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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작품으로 일본에서 먼저 드라마화되고 한국으로 수입돼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널리 알려진바 본 작품은 1990년대 일본의 버블 붕괴시대를 배경으로 한 스릴러이다.  재미있는건 이와 유사한 형태의 실제 사건이 한국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접하고 화차라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한국의 사건을 극화한 것으로 착각했던 기억이 난다.  이 작품은 개발지상주의 자본주의가 가져온 모순과 폭력을 그 배경에 깔아둔 작품으로 일본의 과거와 한국의 현재가 절묘하게 맞닥드리는 지점이 있기에 많은 공감대를 얻어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근대자본주의와 인간 주체의 문제 
한국이던 일본이던 현대사회에서 서구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없다.  서구의 철학, 서구의 제도, 서구의 경제에 이르기까지 자의반 타의반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운용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현실이다.  문제는 어떠한 가치 또는 사고를 기반으로 역사성을 가진채 발전해온 제도 등은 그 과정속에서 반성을 통해 그 사회 환경과 구성원들에게 적합하도록 수정되어오기 마련인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 과정을 생략한채 결론만 딱 받아들이는 우를 범하게 된다.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얻어 입은 느낌이랄까?  특히 가장 크게 다가오는 부분 데카르트적 주체개념의 무분별한 수용과 그로 인한 폐해이다.  

데카르트가 행한 방법적 회의와 그를 통한 절대 주체 개념은 신이 아닌 '나'를 중심에 세우면서 그리스 이후부터 내려온 이데아론이나 신정주의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절대주체의 개념하에서의 '나'는 사실상 이데아나 신과 다를 바 없는 위치에 놓이게 됨으로써 인식 주체 이외의 것은 모조리 객체화시키는 모순에 빠져들게 된다.  주체와 객체의 완벽한 대립상을 근대 이성이라는 명제 하에 정당화 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주체와 객체의 관계는 철저하게 주체의 입장에서 객체를 타자화하고 착취하게 된다.  이러한 폐해는 근대속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되는데 근대 자본주의가 보여줬었던 비인간적인 태도나 제국주의적 요소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중심에선 주체라고 하는 것은 반드시 일개인을 의미할 필요는 없다.  데카르트는 개인을 상정하여 논리를 전개하였지만 사실상 그 중심에 서는 그 자리에는 개인이 아닌 집단이 와도 무방하고 국가와도 무방하다.  핵심은 주체와 객체의 완전한 분리 그리고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객체를 바라보는 태도와 정의에 존재한다.  이러한 근대적 주체가 가져온 폐해 때문에 서구에서는 많은 비판이 일어나게 되고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전개된다.  

이는 한국 역시 마찬가지인데 문제는 무비판적으로 수용된 근대적 주체개념의 폐해에 대해서 문제제기와 해법에 대한 담론은 일부 계층에서만 이루어지고 대중적으로 널리 다뤄지지는 않는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다고 해야 할까?  한때는 인문학의 위기와 더불어 변화의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MB 정부라고 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엽기적인 정부의 폐해로 인해 한국사회에서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금 중심에 서기 시작하는 중이다.  그와 동시에 인문학 역시 위기에서 벗어나 점차 조금씩 회자되고 있는 형국이고 말이다.

한국 사회에서 인간이란 과연 무엇이었을까?  정말 답하기 어려운 문제이나 한가지 확실한건 결코 인본주의에 입각한 가치지향적 인간관을 추구하지는 않았다.  이는 한국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가치체계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거칠고 극단적으로 말해 사실상 돈 오직 돈만이 의미를 가지는 가치라고 볼 수 있다.  즉 한국 사회는 데카르트적 주체의 위치에 인간도 신도 아닌 자본 즉 돈을 위치시켰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선택이 나름의 장점을 가져오기도 한다.  초고속  경제성장을 통해 돈벌이에는 성공했으니 말이다.  

