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관계 (3)
★ image or real
언젠가 지금 살고 있는 동네로 이사를 왔을 때 일이다. 놀이터 앞 벤치에 앉아서 세명의 아이들이 놀고 있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새로 이사를 온 듯한 한 아이가 쭈볏거리며 주변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문득 넷이 같이 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심 마음 깊은 곳에선 그런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처음 보는 사람과 그렇게 쉽게 친해지는건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 명의 아이들이 갑자기 홀로있던 아이를 불렀다. 그리곤 “야!! 너 우리랑 놀고 싶지?” 하고 묻는거였다. 어허 처음보는 아이에게 이런 돌직구라니. 그런데 다음 말은 더 놀라웠다. “우리랑 같이 놀자.” 처음 본 낯선 이에게 다짜고짜 같이 놀자니? 어른들에겐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한마디가 아이들에겐 정말 아무 것도 ..
해프닝(The Happening) 나이트 샤말란의 7번째 작품이자 가장 최신작으로 2008년에 공개된 영화이다. 90분 정도되는 짧은 영화인데 아주 재미있고 흥미롭게 본 영화이다. 샤말란 감독의 영화가 흥미로운 주된 이유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잘 숨겨놓는다는 점이다. 샤말란 영화의 기본형태는 대부분 어느정도의 재미를 충족시키기 위한 양상을 보이게 된다. 그러면서 샤말란 감독 자신이 목표로 하는 작품세계의 주요 핵심을 파편화시켜 숨겨놓는 식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극을 유심히 살펴보면 하나하나 눈에 보이는데 이때 발견된 요소들을 하나로 합쳐보면 뚜렷한 주제가 부각되는 식이다. 상당히 세련된 방식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용을 간단히 언급해보자면 어느날 사람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자살하기 시작한다. 갑자기 사..
미행(Following)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첫번째 장편영화이다. 우리나라에 정식 개봉은 안했고 98년도 부산 국제 영화제에 출품된 영화이다. DVD도 나와있지 않은 작품이라 딱히 관람할 방법이 없는 그런 작품이다. 러닝 타임은 70분 정도로 짧은 편이고 흑백 필름으로 촬영했다. 내용은 대단히 단순한데 작가지망생인 빌은 무작위로 사람들을 미행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뭔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것도 아니고 여성만 미행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순수하게 아무나 붙잡아 미행하고 그의 뒤를 쫓으며 그가 어떤 사람일까 하면서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이 미행도 계속 반복되다보니 급기야 나름의 원칙이 생기기에 이른다. 그러던 그가 어느날 콥이라는 사람을 미행하게 되고 호기심에 그를 두번 연속으로 미행하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