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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책값 마지노선은 얼마인가요?

유쾌한 인문학 2011. 11. 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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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책읽기 가장 좋은 계절이라 꼬시며 마케팅을 해대곤 하지만 정작 그 본질은 너무 놀기 좋은 시절이라 판매량이 감소하는 계절이기때문이라는 점은 사실 말할 거리도 안되는 흔한 이야기이다.  그런 가을을 넘어서 싸늘한 계절이 다가온다.  누군가에겐 생존의 위협이라는 고통스러운 계절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드라마속에서나 존재하는 이야기라고 치부되기도 하는 그런 계절이 다가오니 조금은 판매량이 올라가려나?  아무래도 날이 추워지면 행동 반경도 좁아지니 따뜻한 곳에서 귤이나 까먹으며 뭘 보든 보는게 제일 나은 행동일듯하다.

이 책이라는 사물은 참으로 마물같은 면모가 있다.  관심없는 사람에겐 별것 아닌 물건에 불과하겠지만 소위 말하는 현대적 덕후의 반열에 오른 사람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미혹하는 요사스럽기 짝이 없는 물건이다.  이러한 마물은 시대가 바뀌때마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이런 저런 방법을 사용하곤 하는데 요즘은 유명인 마케팅이 대세인듯하다.  유명인과 성공이라는 부제를 단채 그 근간에는 내가 있어요!!  라고 외치는 방법이고 이것이 꽤나 먹히는지 이 전략을 선택한 현명한 책님들은 사람들을 미혹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요즘은 전자책이니 뭐니 하면서 이런 저런 것들이 나오곤 하지만 그 본질중 하나는 아날로그적 감수성에 있다고 보여지기에 종이책이 사라지는 일따윈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인간의 눈은 디지털화된 것을 읽을때와 아날로그화된 것을 읽을때 분명한 차이점을 보이기도 한다.  뭐가 됐든 그게 가능했다면 진작에 종이 서류들이 먼저 사라졌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대 문명의 이기를 전혀 못받는건 아닌지라 책에 대한 정보만큼은 어마어마하게 늘어나게 되었다.  
무엇에 대한 호기심은 자연스럽게 무엇에 대한 책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데 과거엔 그 무엇을 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수가 없었기에 책방이라는 공간을 통해 정보를 주고 받게 되고 이런저런 모임을 통해 정보의 공유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뭐 이러한 문화를 놓고 프랑스에선 살롱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뭐가 되었건 오래된 문화를 가진 곳이라면 이런것쯤은 다들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것들이 필요가 없는 세상이다.  종이책이 사라지진 않을 지언정 어디에 무엇이 담겨있다는 간단한 정보쯤은 디지털화되기에 아주 적합한 것이니 말이다.  

결국 이러한 정보를 많이 제공하는 사이트가 자연스럽게 책을 많이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밖에 없는 건 자명한 사실이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동네서점은 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자본의 횡포니 뭐니 하지만 본질은 결국 정보의 양에 근거하는 것이다.  막강한 정보를 제공하며 막대한 양의 책을 팔아치우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스스로도 권력화 되는 것이고 한국 특유의 인터넷 문화인 1면의 사람 낚기 신공은 굉장히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사이트 일페이지에 오른자!!  부를 이룰 것이니!!   


각설하고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다보면 정말 중요한 숫자가 하나 존재한다.  그건 바로 5만원이다.  49999원은 2천원의 적립금을 받지 못하지만 50001원은 2천원의 적립금을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참 재미있는 장난질이 아닌가?  많이 사다보면 이러나 저러나 한달에 수십만원 나가기 일쑤이니 자연스럽게 저 5만원이라는 숫자에 집착하여 정확히 맞추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5만원에 근접하면 할 수록 쾌감은 높아진다.  하지만 이것도 자잘한 책들을 구입할때나 가능한 쾌감인 것이고 어느순간 책값이 마지노선이 넘어서기 시작하면 이또한 무감각해지기 시작한다.  

