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김지운 감독 7번째 영화인가?  그럴텐데 당시에 완전 망한 영화로 기억된다.    흔하진 않는데 가끔 이런 류의 영화가 등장한다.  분석하는거 좋아하는 분석쟁이들이 분석을 할 수 없는 영화.  그 어떤 철학적 가치관도 확인할 수 없고 그 어떤 이론을 갖다 붙이는 것도 불가능한 영화.  보통 이런 경우는 작품 자체가 별볼일 없는 작품일 가능성이 높은데 가끔씩 그렇지 않은 경우가 발생한다.  그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달콤한 인생이다.  상당한 수작이지만 그 어떤 분석도 가능하지 않고 그 어떤 이론을 사용할 수도 없다. 

내가 무식해서 그럴까?  그렇다기보다는 그냥 대단히 스타일리쉬한 영화라고 보는게 정확할 것 같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이미지와 분위기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말이다.  사실 오늘날 미학 전반이 철학의 과잉 그리고 해석의 과잉으로 나아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림을 봐도 도대체 이것이 그림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수많은 회화들.  그것들은 형상과 사고가 만나는 지점이 아닌 형상 자체가 무너진 지점에 있는 것이기에 모든 것이 철저하게 사유화되고 개념화되버리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즉 뭘 하나 볼려면 이해하기도 힘든 온갖 지식들로 무장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측면은 순수하게 미학적인 입장에서는 그러한 이유와 엄정한 논리를 가지게 되지만 시간이 흘러 이것이 사회적인 측면을 확장하게 되면 이러한 지식의 소유 그 자체가 너와 나를 가르는 분류의 측면이 되어버린다.  즉 이것들을 즐길 수 있는자와 즐길 수 없는 자로 정확히 양분된다는 것이다.  중요한건 이것들에 지나치게 함몰되다보면 예술 자체가 어디론가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마치 그림을 보러 가면 그림은 거의 안보고 옆에 설명글만 주구장창 읽고 오는 그런 현상 말이다.  영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느순간 영화는 사라지고 이론만 남는다.  그러니 이런 영화들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이미지가 보여주는 세가지 경향성
영화를 보면 크게 봐서 양분되는 어떤 경향성을 세가지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첫번째는 바로 이미지이다.  숏 하나하나마다 확인할 수 있는 대비효과가 압권이다.  전체적으로 흐르는 까만색과 빛의 대비 그리고 사이사이 집어넣은 빨간색들이 아주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등장하는 고급 레스토랑은 전부 빛이 반사되는 대리석 같은 것을 사용하여 대비를 더욱 크게 이끌어내게 된다.  특히 빛의 사용이 압권인데 특정부위에다가 빛을 집중적으로 과장시켜 물체를 양분시키거나 대비를 극단으로 이끌어내는 효과를 불러오게 된다.  또 한편으로 보면 이병헌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성이 드러나게 된다.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면 반드시 반대편에 안정감을 줘야 하는데 그 반대편의 무게중심 역시 빛을 사용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두번째는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향이다.  인물양상이 정말 모아니면 도식이다.  이병헌과 김영철과 같은 무겁고 어두운 캐릭터와 김뢰하, 황정민, 오달수 등으로 대표되는 전체적으로 가벼운 캐릭터이다.  이러한 정확이 양분되는 캐릭터성이 이미지와 함께 영화를 묘하게 뒤흔들어 놓는다.  마치 감정이 흔들리듯이 말이다.  인물 성향과 이미지 전반에 등장하는 대비효과는 어느정도 분명히 일치하는 측면이 존재한다.  이미지를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듯한 대비를 통해 극단적으로 부각을 시켰지만 정확하게 경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흐릿한 지점도 존재하기 마련인바 그러한 흔들림은 극중 주인공들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과 일치하게 된다.

