목으로 김지운 감독이 이 작품의 제목을 그대로 차용해왔다고 보시면 된다.  뭐 우연의 일치가 아니겠느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세르지오의 영화를 전부다 보신 후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을 보신다면 세르지오 감독에 대한 오마주가 정말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제목 그 자체도 하나의 오마주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제 생각엔 이 영화가 아마 세르지오의 영화중에선 가장 유명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가 흔히 서부영화하면 자연스럽게 입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  빠라빠라바...   왕왕왕   이 멜로디가 나오는 영화가 바로 이 작품이다.  음악은 여전히 엔니오 모리꼬네가 맡게 되어 이 작품의 OST는 가히 명곡들의 향연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하긴 황야의 무법자부터 모리꼬네는 세르지오 감독의 전 작품에 음악을 맡게 되니 세르지오의 모든 영화 OST들이 최고의 명곡이라 보아도 무방하겠다.  배우는 석양의 건맨에서 출연한 리 반 클리프가 악역으로 나쁜놈으로 출연하게 되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좋은놈, 알도 지프레가 이상한놈을 맡게 된다. 

내용을 간단히 언급하자면 배경은 미국의 남북전쟁시기이다.  남부군의 한 군인이 군자금을 어딘가에 숨겨졌다는 사실을 나쁜놈이 알게 되고 나쁜놈은 이를 추적중이다.  이상한놈에게는 현상금이 걸려있는데 좋은놈과 둘이 서로 짜고 좋은놈이 이상한놈을 넘긴 후 현상금을 받고 교수형 당하기 직전에 구해내 돈을 나눠가지고 다시 다른 곳에가 넘기고 도주시키고 하는 방식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좋은놈이 어느날 이상한놈을 배신하게 되고 이에 열받은 이상한놈은 좋은놈을 다시금 죽이려고 달려들게 된다.  이 싸움은 이상한놈의 승리로 끝나는가 했는데 그때 문제의 돈궤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는데 그 정보를 좋은놈과 이상한놈이 반씩 나눠가지게 된다.  결국 서로 부족한 정보를 가진채 다시금 함께 길을 떠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북군에게 남군으로 오해받아 체포당하기도 하는 등 이런 저런 과정을 거쳐 결국 돈궤가 있는 곳에서 3명은 결투를 벌이게 된다.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스파게티 웨스턴은 서부개척이라는 사건을 놓고 외부에서 바라본 시각이다.  이는 미국인이 만든 신화로서의 웨스턴이 아닌 실체 그대로의 웨스턴의 직시를 의미하게 되고 무법자 시리즈중 정점에 서게 되는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 된다.  앞선 두개의 무법자 시리즈 즉 황야의 무법자와 석양의 건맨에서는 웨스턴엔 신화도 없고 영웅도 없는 그냥 무법자와 현상금 사냥꾼들만 존재할뿐이라는 점을 말해주었다면 이 작품은 미국의 역사 그 자체를 건들기 시작한다.  이러한 역사를 객관적으로 고고학적으로 파해치겠다는 암시도 오프닝 타이틀에 등장하게 되는데 모래를 붓으로 걷어내는 듯한 그래픽효과가 바로 그것이다.  모래가 치워지면서 등장인물의 이름과 얼굴이 등장하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신화라고 하는 모래를 걷어낸 후 나타나게되는 서부개척의 실체가 되는 것이며 그때 나타나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성이 그 내용을 이루게 된다.

이러한 측면이 극대화 되는 부분은 위의 스샷에서 나타나는 다리 전투이다.  저 다리를 놓고 남군과 북군이 대치중이다.  지휘하는 장교는 저 다리를 폭파시켜버리고 싶지만 그는 군인이기에 그렇게 할 수 없다.  시간이 되면 양군은 어김없이 다리를 향해 질주하고 그 다리위에서 전원 전멸하는 식의 어처구니 없는 전투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얼마나 덧없는 죽음인가?  장기로 치자면 졸에 불과한 그들이기에 저렇게 쉽고 간단하게 소비를 해버리는 것일까?   돈괘가 숨겨져있는 장소 또한 예술이다.  끝도 없이 늘어진 공동묘지.  돈이 숨겨진 장소는 무명이라고 쓰여진 묘비 아래에 존재한다.  이 역시 남북전쟁이라는 전쟁의 무의미성에 대한 하나의 상징적 장치가 된다.

남북전쟁이라는 것은 흔히 링컨의 위대한 자유와 박애정신으로 인한 노예 해방운동으로 알려져있지만 이는 전쟁의 명분에 불과한 것이고 그 본질은 대단히 복잡한 양상을 보이지만 결국 핵심은 경제적 문제의 충돌로 인한 전쟁인 것이고 그 결과는 양군 총 60만명의 몰살이었다.  실제 극중에서도 좋은놈과 이상한놈이 저 광경을 목격하게 되는데 영화를 보신분이라면 아마 이런 생각이 들었을것 같다.  원샷 원킬로 승부를 겨루던 그 모든 행위들이 저 무지막지한 화력과 전쟁앞에서 얼마나 무의미한지 말이다.  결국 이러한 전쟁을 통한 무의미성을 통해 허구헌날 자유와 평등을 외치는 미국의 본질을 세르지오가 정확히 찌르고 들어간 것이다.  실제로 이문제는 지금 이순간도 현재진행형이니깐.

또 한가지 흥미로운 부분은 좋은놈과 이상한놈이 보여주는 관계의 측면이다.  앞선 두개의 무법자 시리즈에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역할은 대단히 멋있고 카리스마적인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데 이 작품에선 적잖게 망가져버린다.  극의 초반에 좋은놈이 이상한놈을 사막한 가운데 버리고 가버리자 이상한놈은 이를 복수하겠다고 좋은놈을 잡아다 역시 사막 한가운대에서 물도 안준채 끌고 다니게 되며 그 과정에서 그는 철저하게 망가져버린다.  하나의 영웅의 설정보다는 관계의 뒤집힘의 설정이 대단히 인상깊은 장면이다.  이러한 관계의 뒤집힘은 다양한 것에 병치시킬 수 있게 된다.  대단한 상징이라 할 수 있다.




마무리

이이상은 없다.  아니..  물론 세르지오의 영화의 마지막 작품이 있긴 하지만 최소한 스파게티 웨스턴을 넘어 수정주의 서부극을 통틀어서 이 작품이 최고라고 칭해도 무방할 정도로 높은 완성도와 엄청난 재미.  그리고 많은 의미를 담게 된다.  꼭 한번 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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