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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마술피리, 현대적 미술의 상징과 은유된 여성의 억압 본문

음 악/오페라 뮤지컬

오페라 마술피리, 현대적 미술의 상징과 은유된 여성의 억압

유쾌한 인문학 2010. 5. 2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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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피리(Die Zauberflote)
오페라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사실상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정도로 아주 유명한 작품이다.  여러가지 타이틀이 존재하지만 2006년 잘츠부르크에서 공연된 M22 공연을 사용한다.  M22공연은 쉽게 말해서 모차르트의 모든 오페라를 전부다 공연한 어떤 축제같은 것을 말한다.  사실 모차르트의 오페라들이 대부분 유명하긴 하지만 전부다 자주 공연되진 않는다.  클래식 세계에도 연주되는건 자꾸 연주되고 안되는건 왠만해선 안된다고나 할까. 

모차르트는 1791년 35세에 이 작품을 작곡하게 되고 그해 그는 35세로 사망한다.  마술피리가 아주 재미있는건 소위 말하는 프리메이슨이라는 단체의 오페라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프리메이슨 상징으로 가득차있는 오페라이다.  단순히 심벌뿐만 아니라 음악 그 자체에도 상징들이 들어가있다. 혹자는 이를두고 프리메이슨의 상징을 너무 심하게 나열하여 죽임을 당했다는 말도 있지만 허구의 이야기이다. 

흔히 모차르트 오페라의 3대 걸작하면 피가로의 결혼, 돈조바니, 코지 판 투테를 들곤하는데 마술피리는 뭐라고 할까.  오페라 라기보다는 당시의 관점에서 뮤지컬 같은 거라고 하면 될려나.  쉽게 말해서 이탈리어를 사용하지 않은 독일어를 사용한 음악 사이사이에 대사같은 것이 들어있는 노래극이라고 보면된다.  이를 징슈필이라고 부른다.  




연출과 미술과 내용구조
본 공연의 연출은 피에르 아우디가 맡게 되는데 스샷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단히 화려하고 원색의 칼러를 잘 사용한다.  그리고 소품들을 아주 아기자기 하게 꾸밈으로써 마치 장난감 같은 느낌을 강하게 주어 발레로 치자면 호두까기 인형과 같은 느낌을 강하게 준다.  디자인은 카렐 아펠이 맡게 된다.  이사람 사망연도가 2006년도로 알고 있는데 이작품을 끝내고 죽은건지 어떤건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아무튼 디자인이 대단히 원시적인 느낌을 주는바 아프리카 원시부족의 그것과 장난감을 잘 섞어놓은듯한 느낌이다.  실제 연출된 것을 보면 원시부족 비슷한 것이 등장하는 장면도 나타나기도 한다.  스샷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원색과 직관에 가까운 원형적 조형물이 주는 인상이 대단하며 그와 동시에 비행기나 자동차 같은 것들을 장난감 같이 등장시키기도 한다.  이렇듯 현대적이면서 원시적인 원형적 디자인들을 통해 나타낼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각 캐릭터들이 가지는 감정과 그들이 보여주는 행위들의 주관성의 증폭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내용은 아주 복잡하다.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어느 왕자가 길을 떠나가 거대한 뱀을 만나 죽게된 위험에서 밤의 여왕의 수하들이 그를 구해주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밤의 여왕의 딸의 사진을 보게되는데 첫눈에 반해버린다.  하지만 그녀는 악당에게 잡혀있는 상태이다.  밤의 여왕의 부탁으로 공주를 구하러 왕자는 떠나게 되는데 막상 가보니 되려 밤의 여왕이 악당이고 악당이라 부르던 짜라스트로는 의로운 철학자이라는 설정이다.  어쨌든 왕자는 같이 떠난 새 사냥꾼 파파게노와 함께 다양한 짜라스트로의 시험을 통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는 뭐 그런 내용이다.

복잡한 스토리와는 달리 구조가 아주 심플한데 일단 두 주인공인 왕자와 공주 커플 그리고 파파게노 파파게나 커플이 정확히 대립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공주와 왕자는 뭔가 대단히 진중한 양상을 보여주지만 파파게노 커플은 뭔가 좀 코믹스럽고 가벼운 어떤면에서 보면 천박하면서 순수한 양상을 보여주게 된다.  그와 동시에 밤의 여왕과 짜르스트로 교주의 대립도 정확히 눈에 띄인다.  밤의 여왕은 뭔가 좀 괴팍스러우면서 파워풀한 양상을 보여주지만 짜라스트로는 아주 진지하고 엄숙한 교주의 모습을 정확히 표현하게 된다.

이렇듯 구조가 단순 단순하기에 당시 독일 민중들에게 아주 쉽게 어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드라마 내용도 뭔가 막장 드라마스럽게 재미있으면서 구조가 단순하고 지속적으로 음악이 나오는게 아니라 사이사이 대사가 들어가면서 쉬어가는 느낌이 있어 접근성이 높아진다.  그러면서 내용이 아주 희극적인데 단순한 희극이라고 보기에는 심오하다.




