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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쥬스
팀 버튼 감독의 4번째 영화이다.  유령수업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기도 하였다.  유령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만든 코미디 영화인데 초기 작품임에도 팀 버튼 감독의 작품 세계 전반이 다 드러나는 호작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최근에 만들어진 영화나 이 작품이나 내용만 다르다 뿐 크게 차이가 나진 않는다.  티비에서 꽤나 여러번 방영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는 네이버 영화에서 다운 받거나 서울이나 부산에 있는 영상자료원에 가서 보시면 될 것이다.
  



영화 내용을 간단히 언급해보자면 어느 시골 마을에 살고 있던 부부가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죽게 된다.  죽고 나니 사후세계라는 것이 우습기 그지 없는데 초보 사망자 안내서라는 책도 있고 그들을 도와주는 공무원도 존재한다.  현재 집에서 125년을 버티고 살아야 하는데 집은 팔리고 새로운 사람들이 이사를 오게 된다.  그들을 내쫓으려 노력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은 상황에서 비틀 쥬스가 자신을 고용하면 내쫓아주겠다고 꼬득이게 된다.  


표현주의와 그로테스크
팀 버튼 영화 미학에서 핵심적 두가지 요소를 꼽으라면 German Expressionism와 Grotesque를 들 수 있다.  양자는 얼핏보기에는 큰 연관성이 없어보이기도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양자가 공유하는 하나의 생각이라면 급격한 시대변화와 그속에서 나타나는 가치관의 혼란 그리고 인간에 대한 억압과 비명에 대한 관심과 불안, 긴장, 반항적인 측면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독일 표현주의는 원시주의에 매혹당하게 되면서 당시 시대상황이 가져온 사회적 양상들의 표현을 위해 왜곡과 감정 충만이라는 특징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바로 이 왜곡과 원시주의라는 측면에서 그로테스크가 발전하게 되는바 카이저가 규정한 그로테스크의 본질은 첫째 낯설어진 세계에 대한 표현.  둘째 소외된 세계의 표현.  셋째 부조리한 것과의 유희.  넷째 악마적 요소의 통제 정도로 나열할 수 있겠으며 필립 톰슨이 규정한 그로테스크는 현실과 비현실의 뒤얽힘을 전제로 한 갈등, 충돌, 이질적인 것들의 혼합 그리고 본질적으로 다른 것들의 융화가 기본이 된다고 한다.  이러한 일련의 표현 방식들은 팀 버튼 영화에서 여지없이 나타나게 되는 측면들이다.  

표현주의는 당시 독일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면 의외로 쉽게 잡히는데 1차 대전 전후즈음하여 독일의 분위기는 굉장히 불안정한 양상을 보여주게 된다.  가치붕괴, 전쟁, 불안 이러한 감정들이 혼재하게 되면서 가치에 대한 불확신이 일어나게 되고 그로 인해 이러한 감정의 표현이 중심에 서게 된다.  사실 근대 독일이 보여준 도대체 이해하기 힘든 현상들은 전체적으로 보아 그 궤가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즉 독일의 광기에서 비롯된 정치적, 문화적, 인류학적 모든 현상들은 독일의 역사와 계몽주의의 흐름에서 쉽게 발견된다.  계몽이란 비이성적인 것의 배제를 말한다.  즉 미신이나 종교 그외 비합리적인 이해할 수 없는 관습따위의 배제를 뜻한다.  도이치도 이를 받아들이게 되지만 도이치는 뭔가 구심점이 되는 나라도 없고 같은 말 쓴다는거 말고는 딱히 공통점도 없는 사람들인지라 이성 중심의 계몽이 아닌 예술, 종교, 신비주의까지 두루두루 건들게 된다.  도이치 지성인들의 목표는 철저한 이성중심적이 될 수가 없었다.  일단 하나로 뭉쳐야할 필요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독일의 특수성 안에서 비스마르크의 철혈 정책, 산업발전 일변의 정책, 초기 자본주의의 모순적 양상과 가치붕괴 현상, 도시의 발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소위 말하는 문화적 빈혈 증세로서 아주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게 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결국 독일의 특수성안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 안에서 예술 사조로서의 표현주의가 탄생하게 된다.  굉장히 이성적인 사람들이라고 표현되고 하는 독일인이라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속에서 그들은 히틀러의 언변에 넘어가거나 눈감아 버린다. 
불안감이 만연한 사회는 전체적으로 가치붕괴 현상을 자주 보여준다.  외부적 요소에 의해 나라는 인간 자체가 붕괴되는 상황에선 그 어떤 가치도 사실 힘을 발휘하기 힘들다.  예컨대 가치 붕괴와 불안이 심각한 사회적 배경하에서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데 너무 행복하고 에덴 동산에서 사는 듯한 그런 양식을 보여준다면 과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되려 강렬한 터치, 원시적인 색감, 전체적으로 흐르는 불안의 감정이 만연한 그림을 통해 큰 공감을 이끌어낼 것이다.  즉 나의 감정상태와 회화가 동일시 되는 것이다. 





