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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T의 백조의 호수, 케빈 맥킨지의 안무 본문

발 레/고전 발레

ABT의 백조의 호수, 케빈 맥킨지의 안무

유쾌한 인문학 2010. 5. 2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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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T와 케빈 맥킨지(Kevin Mckenzie) 
아메리칸 발레 씨어터(이하 ABT)의 예술감독이자 안무가이며 무용수였던 인물이다.  1992년부터 ABT의 대표 무용수에서 벗어나 예술감독으로 취임하게 되는 인물이다.  사실 뭐 이 인물에 대해서 아는 바는 그다지 없다.  하지만 뭐가됐든 ABT의 예술감독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의 예술성과 능력에 대해서는 의심할 필요가 없을거라 생각된다.  ABT 발레단은 특A급 발레단 중 하나로서 서부의 샌프란시스코 발레단 그리고 뉴욕 시티 발레단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발레단의 핵심이다.  이 발레단의 특징이라면 아주 광범위한 레파토리라고 할 수 있겠다.  정말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안하는게 없다싶을 정도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단원들의 실력 또한 세계최고이다.  

우리나라 단원도 한명 존재하는데 서희씨가 ABT에서 활동중이다.  하지만 아직 군무진에 속해있는 상태이다  2005년도부터 ABT에서 입단한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상경력은 2002년 뉴욕 국제발레콩쿠르 은상, 2003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국제발레콩쿠르 대상이다.  작년에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 파드되를 췄던걸로 기억되는데 홈피에서는 여전히 군무진에 속해있는걸 확인할 수 있었다.  키가 상당히 큰데 168센치이다.  가장 이상적인 키라고나 할까.  사실 발레리나가 키가 너무 커버리면 고전 작품을 하는데 있어서 약간의 애로사항이 생긴다.  내가 아는한 정말 키큰 발레리나는 국립발레단 최태지 단장의 딸인 최리나씨이다.  178센치인데 현재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에서 활동중이다.





맥킨지의 백조의 호수
ABT가 오직 맥킨지의 백조만 올리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중심적으로 올라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본 작품은 앙헬 코렐라와 길리언 머피가 출연한 DVD이다.  수입반이 아닌 국내에서 찍어낸 DVD가 존재하기에 아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특히 국내출시반은 다큐멘터리 시디와 차이코프스키 음악 시디도 함께 속해 있어 패키지가 아주 끝내준다.  일단 맥킨지의 백조도 프티파의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많은 부분에 있어서 변화를 주게 된다.  

가장 큰 특징은 오데트가 백조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극이 시작하면 인간이던 오데트는 로스발트를 만나게 되고 그의 꾀임에 넘어가 마법에 걸려 그만 백조가 되고 만다.  그뒤 바로 1막이 시작되는데 이 부분도 약간의 변화가 눈에 띄인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건 위의 스샷에 나오는 것과 같은 안무 형태이다.  저 형태의 안무는 2009년도에 발매된 로열발레단의 공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음악과 관련하여 말해보자면 백조의 호수는 처음의 대 실패 이후 프티파가 손을 보면서 급격히 변하게 되는데 그는 제1막에 설정되어 있던 다섯 가지의 2인무를 제3막으로 옮기고, 오딜의 솔로를 위해서는 원곡만으로는 부적당하여 차이코프스키 18개의 피아노 소품(Op.72) 중 12번째인 L'Espiegale(op.72, No.12)을 오케스트라 곡으로 편곡케 하여 3막 그랑파드되 오딜 바리에이션에 삽입시키고, 11번 곡인 Valse Bluette(op.72, No.11)는 4막 시작과 함께 오딜 등장 전에 백조 군무에서 이 곡이 사용된다. 

15번째인 Chopin 소품(op.72, No.15)곡은 제4막에 첨가시켜 4막 파드되에서 사용되지만 오늘날에는 1막으로 옮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ABT의 백조의 호수로 이 공연은 1막으로 옮겨버린 대표적인 예가 된다.  ABT의 공연에서는 1막의 파드 트로와 이후에 15번곡을 삽입하여 파드 트로이의 연장선으로 활용하게 된다.  그럼 4막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보통의 4막은 군무 이후 파드되로 이어지는데 ABT는 군무를 짧게 처리하고 군무진의 음악중 앞부분을 사용하여 파드되를 추게 된다.  그리고 11번 곡은 생략된다. 

이부분은 국내 인터넷과 텍스트 아니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것으로 내가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백조의 호수 DVD 하나하나를 전부 정말 지독하게 비교해서 연구한 부분이니 믿으셔도 된다.



