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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 U보트(1981), 리얼리즘의 극한에 놓인 잠수함 본문

영 화/80's 영화

특전 U보트(1981), 리얼리즘의 극한에 놓인 잠수함

유쾌한 인문학 2010. 8. 1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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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 U보트(Das Boot)
볼프강 페터슨 감독의 첫번째 영화로서 독일 영화이고 2차 대전 당시 유명했던 잠수함을 소재로 삼게 되는 잠수함 장르영화이다.  이 잠수함 영화라는 것이 최근에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멀리는 50년대에 나온 잠수함 영화들도 있으니 잠수함 소재는 상당히 역사가 오래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잠수함 영화는 왠만한건 다 보았지만 특전 유보트를 능가할만한 작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이 작품과 헐리웃에서 만들어진 잠수함 영화들은 이미 그 수준에서 한차원 다른 양상을 보여주게 되는데 쉽게 말해서 우리가 이제껏 흔히 보아온 헐리웃 출신 잠수함 영화들이 얼마나 과장되고 허무맹랑한 것인지가 이 작품을 통해서 여실히 드러나게 된다.  물론 배경 자체가 2차 대전 당시이기에 실제 기술적인 측면에서 많이 차이가 나긴 하겠지만 헐리웃 영화처럼 옆으로 살짝 비껴나가는 그런식의 어뢰 싸움은 솔직히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이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가장 흥미로운 부분 잠수함 내부 생활의 표현이라는 측면이다.  땀으로 온몸이 범벅된 폼나고 멋진 잠수함 승무원들은 조금도 기대하지 마시라.  기존의 잠수함 영화는 널직한 공간과 아늑함이 돋보였다면 이 작품은 정말 비좁아 터지다 못해 식료품들도 침대위에 주렁 주렁 심지어 함교라고 해야 하나?  주된 조종이 이루어지는 공간에도 소세지를 메달아 놓게 된다.  선장만의 공간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너무 좁아서 복도에서 식사를 해야 하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항상 비켜줘야 할 정도로 극도로 비좁은 공간이다.  정말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고 잠수함이라는 공간 내에서 보여지는 인간적 측면의 표현도 정말 최고의 경지에 다달았다고 판단된다.  즉 리얼리즘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칭할 수 있겠다.

러닝타임이 상당히 긴데 감독판 같은 경우는 3시간을 넘어서는 어마어마한 분량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헐리웃 특유의 액션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솔직히 관람 자체가 부담스러울 정도의 러닝타임이지만 전혀 지겹지 않다.  이 작품에서 잠수함끼리의 멋진 전투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되려 어뢰 한방 쏘고 나면 구축함한테 도망가기 바쁜 어떤면에서 보면 비굴할 정도의 행위 양상을 보여주게 되고 이러한 사실적인 묘사로 인하여 그 상황 자체에서 잠수함 승무원들이 보여주는 행위 양태가 극한으로 다가오게 된다.  어떤면에서 보면 이건 영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니 말이다.  리얼리즘의 정수가 바로 이런것 아니겠는가?  화려하더라도 가짜라는 것이 인식이 된다면 공감대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전쟁영화라고 하는 것은 정말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일단 첫째로 전쟁을 수행하는 인간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방법론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군인들은 각자가 수행하는 임무에 따라서 또 다시 유화(類) 시킬 수 있게된다. 여기에 한가지 측면이 더 들어가자면 각기 유화된 부대들 내부에 존재하는 인간들의 다양성이다.  인간은 성격도 다 다르고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도 다 다를테니 말이다.  두번째로는 민간인의 측면이다.  전쟁을 수행하는 사람이 아닌 철저하게 피해자로서의 시각.  이 시각은 전쟁을 수행하는 군인들과는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하게 된다.  여기에 단순히 피해자의 시각을 넘어서 민간인들도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세번째로는 정치적인 측면이다.  정치적인 목적 또는 경제적인 목적에서 바라보는 전쟁이다.  마지막으로 네번째 측면이 한가지 더 존재하는데 전쟁이 내포하고 있는 전투 상황 그자체를 하나의 오락으로서 바라보는 측면이다.  

