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관리 메뉴

★ image or real

달콤한 인생(2005), 이미지가 보여주는 세가지 경향성 본문

영 화/한국 영화

달콤한 인생(2005), 이미지가 보여주는 세가지 경향성

유쾌한 인문학 2010. 10. 4. 17:10
반응형





달콤한 인생
김지운 감독 7번째 영화인가?  그럴텐데 당시에 완전 망한 영화로 기억된다.    흔하진 않는데 가끔 이런 류의 영화가 등장한다.  분석하는거 좋아하는 분석쟁이들이 분석을 할 수 없는 영화.  그 어떤 철학적 가치관도 확인할 수 없고 그 어떤 이론을 갖다 붙이는 것도 불가능한 영화.  보통 이런 경우는 작품 자체가 별볼일 없는 작품일 가능성이 높은데 가끔씩 그렇지 않은 경우가 발생한다.  그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달콤한 인생이다.  상당한 수작이지만 그 어떤 분석도 가능하지 않고 그 어떤 이론을 사용할 수도 없다. 

내가 무식해서 그럴까?  그렇다기보다는 그냥 대단히 스타일리쉬한 영화라고 보는게 정확할 것 같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이미지와 분위기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말이다.  사실 오늘날 미학 전반이 철학의 과잉 그리고 해석의 과잉으로 나아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림을 봐도 도대체 이것이 그림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수많은 회화들.  그것들은 형상과 사고가 만나는 지점이 아닌 형상 자체가 무너진 지점에 있는 것이기에 모든 것이 철저하게 사유화되고 개념화되버리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즉 뭘 하나 볼려면 이해하기도 힘든 온갖 지식들로 무장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측면은 순수하게 미학적인 입장에서는 그러한 이유와 엄정한 논리를 가지게 되지만 시간이 흘러 이것이 사회적인 측면을 확장하게 되면 이러한 지식의 소유 그 자체가 너와 나를 가르는 분류의 측면이 되어버린다.  즉 이것들을 즐길 수 있는자와 즐길 수 없는 자로 정확히 양분된다는 것이다.  중요한건 이것들에 지나치게 함몰되다보면 예술 자체가 어디론가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마치 그림을 보러 가면 그림은 거의 안보고 옆에 설명글만 주구장창 읽고 오는 그런 현상 말이다.  영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느순간 영화는 사라지고 이론만 남는다.  그러니 이런 영화들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이미지가 보여주는 세가지 경향성
영화를 보면 크게 봐서 양분되는 어떤 경향성을 세가지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첫번째는 바로 이미지이다.  숏 하나하나마다 확인할 수 있는 대비효과가 압권이다.  전체적으로 흐르는 까만색과 빛의 대비 그리고 사이사이 집어넣은 빨간색들이 아주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등장하는 고급 레스토랑은 전부 빛이 반사되는 대리석 같은 것을 사용하여 대비를 더욱 크게 이끌어내게 된다.  특히 빛의 사용이 압권인데 특정부위에다가 빛을 집중적으로 과장시켜 물체를 양분시키거나 대비를 극단으로 이끌어내는 효과를 불러오게 된다.  또 한편으로 보면 이병헌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성이 드러나게 된다.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면 반드시 반대편에 안정감을 줘야 하는데 그 반대편의 무게중심 역시 빛을 사용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두번째는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향이다.  인물양상이 정말 모아니면 도식이다.  이병헌과 김영철과 같은 무겁고 어두운 캐릭터와 김뢰하, 황정민, 오달수 등으로 대표되는 전체적으로 가벼운 캐릭터이다.  이러한 정확이 양분되는 캐릭터성이 이미지와 함께 영화를 묘하게 뒤흔들어 놓는다.  마치 감정이 흔들리듯이 말이다.  인물 성향과 이미지 전반에 등장하는 대비효과는 어느정도 분명히 일치하는 측면이 존재한다.  이미지를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듯한 대비를 통해 극단적으로 부각을 시켰지만 정확하게 경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흐릿한 지점도 존재하기 마련인바 그러한 흔들림은 극중 주인공들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과 일치하게 된다.

세번째는 바로 인물이 보여주는 감정의 흔들림이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지독할 정도로 깔끔한 이미지들의 완벽한 contrast가 주인공인 이병헌의 내면적 성향을 정확히 반영한다면 영화 등장에 등장하는 신민아와의 만남에서 등장하는 일상적인 생활의 이미지 그리고 클래식 음악 따위들은 이병헌 감정의 흔들림을 정확히 반영하는 또다른 이미지성을 가지게 된다.  비밀 임무를 끝마친후 다시 레스토랑으로 돌아오면 위의 6번째 이미지와 같이 극단적인 빛의 과장을 통해 이병헌 내면에 솟아오르는 경계적 성향을 이끌어내게 된다.  총을 구하기 위해 이병헌이 간 곳은 마치 사막과 같은 느낌을 풍겨내게 된다.  버림받은 자신이 느끼는 메마른 감정이 이미속에서 그대로 도출되는 장면이다.  이렇듯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건 이미지들이며 이것들 하나하나가 극중 케릭터의 감정과 연결되는 측면이 존재하게 된다.




마무리
정말 괜찮은 영화이다.  독특한 느와르적 성향.  어떻게 보면 느와르라고 보기도 힘들다.  김지운 영화는 장르성을 가지고 들고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 장르 특유의 공식은 그 안에서 철저하게 무너지는 성향을 보여준다.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  단순하게 느와르.  이렇게 단정짓기는 분명 힘든 측면이 존재한다.  자꾸 장르적 측면으로 접근하려는 이유도 제일 처음 언급하였듯이 분석이 안되기에 장르로 접근하려는 태도인 것인데 큰 의미는 없다고 하겠다. 

항상 말하듯이 영화의 핵심은 이미지에 존재한다.  이미지가 모든 것이다.  어차피 영화라는 것의 본질 자체가 이미지들의 연속 아닌가?  수천개의 이미지를 빠르게 넘기는 것에 불과한 것이 동영상 아닌가.  움직이는 영상말이다.  이미지에 집중을 해보면 의외로 많은 것들이 눈에 보이게 된다.  일단 이미지 자체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자체적으로 어떤 의미성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