Chopin 소품(op.72, No.15)

그외에 마린스키 발레단과 볼쇼이의 백조와 비교해보자면 광대 역할이 사라졌다.  완벽하게 없애버렸다고 볼 수 있겠다.  선생님도 언뜻보이긴 하지만 거의 역할이 없다.  사실 백조에서 선생 또는 광대의 역할은 왕자를 보조해주는 역할로서 중요성이 존재한다.  러시아에서는 선생과 광대를 동시에 출연시켜 두 인물 사이에서 왔다 갔다하는 왕자의 모습을 부각시키게 되고 영국 로열 발레단의 백조에서는 광대를 없애버린채 선생님을 중심으로 진행시키게 된다.  하지만 이작품은 둘다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는다.  로열 스웨디쉬 발레단의 원전 안무라는 것을 보면 튜더가 등장하기는 하는데 그 역시 현명한 부하 정도의 느낌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듯 맥킨지가 선생이나 광대를 없애버린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게 다가온다.  이 작품에서 왕자는 스스로 여자를 거부하는 인물이 아닌 여자에게 거부당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명세기 왕자이고 자신의 생일인데 자신이 함께 춤추자고 하는 여인들이 전부 거부한채 다른 남성과 춤을 추게 된다.  그런 것들을 멍하니 바라만 본다고 할까.  사랑하고 싶지만 아무도 자신을 바라봐주지 않는 대단히 안타까운 상황이 1막에서 지속적으로 연출됨으로 2막에서 오데트와 급격히 사랑에 빠지는 심리상태에 대한 당위성을 주게 된다.  

2막이 시작되면서 오데트가 등장하게 된다.  최근들어 개정되는 백조 안무들의 공통된 특징이라면 왕자 지그프리드와 로트바르트의 부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안무가 그렇게 짜여지더라도 결국 백조의 핵심은 오데트와 오딜이고 이 두캐릭터가 부각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연기력과 춤실력을 보여줘야 함은 말할필요도 없을 것이다.  
3막에서 가장 재미있는건 로트바르트이다.  로트바르트가 오딜을 데리고와 소개한 뒤에 오딜은 퇴장하게 되는데 그때 로트바르트는 남은채 갑자기 여왕에게 인사를 한 이후에 다른 여성들과 춤을 춘다.  로트바르트 부분에 대한 설명이 삽입된 것이다.  이때 사용된 음악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흥미로운건 로트바르트가 여자를 꼬시는 능력이 출중하다는 설정으로 삽입된다는 점이다.  1막에서도 지그프리드는 뭔가 자꾸 거부당하는 불쌍한 역할을 맡더니 3막에서는 자신의 생일에서 자신은 점점 밀려나가고 이 무도회의 주인공이 로트바르트가 되어버린다.  모든 공주들이 그에게 호감을 품고 달려드니 말이다.  심지어 여왕마저도 그에게서 호감을 느끼게 된다.  로트바르트에 대한 재해석이랄까?   

트바르트의 춤이 끝난 이후 오딜과의 그랑파드되가 바로 이어지게 된다.  길리언 머피의 오딜은 대단히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랑파드되가 끝나는 그 순간 그는 오딜을 오데트로 착각한채 그녀에게 사랑을 맹세하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진짜 오데트가 나타나 진실이 밝혀지게 된다.  사실 이부분이 백조의 호수가 선사해주는 파토스의 핵심 아니겠는가.  무시무시한 반전이니 말이다.  어쨌든 자신이 속은 것을 알게된 왕자는 다시 호수가로 급하게 뛰어가게 되고 그렇게 4막이 시작된다.   

ABT가 보여주는 백조의 호수 결말은 대단히 비극적이다.  오데트가 사람으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진실한 사랑을 얻어야 하는데 바보같은 지그프리드가 햇갈려서 엄청난 짓을 해버렸으니 오데트는 사람되긴 이미 물건너 간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놓고 러시아에서는 오데트와 지그프리드가 같이 힘을 합쳐 로트바르트를 물리친다는 식으로 결말을 내기도 하지만 사실 비극적인 결말이 더 낫지 않은가 생각된다.  둘은 다시금 파드되를 추며 관계가 회복되는듯하다가 결국 오데트는 자살을 선택하게 되고 지그프리드도 함께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홀로남은 로트바르트도 이 상황을 괴로워하며서서히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마무리
정리해보자.  이 작품은 사실 지그프리드쪽으로 좀더 기울게 되는 작품이다.  사랑을 갈구하지만 사랑받지 못하는 지그프리드라는 새로운 설정과 오데트의 만남 그와 동시에 자신과 비교되는 정반대의 인물인 로트바르트까지.  누가 봐도 오딜은 오데트가 아닌데 그는 오딜에게 확 빠져들게 되는 상황까지.  뭐가됐든 지그프리드이든 로트바르트이든 둘다 사랑에 미숙한 남성상을 잘 보여준다.  사랑을 갈구하다 오데트를 만났지만 섹시한 오딜에게 확 넘어가버린 지그프리드나 사랑하는 여성을 백조로 만들어 자신이 소유하려고든 로트바르트나 결국 똑같은 인물 아닐련지.

 
아무튼 ABT의 맥킨지의 안무는 극의 스토리 라인의 설득력에 주안점을 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그 어떤 백조보다도 난 이작품이 내용적으로 가장 충실하다고 생각한다.  로트바르트에 대한 설득력도 꽤나 뛰어나고 1막에서 나타나는 지그프리드 왕자에 대한 설명방식도 상당히 마음에 든다.  이 안무를 가지고 마린스키가 공연을 한다면 어떨까?  뭐 그런 생각이 드는데 가능할려니 어떨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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