문제는 주체의 자리에 선 자본이 객체화 시킨 것이 무엇이냐? 라는 점이다.  그것은 어처구니 없게도 인간인 것이고 자본은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인간을 정의하게 된다.  자본이 정의한 인간은 오로지 수치로만 존재하게 되고 이로 인해 현대 한국 사회에서는 자본적 살인이라는 일이 만연하게 된다.  이런식으로 객체화된 인간상 속에서는 사실상 승자도 패배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업을 얻는다 한들 불안감을 느껴야 하고 인간적 실존에 대한 의문을 지속적으로 품는 이유는 승자든 패자든 결국 객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한국 사회에서 인간은 그 주체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인간은 참으로 다양한 형태로 관리되는데 간단히 말해 하나의 인간은 자신을 표상하기 위해  주민등록, 주소, 이름, 학력 등 다양한 기호를 사용하게 된다.  이 또한 자본이 객체를 정의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적 방법이다.  즉 자본이 추구하는 가치에 인간이 벗어날 수 없게 하기 위한 방법론이 되는 것이다.  이는 영화속에서 쉽게 확인 되는데 돈 빌린 자는 저러한 기호속에 묶여 있기에 결코 도망치지 못한채 자본에게 억매이게 되고 돈 빌려주는 자 역시 자본이 명하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폭력 등을 통해 타인을 그리고 자신을 파괴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주인공의 선택이 재미있는데 자본의 눈길에서 벗어나기 위해 타인의 기호와 자신의 기호를 바꿔치기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때 그 인간은 과연 무엇이 되는 것일까?  기호만이 나의 모든 것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기호가 나를 증명하는 유일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사람은 스스로 자기 존재를 부정한 사람이 되는 것이고 반대로 나는 기호따위가 아닌 심지어 이름조차도 나를 증명하지 못하며 오로지 나의 기억과 관계속에서 내 자신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한들 역시 자기 존재를 부정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이러한 삶이 어떠한 것인지 나로선 알 수 없다.  아마 어느누구도 쉽게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일까?  같은 소설을 배경으로 한 한국과 일본의 각기 다른 영화와 드라마는 다른 결론을 내고 있다.


결론  
좋은 작품이다.  특히 스릴러라는 형태를 가져와 어느정도의 재미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의미가 크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파급력이 바로 이런 부분에 존재한다.  적당한 가격에 누구나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즉 진입장벽이 거의 없는 매체 내에서 좋은 작품이 만들어져 대중에게 공개되었을때 대중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  물론 영향이라는 것이 굉장히 일변도로 흐를 수는 없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한바 어떠한 결론을 내리던 나에 대해서는 한번쯤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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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희.

    | 2012.04.03 06:50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어떠한 결론을 내리던 나에 대해서 한번쯤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라는 마지막 줄에 공감. 정말 그러했으니까요. 재밌게 본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유사한 형태의 실제사건이 한국에서도 일어났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2.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12.04.03 21:00 신고 | PERMALINK | EDIT |

    한달전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왔어요. ㄷ ㄷ ㄷ ㄷ

  3. 달려라꼴찌

    | 2012.04.03 09:16 | PERMALINK | EDIT | REPLY |

    역시 용짱님의 글은 여전히 난해하지만 흥미로와요. ^^
    용짱 교수님 홧팅~!!

  4.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12.04.03 21:01 신고 | PERMALINK | EDIT |

    아항항항

  5. mami5

    | 2012.04.03 17:20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용짱님 올만입니다..
    오랜만에 들르니 역시나 글이보여 기쁘네요..^^
    늘 좋은 시간되세요..^^

  6.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12.04.03 21:01 신고 | PERMALINK | EDIT |

    마미님 알라붕

  7. Lipp

    | 2012.04.04 01:44 | PERMALINK | EDIT | REPLY |

    화차라는 소설도 영화도 접하질 못햇지만 블로그를 통해서 꽤 괜찮게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왜 결말이 다른걸까요?
    급 궁금한데요. ^^

    영화리뷰를 물론 다른 보통의 리뷰와 다르게 접근한 글이지만,
    두번을 찬찬히 읽었네요. 바로 이해를 못해서 말이죠. ㅎㅎㅎ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근대의 자본주의가 생산해낸 참상들에
    대해서...그리고 한국의 현실에 대해서도요 ..씁쓸하지만 이게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이네요.

    강의가 4월초라고 안했나요? 좋은 결과 나오길 바래요 ~~~

  8.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12.04.04 18:07 신고 | PERMALINK | EDIT |

    돈 많으면 제일 살기 좋은게 한국이라지만..

    전 로또 걸리면 바로 이민 ㄱㄱ싱!!!

  9. 행복어사전

    | 2012.04.05 08:17 | PERMALINK | EDIT | REPLY |

    빚 권하는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죠. 감당할수 없는 채무로 인해 결국 모든 불행의 나락으로 추락해 버리는.....금융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허상에 결국 노예의 삶을 사는 사람들....일본작품을 봤어요. 용짱님 글 항상 고맙게 읽고 있습니다....ㅋ

  10.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12.04.05 19:49 신고 | PERMALINK | EDIT |

    저도 이제 곧 빚과 함께 노예의 삶을 살 것 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

  11. 다누림지기

    | 2012.05.30 17:59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좋은 정보 잘보갑니다...
    오늘 하루 즐거운 하루보내세요

  12. | 2012.06.12 21:40 | PERMALINK | EDIT | REPLY |

    항상 같은 이야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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