무슨 물건을 사던 나름의 심리적 저항선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저항선을 무너뜨리기 위해 나오는 뻔한 마케팅이 바로 만원대에 판매합니다 라고 외치며 19999원에 팔아먹는 얄팍한 수법으로 앞의 1과 2만 달라진다면 그뒤에 무가 붙든 딱히 신경안쓰는 묘한 심리적 장난질이다.  책값도 마찬가지인지라 나름의 마지노선이 존재한다.  처음엔 2만원.   우와 너무 비싸 살수가 없어 라고 외치지만 점차 독서의 구력이 높아지고 알고 싶은 것들이 많아지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어려운 책을 택할 수 밖에 없어지고 이러한 책들은 그 판매량의 한계때문에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조금더 나아가 범위가 확장되면 마지노선은 한단계 더 올라가게 된다.  3만원 4만원.  그럼 이글을 쓰는 나의 심리적 마지노선은 어디일까?  15만원이다.  이말에서 간단히 유추될 수 있는 사실은 내가 가진 가장 비싼 책이 15만원이라는 말이다.  과연 이 마지노선이 깨질까?  아마 그럴일은 없을듯하다.  그 다음은 67만원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도 어디까지나 출판이 되고 구할 수 있는 책들을 상대로 통하는 말인 것이고 가끔 아주 중요하지만 절판되어 절대로 구할 수 없고 사람들이 내놓지도 않는 책들이 존재한다.  이런 것들을 보고 흔히 레어라고 부른다.  물론 볼려고 마음먹으면 도서관을 찾아가면 된다.  하지만 필요할때마다 도서관을 찾아갈 수도 없는게 현실인지라 소유하기 위해 해메게 되고 그런 점을 잘 악용하는 업자들은 심하면 열배가까이 가격을 뻥튀겨 팔아먹기도 한다.  희안한건 바로 여기에도 심리적 마지노선이 존재한다.  너무나도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내곁으로 다가오기 마련.  하지만 그것이 너무 과하다면 외면당하게 된다.  중고책 시장에서 이 마지노선은 굉장히 미묘한 특성을 가지게 된다.  너무나도 귀한책이지만 암묵적으로 형성된 그 마지노선을 넘어서면 결단코 팔리지 않는다.  이유야 간단하다.  결국 다른 경로로 나에게 다가올테니 말이다.  어쨌든 요즘은 이러한 5만원의 저주에서 많이 벗어난 상태이다.  아직 못벗어난 분들에게 어여 5만원에게서 자유를 얻기를!!!


얼마전 모 단체에서 읽기 문화와 관련된 글을 써달라고 하더라.  그 단체가 요구하는 정도의 글들을 대충 스윽 읽어보니 대부분 화려한 미사여구를 통한 밑도 끝도 없는 찬사에 다름아니다.  뭐 나쁠것도 없겠지만 그게 그렇게 찬사받을일인가? 싶기도 한게 솔직한 심정이다.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장서량은 1년전 이천여권이 약간 안됐었다.  지금은?  모른다.  어쩌다 그렇게 많이 보게됐냐고 묻는다면 딱히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니다.  나에게 있어 국딩과 중딩시절은 굉장히 안좋은 기억들로 점철돼있는 시절이고 그 시절의 영향과 그로 인한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은 지금 이순간에도 나에게 지독하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팍팍하니 도피처로 삼은 것이 바로 책보기였다.  그거 보고 있으면 나를 괴롭히는 사람도 없고 선생놈도 때리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러한 도피처로서의 성향은 지금도 유효하다.   아무튼 그렇게 본게 이장단이 난 것인데 보다보니 하나의 점으로 귀결된 것이 바로 미학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묻는다.  뭘 봐야 할까요?  그럼 나는 대답한다.  낸들아나?  구체적인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이 나가지 막연한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이 나갈 수 있을까?  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바 분야 막론하고 레퍼런스라는 책들이 존재한다.  말 그대로 참고인데 책을 저술함에 있어 반드시 참고해야하는 그런 책.  특정분야의 어떤 책이던 제일 뒤쪽 참고도서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책.  이런 책들이 가장 중요하고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즉 돈낭비 시간낭비가 적다는 것이다.  이런 책들을 분야를 좁혀서 묻는다면 가장 좋은 답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최근들어 인문학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그러한 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는데 그 주된 이유로 내세우는 논리가 참 재미있다.  한마디로 미국의 아주 유명한 사람들은 인문학 공부를 많이 했으니까 니들도 저렇게 되고 싶으면 열심히 봐라.  이거야 말로 정말 밑도 끝도 없는 마케팅이 아닐련지.  그것좀 본다고 해서 머리속에서 창의력이 샘솟듯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런걸 용인하는 미국적 환경도 아니다.  다만 하고 싶은 말은 성공하기 위해서 오로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보는 바보짓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돈을 잘 버는 빠른 길은 철학책에 없다.  장사수완에 있는 것이지.  되려 당신의 삶의 풍족함을 위해 공부를 하다보면 저런 부수적 요소들이 결과물로서 우연찮게 다가오는거 아닐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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