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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Proust(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본문

발 레/현대 발레

발레 Proust(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유쾌한 인문학 2010. 9. 1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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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ust
안무가는 롤랑 프티.  음악은 베토벤, 드뷔시, 포레, 프랭크, 생상스, 바그너의 음악을 각 챕터마다 사용하게 된다.  초연은 1974년 몬테카를로에서 마르세유 발레단에 의해 이루어진다.  프루스트라는 이름에서 이미 많은걸 짐직하셨을테고 그 짐작이 맞다.  이 작품은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을 발레로 만든 작품이다.  이 소설을 아시는 분이라면 바로 이런 의문이 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것이 가능한가?"  워낙에 긴소설이기에 이것을 2시간 남짓한 발레로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는것이 옳다.  춤을 하루종일 출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각챕터의 핵심적인 부분만을 압축하여 제시하게 된다.  긴 소설의 각장의 핵심을 압축하여 제시한다는 것이 말은 참 간단하지만 쉬운 일도 아닐뿐더러 관람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이 소설의 1독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건 한권짜리 압축판을 말하는게 아니라 전체를 말하는 것이다.  한권짜리 요약본을 보고와서 본인은 이 작품을 보았노라 라고 말하는 우는 범하지 않길 바란다.  

작품은 총 13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일단 각 챕터의 내용들을 별개로 본다면 대단히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건 사실이다.  롤랑 프티 특유의 미학이 잘 들어난다고 해야 할까?  탐미적이면서 팜므파탈을 자극하는 요소들 그리고 고뇌하는 주인공들.  이런 측면은 각 챕터마다 여지없이 드러나게 된다.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남자 파드되이다.  동성애적 요소를 삽입하여 벌거벗은 설정의 남자 무용수 둘이 파드되를 추는데 남자 파드되라는 것이 정말 흔한것이 아니기에 눈여겨볼 부분이라 판단된다.  

어쨌든 한가지 확실한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주인공 마르셸의 1인칭 고백 형식으로 쓰여진 작품으로 의식흐름기법에 기반하여 기억의 회상을 기반으로 쓰여진 소설이라는 점이고 그렇다면 발레 역시 이런 측면을 정확히 포함하게 될 것이다.  그럼 각 챕터별로 이야기를 해보겠다.  

- 이글은 지속적으로 수정이 되는 글이라는 점 미리 밝혀둔다.  프루스트의 소설에 대한 나의 이해가 높아지면 바로 수정이 이루어질 것이다.  완벽하게 완성이 되면 이부분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


1장


Renaldo Hahn의 L'Heure Exquise Pour Baryton et Piano.  의자에 앉은 남자가 등장한다.  파티 장면처럼 보인다.  아마 저남자는 프루스트 일 것이다.  


2장


Cesar Franck의 Sonate Pour Violon et Piano.  Franck라는 작곡가는 처음 들어보는데 음악이 꽤나 괜찮다.  일단 이것 저것 할거 없이 2장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너무 예쁜고 사랑스러운 느낌.  아무래도 내 취향 자체가 좀 저런쪽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챕터가 뭘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 첫사랑 같은 느낌이 아닐까 생각된다.  


3장


가브리엘 포레의 Ballade Op 19. Pour Piano et orchestre.  여성들이 여럿 모여 소풍을 하는 장면이다.  


4장


음악은 생상스의 Morceau de Concert Pour Harpe et Orchestre.  두 남녀의 파드되로 서로 사랑한다는 느낌이 물씬 흐르는 챕터이다.  아마 마르셸이 젊은 시절에 사랑했던 한 여인을 추억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5장


드뷔시의 바다.  음악을 바다를 해서 그런지 정말 배경이 바다이다.  모래사장에서 햇살을 받으며 여인들이 춤을 추는 듯한 느낌이다.  여인들이 춤을 추는 것을 지나가는 마르셸이 보게 된다. 


6장


드뷔시의 Syrinx Pour Flute Seule.  두 여성의 짧은 파드되이다.  단순한 친구는 아니고 연인관계인듯하다.  


7장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  여성이 잠자고 있고 그 주변에서 마르셸이 괴로워하는듯한데 맴돌다 여자를 깨워 파드되를 이루게 된다.  상당히 아름답다.  역시 정확히 어떤장면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춤 자체는 정말 눈부시게 아름답다는점을 강조해본다. 


8장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14번.  늙은 남자와 젊은 남자가 만나 대화하듯 춤을 추는데 아마 둘다 마르셸이 아닐까 생각된다.


9장


생상스의 Havanaise Pour Violon et Orchestre.  시작과 동시에 아주 섹시한 여성들이 등장하는데 약간 퇴폐적인 느낌이다.  젊은 시절의 마르셸이 등장하여 그녀들을 유혹하다가 갑자기 벌거벗은채 침대에 누워 여성과 동침하려 든다.  늙은 남자도 등장하는데 제3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듯한 느낌을 주게 되는바 이사람은 늙은 시점의 마르셸이 아닐까 생각된다.  즉 젊은 남자가 자신의 젊은 시절을 의미하게 되고 이를 회상하는 것을 바라보듯이 표현한 것이다.  즉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소설 자체가 가지고 있는 기억의 회상.  바로 이 부분을 정확히 표현하는게 아닐련지.  


10장


생상스의 Marche Heroique.  늙은 남자는 강인해보이는 노동자들에게 둘러쌓여 괴롭당하고 있다.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11장


드뷔시의 Danses Pour Harpe Et Orchestre.  이제껏 발레를 보아오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춤은 본적이 없다.  여자 한명과 남자 세명이 올 나체로 등장하여 춤을 추는데 하얀색 배경을 뒤로 한채 상당히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국내 번역본 기준으로 10권인가?  오직 묘사만 하는 부분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부분이 아닐까?  생각되지만 정확하진 않다.  어쨌든 인상주의 음악과 하프라는 악기 그리고 저 분위기가 만나면서 정말 독특한 표현을 해내게 된다.  


12장


가브리엘 포레의 Elegie Op.24 Pour Violoncelle et Piano.  이 부분이 문제의 남자 파드되이다.  아무래도 프루스트가 동성애자이다보니 그런 부분도 분명 소설에 들어날것이고 그것이 안무로 짜여진 것이다.  소설을 정확히 몰라 뭐라 단언할 순 없지만 안무스타일을 보자면 정확히 거울같은 느낌을 강하게 준다.  어떤면에서 보면 자기 내면에서의 거울과의 대화라고 보아도 무방하겠다.  배경에 있는 그물같은 구조물도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다.


13장


바그너의 Rienzi.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음악이다.  가슴이 터져버리는 기분이 드는 최고의 명곡이랄까?  마지막이라 그런지 정말 압도적이다.  일단 검은색 배경에 뒤쪽에 커다란 거울을 한 두개 되고 한남자가 의자에 앉아있는채 파티같은걸 열리는 형국이다.  그리고 앞서 나왔던 모든 인물들이 다시 잠시 등장하여 퇴장하게 된다.  아마 의자에 앉은 인물은 프루스트 본인이라고 할 수 있겠고 뒤쪽에 설치된 거대 거울은 기억의 심층을 상징하는 장치라고 볼 수 있겠다.  사실 이런 측면은 롤랑 프티의 다른 작품인 카르멘에서도 살짝 드러난다.  거기에선 거울이 아니라 조명을 이용한 그림자를 이용하게 된다.


마무리
이런 작품이 가능하다는게 실로 정말 놀라울따름이다.  직접가서 볼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고 싶은 심정이다.  이런 작품을 볼 수 있었던 나는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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