특전 유보트는 철저하게 군인의 시각에서 그려진 작품이다.  그것도 전범국가인 독일군의 입장에서 그려지게 된다.  이부분이 대단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전범국가가 본국의 군인이 활약하는 양상을 영화로 만든다는 것은 정말 쉬운 문제가 아니다.  당장 일본만 보더라도 자신들이 입은 핵피해와 전쟁 당시 민간인들이 받았던 고통과 관련된 만화나 영화들이 가끔 등장하게 되는데 최소한 우리나라에선 전부다 상당한 비난에 놓이게 된다.  모든 가치판단을 내려놓은채 작품 자체만 딱 놓고 보면 분명 상당히 괜찮은 작품들임에도 불구하고 비난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전범 국가로서의 반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 지독한 자기반성과 성찰이 이루어진 이후에야 자신들을 되돌아 볼 수 있는거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특전 유보트는 어떤식으로 그려지게 될까?  일단 영화내의 잠수함 승무원들은 미국에서 영국으로 들어가는 보급품 배들을 침몰시키는 임무를 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심에 서게 되는 잠수함은 실제 3척의 보급배를 침몰시키는데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그 이후 그들은 구축함에게 쫓기게 되고 침몰 직전의 위기에 놓이게 되지만 운좋게 살아남게 된다.  이 사건 이후부터 승무원들이 보여주는 행위 양상은 뭐라고 할까?  정말 인간본성에 충실한 양상을 보여주게 된다.  폭뢰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상황에서 정말 극한에 놓인 고통과 두려움을 뿜어내고 심지어 순간적으로 살짝 미치는 인물도 등장하게 된다.  또 한편으론 자신들이 침몰시킨 배의 승무원들을 구조하지 않은 것을 보고 어이없어 하기도 하고 마지막에 내려진 불가능한 작전을 놓고 불평불만을 늘어놓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2차 대전 당시 일본이나 독일군인들을 정말 명령이 떨어지면 하이 히틀러 또는 일왕 만세를 외치며 자살까지 감행하는 미친 인간들로 생각하곤 하지만 사실 그럴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생존앞에서 지극히 순결해지니 말이다.  물론 진짜 미친 인간들도 많았겠지만 대부분은 사람들은 어떤면에서 보면 집단이 보여주는 폭력앞에 굴종한 인간들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뭐 우리 사회만 보더라도 사회 전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그 가치관의 수용이라는 폭력 앞에서 그 어떤 말도 하기 힘든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안그런가?  당장 이땅에서는 공산당이라는 당은 절대로 만들 수 없는 만든다고 발언을 내뱉는 아니 그와 유사한 행위만을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폭력앞에 놓이게 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폭력앞에 침묵해버린다.  이 또한 굴종이 아니면 무엇일까?

이 영화에서는 하이 히틀러를 외치며 명예롭게 자살하자 이런 면모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해 발악하는 군인들의 양상만 드러날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끝내 살아남아 복귀하게 되는데 그 마지막 장면에서 그들은 연합군 비행기에 폭격을 맞아 대부분 사망하게 된다.  영웅으로 귀환한채 영화를 끝맺음 하였다면 이 작품도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였겠지만 되려 폭격과 함께 대부분 죽여버리고 잠수함은 침몰시키는 이러한 결말은 극중 잠수함 자체를 독일과 연결시키는 1대 1 상징을 부여하게 된다.  잠수함 내부에서 느끼는 군인들이 심리적 상황과 침몰직전까지 몰려나도 살아남기 위해 끝까지 살아남았지만 결국 마지막 폭격앞에 침몰해버리는 잠수함은 당시 독일의 내부상황을 정확히 표현한다고 볼 수 있겠다. 

이것 저것 긴말 보기보다는 직접 보는게 가장 좋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나저나 이 감독이 참 독특한데 첫작품으로 이런 무시무시한 작품을 내놓게 되면서 그 이후로 감독 생활에 탄탄대로가 열리게 된다.  대표작을 말해보자면 에어 포스 원, 트로이, 아웃 브레이크, 퍼펙트 스톰, 네버 엔딩 스토리 등이 있다.  이 작품들을 쫙 나열해놓고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작품들이 몇개 보이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에어 포스 원이다.  에어 포스 원의 감독이 다스보트의 감독이라고 하면 누가 믿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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