은유된 여성의 억압
여러가지 견해가 있지만 가장 주된 견해는 바로 이것이다.  밤의 여왕은 당시 억압적인 오스트리아 여왕이며 보수적인 군주가 싹떠오르는 계몽에 대한 억압적인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차르트는 당시 계몽주의적 관점을 견지하였던 프리메이슨이라는 단체로 나아가기를 원했다는 견해이다.  사실 프리메이슨 사상의 핵심인 인문주의를 눈여겨 본다면 거의 뭐 여신과 같이 표현되는 밤의 여왕과 정확히 대비되는 측면이 적잖아 있긴하다.  이외에도 다양한 해석들이 존재하는데 이는 각 역사 상황속에서 주된 정치세력들을 이 작품의 틀 속에 집어넣으면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기에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건 당시의 시각에서의 관점보다는 현대에서의 새로운 시각 아니겠는가?  이 오페라는 일단 기본적으로 밤의 여왕을 나쁜 여자로 설정한채 진행되지만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작품은 아니다.  극을 보자면 밤의 여왕과 관련된 표현이 대단히 흥미로운데 남편에게서 당연히 받았어야할 권력의 핵심을 짜라스트라에게 빼앗긴 인물로서 약간 히스테리가 있는듯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사실 이렇게 그려진 여성상은 당시를 지배하던 여성담론에 대한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여성은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이기에 중요한 물건을 보유해서도 안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히스테리적 성향때문에 적당히 제한을 가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사실 뭐 특별할거 하나 없는 시각이다.  당대의 주된 의상인 코르셋이라는 옷을 통해 여성의 몸뚱아리 전체를 하나의 어떤 남성의 경제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활용하고 여성의 활동성이나 이성적 측면을 극히 제한함으로써 그들을 소유하려고 하는 행위를 통해 당대 여성담론의 성격을 엿볼 수 있게된다.  더욱 재미있는건 공주인데 그녀는 여기에 스스로 적응하여 살아가고 있는 당대 상류층 여성들의 전형을 보여준다.  저항하던 어머니는 나쁜여자이요.  적당히 순응하는 딸은 착한 여자가 된다고나 할까.  결국 억압적 담론의 확대 재생산은 그 당사자가 행한다는 너무나도 간단하면서 자명한 진실을 이부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요한건 오늘날 현대 한국에서는 어떠한가? 라는 점인데 우리는 정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아주 독특한 양상을 보여주게 된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수많은 가치관들이 짬뽕으로 섞여 희안하게 발현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일단 기본적으로 유교문화 아래에서 형성된 구성된 여성성과 남성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방점은 구성에 찍히는바 그 사회를 지배하는 지배적 가치관에 의해서 인간의 모습이 구성되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근대에 일제의 경험을 겪고 현대로 나아오면서 이러한 가치관의 희안하게 뒤틀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서구에 의해서 새로운 가치관을 받아들이는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는 기존의 것과 어떻게 융합되고 잘 극복하여 변증을 해내느냐? 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일제에 의해서 독자적으로 변증할 기회를 상실하고 서구와 일본의 그것이 희안하게 섞여들어오게 되고 독립 이후 현대에 들어서는 이러한 3가지 가치관의 정리작업이 일어나기도 전에 근대화와 경제발전이라는 논리하에 다시금 억압되게 된다.  그리고 현대에 이르니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또 다른 새로운 가치들이 홍수처럼 밀려들어오게 된다.

이렇게 온갖것들이 짬뽕되어버린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대단히 유교적인 권위를 내세우면서 한편으론 서구적인 자발과 독립을 요구하고 한편으론 대단히 자유를 추구하면서 그와 동시에 권위에 기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남녀노소 할 거 없이 한국사회 구성원들 대다수가 보여주는 모순점이다.  이렇듯 온갖 모순된 것들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시대는 가치 말살의 시대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한국사회는 여성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그들에게 어떠한 요구를 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은 대단히 중요한 지점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시각은 우리가 마술피리에 등장하는 밤의 여왕을 바라보는 시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뭐 비단 마술피리뿐이겠는가?  다른 비슷한 작품에서도 같은 시각을 견지할 수 있는바 모든 문화 작품들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바로 그 사회를 지배하는 담론적 시각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마무리
여담으로 항상 느끼는거지만 오페라는 역시 비주얼이 중요한 것 같다.  음악 고수들은 음악 그 자체에 큰 무게를 두던데 난 음악보단 항상 비주얼에 더 큰 무게가 주어진다.  화질이 좋으면 좋고 고전적인 연출보단 현대적인 연출이 좋다.  그리고 여자 주인공들이 이뻤으면 좋겠다.  그래서 안나 네트렙코를 정말 좋아한다.  그녀가 출연하면 오페라 스토리에 설득력이 주어진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작품은 어째 딸이 엄마인 밤의 여왕보다 더 늙어보여서 참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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