세번째는 바로 인물이 보여주는 감정의 흔들림이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지독할 정도로 깔끔한 이미지들의 완벽한 contrast가 주인공인 이병헌의 내면적 성향을 정확히 반영한다면 영화 등장에 등장하는 신민아와의 만남에서 등장하는 일상적인 생활의 이미지 그리고 클래식 음악 따위들은 이병헌 감정의 흔들림을 정확히 반영하는 또다른 이미지성을 가지게 된다.  비밀 임무를 끝마친후 다시 레스토랑으로 돌아오면 위의 6번째 이미지와 같이 극단적인 빛의 과장을 통해 이병헌 내면에 솟아오르는 경계적 성향을 이끌어내게 된다.  총을 구하기 위해 이병헌이 간 곳은 마치 사막과 같은 느낌을 풍겨내게 된다.  버림받은 자신이 느끼는 메마른 감정이 이미속에서 그대로 도출되는 장면이다.  이렇듯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건 이미지들이며 이것들 하나하나가 극중 케릭터의 감정과 연결되는 측면이 존재하게 된다.




마무리
정말 괜찮은 영화이다.  독특한 느와르적 성향.  어떻게 보면 느와르라고 보기도 힘들다.  김지운 영화는 장르성을 가지고 들고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 장르 특유의 공식은 그 안에서 철저하게 무너지는 성향을 보여준다.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  단순하게 느와르.  이렇게 단정짓기는 분명 힘든 측면이 존재한다.  자꾸 장르적 측면으로 접근하려는 이유도 제일 처음 언급하였듯이 분석이 안되기에 장르로 접근하려는 태도인 것인데 큰 의미는 없다고 하겠다. 

항상 말하듯이 영화의 핵심은 이미지에 존재한다.  이미지가 모든 것이다.  어차피 영화라는 것의 본질 자체가 이미지들의 연속 아닌가?  수천개의 이미지를 빠르게 넘기는 것에 불과한 것이 동영상 아닌가.  움직이는 영상말이다.  이미지에 집중을 해보면 의외로 많은 것들이 눈에 보이게 된다.  일단 이미지 자체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자체적으로 어떤 의미성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신고
  1. 이전 댓글 더보기
  2. mami5

    | 2010.08.25 11:37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티비에서 한거라니 다음번에 보면 꼭 한번 봐야겠네요..^^
    이미지를 잘 봐야겠네요..^^

  3. 더머o

    | 2010.08.28 16:57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이런 영화들을 보면 모든 감정이 들어가서 좋더라구요 ^^

  4. 대물잡어

    | 2010.08.29 22:22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티비에서 몇번 봤는데 단 한번도 끝까지 본 기억이없는 영화네요..^^
    며칠전 OCN에서 한 터미네이터 4는 봤는데.^^ 이영화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챙겨보겠습니다.

  5. 사라뽀

    | 2010.10.05 05:33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ㅋㅋ 이병헌은 김지운 감독의 페르소나가 되어가는 듯도요..
    저도.. 뭐 별 내용도 없는 이 영화에, 굉장히 매료되었던 기억이 있어요.
    진짜.. 이미지로, 또 배우의 연기로
    모든 게(?) 용서되던 영화였네요... ㅎㅎ

    그런데 이 영화에서의 '이미지'가 어떤 의미나 상징성을 갖고 있었는지는
    (너무 오래되어서인가??) 미지수우....
    분명, 외국 느와르는 확실히 이미지에 상징성이 있는 듯해요.
    그래서... 사실상 폭력적인데도.. 후덜덜하며 보게 되능~!!!

  6. 안용태 용짱

    | 2010.10.06 00:40 신고 | PERMALINK | EDIT |

    말은 그럴듯하게 갖다붙여도..

    결국 총싸움 영화는!! 피질질 흘려주고..

    간지 폭풍 흘려주고!!!