변두리적 삶
팀 버튼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등장 인물의 전복적 성격에 있다.  헐리웃의 많은 영화들은 영화적 도식을 아주 단순하게 전개하여 이원론 하에서 서사를 진행시켜 관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한다.  예컨대 배트맨을 보더라도 팀 버튼이 아닌 다른 감독이 만든 배트맨은 아주 단순한 선악 이원론으로 접근하여 영웅과 악당 담론으로 풀어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팀 버튼이나 놀란 감독의 경우는 이 틀에서 과감하게 벗어난다.  비틀쥬스 역시 마찬가지인바 조커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는 비틀쥬스라는 악당을 전복시켜 코믹하면서 차마 미워할 수 없는 인물 양상을 보여주게 된다.

본 작품의 인물 구도는 크게봐서 유령부부와 리디아라는 아이 그리고 비틀쥬스와 리디아 부모로 대립점을 세울 수 있다.  리디아는 극에서 확인할 수 있듯 까만 옷을 주로 입고 뭔가 어두운 다크 컬쳐에 매몰된 상을 보여준다.  유령부부는 평범했던 부부가 사고로 유령이 되면서 현대의 주류적 삶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이다.  이렇듯 유령부부와 리디아는 한 사회가 지정하고 있는 정상적이라는 범주에서 상당히 벗어난 변두리적 삶의 이면을 잘 보여주는 캐릭터이다.  반면 비틀쥬스나 리디아의 부모는 굉장히 욕망 지향적인 아주 평범한 사회적 삶을 살아가는 인물상을 보여준다.  재미있는건 리디아의 부모와 비틀쥬스의 미묘한 관계이다.  즉 살아있는 인간으로서 리디아의 부모는 유령을 보고 도망가기보다는 유령을 활용해서 놀이공원을 만들어 돈을 벌려고 시도하게 되고 이러한 리디아의 부모의 엉클어진 내면적 욕망이 죽은 자인 비틀쥬스를 통해 재확인 되는 식이다.  

흥미로운건 이러한 리디아 부모와 비틀쥬스의 관계를 통해 현대성이 규정한 정상이라는 범주가 전복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복성은 현대사회가 규정한 전형적 통과제의성을 풍자하는 양상으로 드러나게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적이라는 삶이란 학교라는 제도적 통과제의를 통해 사회화가 이루어지고 사회적 욕망을 충실히 대변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리디아 부모와 비틀쥬스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욕망에 대한 풍자와 코믹한 모습은 되려 제도적 통과제의와 사회적 욕망에의 충실이 이 사회가 규정한 변두리적 인물인 리디아나 유령 부부에 비교했을때 되려 더 우습지 않은가를 잘 보여준다.   


마무리
팀 버튼 감독의 초기 작품이지만 그의 작품 세계 전반이 다 들어가는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팀 버튼 감독의 작품세계는 여기서부터 시작하고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도 않는다.  현재 상영중인 다크 섀도우가 과연 비틀쥬스와 다른게 뭘까?  그런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영화가 훨씬 재미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재미있는 여담을 해보자면 이 작품에서 비틀쥬스로 나온 배우가 후에 배트맨에서 배트맨 역할로 등장하게 된다.   비틀 쥬스는 조커의 전신으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비슷한 캐릭터 양상을 보여주는데 그 배우가 배트맨으로 나와버리니 약간의 혼란이랄까?  재미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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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alentamin02

    | 2012.05.18 11:04 | PERMALINK | EDIT | REPLY |

    이 영화의 만악의 근원은 바로 '지나가던 개'죠.^^.

  2.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12.05.18 17:37 신고 | PERMALINK | EDIT |

    그놈에 개님이 ㅋㅋㅋㅋㅋ

  3. 도라지

    | 2013.08.13 02:12 | PERMALINK | EDIT | REPLY |

    용짱님의 영화평을 늘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첫 번째 문단에 <들어나는 -> 드러나는> 오타가 있어서 알려 드립니다. 용짱님의 영화평은 그 내용이 알차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읽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파급력을 고려하여 실례를 각오하고 댓글 드립니다. 항상 좋은 영화평을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4.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13.08.13 08:48 신고 | PERMALINK | EDIT |

    고쳤어요. 실례될거 없어요. 저도 사람이라 저런거 어마어마하게 많구요. 비문도 진짜 많아요. 지적들어오면 바로바로 수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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