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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1988), 로만 폴란스키 스타일의 스릴러 본문

영 화/80's 영화

실종자(1988), 로만 폴란스키 스타일의 스릴러

유쾌한 인문학 2010. 9. 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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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Frantic)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12번째 영화이다.  테스 이후에 로만 감독은 대해적이라는 작품을 하나 내놓는데 정말 완벽한 졸작으로 남게 된다.  나로선 언급의 가치조차 느끼지 못할 졸작이다.  대해적의 실패 이후 2년뒤에 해리슨 포드와 함께 실종자라는 작품을 내놓게 되는바 스릴러 영화이다.  음악은 엔니오 모리꼬네가 맡게 된다.  그런데 사실 모리꼬네가 맡은 음악치고는 그다지 귀에 들어오진 않는다.  그냥 무난한 음악정도?  어떤면에서 보면 영화 자체가 흥미롭지 못하기에 생긴 현상일 수도 있겠다. 

내용을 간단히 말해보자면 흉부외과 의사인 리차드 워커 박사(해리슨 포드 분)는 20년전 파리에서 자신의 아내(엠마뉴엘 시그너 분)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했다. 의학회의 참석차 다시 파리를 찾아 호텔에서 샤워를 하는데 아내가 이상한 전화를 받고 사라진다. 샤워 후 아내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된 워커는 아내를 찾아나서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고 경찰과 호텔 지배인을 만나보지만 별 소득이 없다. 호텔로 다시 돌아온 워커는 자신의 방이 엉망이 된것을 보고 놀란다. 그는 방안에 떨어져 있는 성냥갑을 찾아내고 그 위에 적힌 나이트 클럽을 찾아가 미쉘이라는 여자를 만나 아내가 없어진 이유가 바뀐 가방 때문임을 알게 되는데...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스릴러라면 일단 차이나타운에서 시작하여 본작인 실종자를 거쳐 나인스 게이트로 이어져 올해 나온 유령작가로 나아가게 된다.  이 모든 작품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라면 스릴러를 표방하지만 긴장감은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그 어떤 액션도 확인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스릴러 영화라는 것에는 일련의 공식이 존재한다.  즉 뭔지 뭐를 초거대 권력과 그것과 맞서는 능력이 뛰어난 작고 약한 개인이라는 공식.  이것이 스릴러 영화의 어떤 장르성을 규정하게 된다.  이러한 것이 먹히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한데 약한 개인의 자리에 자신을 투영시키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수많은 부조리에 대한 억압과 폭력을 영화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현실을 냉정히 바라보면 그런식의 권력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 사회를 지배하는 폭력과 억압이 존재한다고 했을때 그 폭력은 피라미드식으로 내려오는 시스템이 아니다.  되려 그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서로가 서로에게 행사하는 것이 폭력의 실체이다.  혹자는 전체주의나 군사독재 따위의 예를 들어 피라미드식을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저것들 역시 구성원의 묵인과 허용에서 비롯되는 현상이다.  핵심은 아무런 의구심도 가지지 않은채 그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한채 아무렇지도 행하는 폭력 그 자체에 놓이게 된다. 

로만 감독의 스릴러 영화들은 이런 부분을 정확히 짚어내게 된다.  즉 무언가 엄청나게 거대하고 강력한 권력이 나를 억압한다는 식의 설정은 로만 감독의 작품에서는 확인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실종자를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해리슨 포드의 부인을 납치한 이슬람 사람들은 전혀 강하지도 않고 위력적으로 느껴지지도 않는다.  어떤면에서 보면 살짝 웃기기도 한 면모를 보여주며, 이러한 양상은 앞선 차이나타운에서 본작품인 실종자 그리고 올해 나온 유령작가에 이르기까지 동일하게 나타난다.  즉 로만 폴란스키 스타일의 스릴러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로만 감독의 스릴러 영화는 전부다 재미가 없다.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으며 어떤면에서 보면 일상사와 크게 다를바도 없을 정도로 무난한 양상을 보여주니 말이다. 

그렇기에 로만 감독의 스릴러 영화를 볼때 중심적으로 봐야할 부분은 관계속에서 나타나는 인간들의 모습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어떠한 폭력을 행사하고 그 과정에서 도출되는 욕망의 관계 그리고 그 사이에서 변해가는 캐릭터들의 모습까지.  이부분이 핵심이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실종자에서 그런 부분은 확인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로만 감독의 범작 정도로 정리가 가능하겠다.  이러한 측면이 폭발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이 바로 2010년 개봉한 유령작가이다.  가히 로만 폴란스키 스타일의 스릴러가 정점에 다다른 느낌을 주게 되니 말이다.




마무리
개인적인 생각으로 테스 이후의 10여년의 시절은 로만 폴란스키 입장에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이 시점에 나온 작품들은 좋은 작품이라고 보긴 힘들다.  특히 대해적 같은 작품은 도대체 왜 만든건지 이해도 안갈정도이며 실종자는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그저그런 범작에 불과하다. 
아무래도 이시점이 77년도에 잭 니콜슨 집에서 13세 여자아이를 성추행한 사건으로 인해 미국에서 도주하게 되는 그 시점과 일치하게 되고 이 10년이 도주 초창기라는 점에서 어느정도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여담으로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엠마누엘 자이그너와 눈맞게 된 로만 감독은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되고 딸을 하나 낳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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