    이게 없으면.. 별로인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

  7. 시크릿

    | 2010.10.05 06:48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결국 세가지가 합쳐져서 괜찮은 영화이군요 ^^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글이 올라온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댓글이 많이 있어서 깜짝 놀랬습니다.
    다시 올리신 글이시군요 ^^
    좋은 하루 되시구요.,

  8. 안용태 용짱

    | 2010.10.06 00:41 신고 | PERMALINK | EDIT |

    네 가끔... 재활용..ㅋㅋㅋㅋㅋ

    이젠 재활용 할 것도 하나밖에 안남았네요..

    흠... 좋은시절 다갔어요...ㅋㅋㅋ

  9. 유키No

    | 2010.10.05 06:56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제목이라고 했는데 --망한 영화였군요...

    ㅋ이런 영화도 평을 하시는 용짱님 ㅋ? 대단합니다 ㅋㅋ

  10. 안용태 용짱

    | 2010.10.06 00:41 신고 | PERMALINK | EDIT |

    헉 이거 모름??

    이거 진짜 잼있어요.

    한번 봐요.

  11. ★입질의 추억★

    | 2010.10.05 08:58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예고편만 봤을때 아주 흥분스러울 정도로 보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주변 평들이 영 찝찌름해서 안보고 있었어요~ 용짱님이 추천하시다니 다시 생각을 바꿔야할지 모르겠네요 ㅎㅎ

  12. 안용태 용짱

    | 2010.10.06 00:41 신고 | PERMALINK | EDIT |

    김지운이.. 호불호가 확 갈리는 감독이라서 그래요..ㅋㅋㅋㅋㅋ

  13. 카타리나^^

    | 2010.10.05 10:42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모야...저 피에쑤는?

  14. 안용태 용짱

    | 2010.10.06 00:41 신고 | PERMALINK | EDIT |

    오락이야..ㅋㅋㅋㅋ

  15. 하늘엔별

    | 2010.10.05 12:13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요즘 장동민이 오락프로에서 자주 하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ㅎㅎㅎ

  16. 안용태 용짱

    | 2010.10.06 00:41 신고 | PERMALINK | EDIT |

    흑흑 장돔민이 누군지 모르겠어요..ㅠㅠ

  17. 니자드

    | 2010.10.05 12:13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저는 이 영화 참 재미있게 봣습니다. 총싸움만 주로 보고 뒤편 내용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냥 총싸움이 너무 단순하니 그 뒤에 뭔가 복잡한 메시지를 넣으려 했나보다. 정도로 해석했습니다^^;;

  18. 안용태 용짱

    | 2010.10.06 00:42 신고 | PERMALINK | EDIT |

    아 그래도 총싸움 영화는 총싸움이 강렬해줘야..ㅎㅎㅎ

  19. Phoebe Chung

    | 2010.10.05 13:06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요런 영화가 있는지도 몰랐슈~~~~

  20. 안용태 용짱

    | 2010.10.06 00:42 신고 | PERMALINK | EDIT |

    유명한 영화에유!!

  21. 둔필승총

    | 2010.10.05 13:46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허걱, 어쩌다 이 영화를 놓친 거죠.
    냉큼 봐야겠어요.~~

  22. 안용태 용짱

    | 2010.10.06 00:42 신고 | PERMALINK | EDIT |

    이거 총싸움 끝내줘요...

  23. 카타리나^^

    | 2010.10.05 16:54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졸려...완전 졸려 ㅜㅜ

  24. 안용태 용짱

    | 2010.10.06 00:42 신고 | PERMALINK | EDIT |

    푹자..ㅋㅋㅋㅋ

  25. Lipp

    | 2010.10.05 20:30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김지운 영화는 ‘조용한 가족’을 보면서 매력에 빠졌었는데,,,^ ^
    이 영화는 2006년인가 도빌 아시아 영화제에서 봤는데 관객반응이
    무척이나 좋았죠,, 전체적으로 폭력의 수위가 높았다고 느꼈어도
    연출이나 음악등이 좋았다고 손가락을 치켜 세우던 기억이 나네요..

