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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인스포팅(1996), 프리시네마와 펑크문화 본문

영 화/90's 영화

트레인스포팅(1996), 프리시네마와 펑크문화

유쾌한 인문학 2010. 9. 3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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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인스포팅(Trainspotting)
대니 보일 감독의 2번째 작품으로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대니보일 감독은 단 두개의 작품 쉘로우 그레이브와 트레인스포팅으로 영국 뉴웨이브 즉 프리시네마의 총아로 자리잡으면서 엄청난 주목을 받게 된다.  프리시네마는 1950년대의 영국에서 생겨난 일종의 프로그램으로 하나의 운동이라기 보단 일련의 경향성을 지칭하는 것이다.  사실 공통된 스타일이나 주제의식따위를 공유한 것은 아니니 말이다.  실제로 일련의 작품들을 보면 그어떤 공통점도 찾아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이들이 내세운 공통적 주장은 자본의 압력에서의 벗어남과 일상 생활과 사람들에 대한 가감없는 진실된 표현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노동계층의 삶속으로 뛰어들어간 작품들이 많이 보이는바 이러한 일련의 경향성을 잘 살펴본다면 대니 보일의 초기작품들이 지향하는 바를 쉽게 짚어낼 수 있게 된다.  비록 지속적으로 이어나간 운동은 아니지만 그로 인한 영향은 대단하여 펑크 등으로 대표되는 영국 대중문화에 기여한바가 아주 크다.

사실 뭐 고민할거 없이 이 영화를 보신분이라면 프리시네마가 어떤 느낌을 추구하는지 어떠한 경향을 지칭하는지 충분히 이해하리라 믿는다.  사실 이런 영화가 흔한 것도 아니고 영화 자체가 가지고 있는 느낌과 색깔이 아주 독특한지라 이러한 감성을 보여주는 일련의 영화들을 프리시네마라고 보시면 된다.  즉 통일된 주제의식에 호소하기보다는 느낌에 호소하는 영화 운동이라고 보면 된다.  이 작품은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첬째는 마약과 펑크 문화.  두번째는 주인공 인물이 보여주는 변화적 양상과 사회와의 관계적 측면.  세번째는 이미지이다. 




마약과 펑크문화
마약을 제외한 이 영화에서 드러나는 어떤 문화적 경향성은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꽤나 유행했었던 문화들이다.  대략 15년 전쯤인걸로 기억되는데 대중가요계는 통이 넓은 바지를 입으면서 아이돌문화가 싹트기 시작하였다면 인디씬에서는 반대로 스키니바지에 체크무늬, 체인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펑크문화가 상당한 인기를 끌게 된다.  당시 나는 재즈음악을 하고 있었는데 펑크하던 친구들이 상당히 많았었다.  그때 그 친구들이 희안한 짓거리를 하도 많이 하고 다녀서 "이게 뭔가?" 싶었는데 당시 받은 느낌이 이 영화에서 받는 느낌과 대단히 비슷하다.

마약과 저 문화가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지는 한국인으로서는 알수 없는 측면이 많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마약하곤 그다지 상관성이 없는 국가이니 말이다.  물론 이런 마약과 관련된 첨령성때문에 세계 최대의 경유지가 되어버리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기도 한다.  어쨌든 이런 마약 중독과 관련된 심리적 표현이 상당하다.  정말 대니보일 감독은 감각이 뭔지 제대로 알고 있는 감독이 아닐련지.  특히 마약을 할때와 마약 중독에서 벗어날때 제시되는 심리상태에 대한 표현이 정말 놀랍다.  아닌게 아니라 마약을 해본적이 없는 일반사람의 입장에서는 그 느낌이 어떠한 것인지 알기가 힘들기에 쉽게 극중 캐릭터와 동일화를 이루기가 힘들다.  보편성이 없기 때문에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미지의 문제
그렇기에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하여 영상화하여 제시할 것인가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가 아니겠는가.  단순히 배우의 연기력에만 의존하여 광기 어린 양상을 보여주는 것 정도로는 그 느낌을 받기도 힘들고, 솔직히 그 정도 수준은 지나치게 상투적이라 큰 의미도 없다.  이에 대니보일 감독의 선택은 이미지의 다의성으로 돌파해나가게 된다.  첫째는 인간 내면의 이미지화이다.  몸부림칠때 나타나는 주변의 이미지들이 보여주는 혼란상이 캐릭터의 내면을 그대로 투영하게 되고 여기에 광기어린 연기가 더해지면서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 받을 수 있게 된다.

그와 동시에 그 이미지들은 영화 전체적으로 들어나는 문화 그 자체를 드러내는 것으로도 사용됨으로써 다의성을 가지게 된다.  중요한건 그 제시되는 이미지들이 정말 환상적이라는 점이다.  묘하게 촌스러운 것이 상당한 세련미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이 바로 그것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다. 




변화적 양상
마지막으로 살펴볼 부분은 영화가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변화적 양상이다.  사실 내가 저런 종류의 문화에 대해서 깊은 이해가 없기때문에 자세히 말하기는 힘들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보았을때 문화가 약간 변화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이러한 변화적 양상은 음악이라는 측면에서 직접적으로 제시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쉽게도 본인은 펑크락 음악의 계보에 대해서 아는바가 없다.  중요한건 이러한 변화적 양상이 극중 주인공이 보여주는 변화적 양상과 같이 제시된다는 측면이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과 빠르게 변해가는 문화.  그리고 거기에 맞춰서 변해가는 극중 주인공인 이완 맥그리거.  마약이라는 껍데기를 덮어쓰고는 있지만 결국 그 내면에 함축되어 있는 것은 변화 그 자체인 것이고 바로 그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공감과 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실 뭐 꼭 마약같은 극단적인 형태의 이탈이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들은 나름의 경험을 가지고 있을테니 말이다.  그러니 많은 관객들이 이런 말을 하는거 아니겠는가?   "아 나도 옛날에 저랬어.."



마무리
정말 감각적이고 멋진 영화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그런 영화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감각적인 시도를 할수있을만큼 문화적 성숙도와 다양성도 없을뿐더러 이런거 만들면 백이면 백 심의에 걸릴테니 말이다.  하지만 우선순위는 정확히 짚어야겠다.  심의보다 문화적 척박함이 더 문제라는 점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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