    개인적으로도 액션영화가 이렇게도 세련되고 감각적일수 있구나...
    차갑고도 뜨거운, 상반되는 감정을 준 영화...
    하지만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보니 줄거리가 좀,,,

  26. 안용태 용짱

    | 2010.10.06 00:50 신고 | PERMALINK | EDIT |

    도빌 아시아 영화제는 흠... 첨들어봐요..ㅎㅎㅎ


    이게 해외에선 상당히 호평 받았을껄요?

    스타일이 죽이자나요..ㄷㄷㄷ

  27. mami5

    | 2010.10.06 00:46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늦은 밤 잠시 보고갑니다..^^

  28. cms1120

    | 2010.11.12 16:02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이미지, 스타일리쉬한 성향도 돋보이지만 각각의 캐릭터가주는 개성과 강렬함도 이 영화에서 빼놓을수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이병헌의 표정 풀샷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29. 흰둥이

    | 2011.04.30 18:40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이영화를보면 여기나온 대사들을 잊지못하게됩니다

    ''넌 나에게 모욕감을줬어'' 라던가

    마지막에 유리창에비친 이병헌의 쉐도우복싱장면을보면서

    아련하기도하고 한편으로는 안도감도느껴지며 아지막에

    마음이 편안해지죠 정말 괜찮은영화예요 그리고 에릭도 나오죠

    진구도나오고 참 볼만한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30. | 2012.06.22 08:14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네이버메인에 올라기신걸 우연히 들어왔다가 코멘트 답니다.
    편의상 높임말 안썼습니다. 무례하게 안생각하셨으면 좋겠네요.

    1. 달콤한 인생이 대체 왜 분석할 수 없는 영화인지… 김지운 영화의 대단함이라면(박찬욱보다야 덜하겠지만) 온갖 표현주의적 상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앞뒤에 나오는 버들나무는? 이병헌이 죽기전에 머리위에 무엇이 있는가? 나뭇잎이 떨어질때 이병헌은 무엇이라 말하는가? 이병헌이 영화 전체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웃는장면은 언제 나오는가? 그것을 어떻게 연출하였는가? 영화시작점에서 그는 무엇을 먹는가? 끝나는 시점에서 그는 무엇을 마시는가? 이 영화의 제목이 무엇이며 왜 그러한가? 이 모든 질문의 답은 하나이기에 김지운은 대단한 감독이다.

    2. 이미지가 보여주는 세가지 경향성이라는 부제를 달고 왜 이미지는 첫번째에서만 이야기하는것인지? 그 첫번째의 이야기도 이미지라고 하기에는 매우 빈약하다. 그저 미쟝센의 일부만 이야기하고 있을뿐. 두번째도 세번째도 캐릭터의 이야기에서 그쳤다. 모름지기 이미지라 함은 텍스트를 표현하는 하이퍼텍스트에 있지 않은지? 서문에서 현대 예술에서 형식의 중요성을 이야기해놓고 왜 정작 형식-이미지 분석은 해놓지 않았는지?

    3. 마지막 문단 또한 이때문에 걸린다. 이미지란 단어가 무수히 반복되는 것에 비해 본문은 이미지 설명은 거의 해놓지 않았다.

  31. Noel

    | 2012.06.22 14:51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마지막 크레딧 올라갈 때 권투하는 부분이 궁금하던데 그 얘기는 없군ㅇ ㅛㅠ

  32. 이병헌

    | 2012.08.10 00:01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참 이런영화가 안떴다는게 신가..사신 저도 이러 다른영화볼려다가 시간 안맞아서 우연히 보게된건데 대박...한국영화 베스트3손가락안에 드는영화였습니다 저에게는

Write your message and submit
« PREV : 1 : ··· : 266 : 267 : 268 : 269 : 270 : 271 : 272 : 273 : 274 : ··· : 585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