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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인간은 참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게 된다.  문화권마다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구체적인 주제는 매우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며 창조설화 같은 것들은 모든 문화들이 가지고 있다.  문화마다 각각 가지고 있는 이러한 이야기들은 세대를 이어가며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되며 이를 두고 우리는 흔히 동화 또는 설화라고 부른다.  서양이던 동양이던 동화 또는 그와 비슷한 류의 이야기라고 하는 것은 어린시절 아이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 모델을 하게 된다. 

동화가 가지는 핵심적인 기능은 간단한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나름의 교훈을 주고 그 교훈을 통해서 아이들로 하여금 사회가 요구하는 적합한 인물상으로 구성시켜 나가는 것에 존재한다.  즉 간단히 말해 동화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교훈을 주고 올바른 삶을 살아가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지배적 담론 또는 이데올로기를 아이들에게 빠르게 주입시켜 나가는 것이 주된 핵심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아무런 의심없이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  우리가 언어적 체계를 이해하기도 전에 그냥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대해서 의심을 품는 사람이 이상할 정도이다.  하지만 이러한 언어적 체계는 인간의 주체성과 관련하여 대단히 중요한 요소를 가지게 된다.  언어는 거대한 기호의 체계로서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구조를 정확히 반영하는 구조적 매체이자 이데올로기적 측면을 반영한다.  즉 언어는 하나의 거대한 인식의 틀로서 작용하게 된다.  언어라고 하는 것이 하나의 체계라면 그 체계는 수십만가지의 기호들의 상대적 관계로서 규정되는 것이고 그속에 존재하는 기호들은 일종의 담론의 구성체로서 의미가 규정되게 된다.

일종의 매트릭스라고 볼 수 있는바 매트릭스는 하나의 거대한 인식의 틀이 된다.  그 틀에 따라 생각하고 느끼며 살아간다.  그리고 매트릭스는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 내부의 프로그램들처럼 매트릭스 내부의 객체에게 목적을 부여한다.  그 부여된 목적을 통해 우리는 그속에서 나의 존재 이유를 찾곤 하지만 결국 매트릭스가 부여한 목적에 불과하다.  구조가 무서운 것이 바로 이런 점이다.  구조속에 속해 있지만 그걸 느끼지도 못하고 인지하지도 못한다.  구조속에서 나름 스스로 선택한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하겠지만 결국 구조속에서의 선택에 불과하다.  즉 우리는 존재한다기 보다는 존재당해진다는 결론이 내려지게 된다.  

우리네 과거 고전 동화를 생각해보자.  흔히 효를 강조하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가 상당수 존재한다.  이러한 동화의 존재를 통해서 알 수 있는건 막연하게 효를 행하자 식의 사고관과 동시에 그 동화가 만들어진 당시 사회를 지배하는 지배적 이데올로기의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지배적 이데올로기의 특징은 간단히는 어른을 향한 공경에서 멀리는 역성혁명의 금지로 요약할 수 있는바 이것이 의미하는 핵심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길목의 차단이다.  이는 철저한 신분사회의 유지를 위한 필수적 요소라 할 수 있고 그것을 동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여성억압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도드라지게 되는데 수동적 여성성을 강조하는 다양한 서양의 공주이야기들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서양의 대부분의 공주들은 아주 수동적이고 억압적인 환경에서 살아가게 된다.  백설이는 쫓겨나고 신데렐라는 계모때문에 구박 당하고 잠자는 공주는 마법에 걸려 잠만 자고 대부분 이러한 자신의 의지적 측면과는 거리가 먼 주어진 상황에서 반드시 왕자를 통해 구원받게 된다.  이유없이 주어진 억압적 상황과 외부의 힘에 의한 구원은 여성이 가져야할 전형을 잘 보여주게 된다.  이는 한국에서도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사실 신데렐라가 전형적인 콩쥐 팥쥐 계열의 이야기인데 콩쥐는 계모일지언정 부모에게 효도하고 억압 받다 결국 타인에 의해 구원받는다.  심지어 심청이는 아버지를 위해 몸을 던지는 일까지 불사해버고 어떤 여인은 남편을 기다리가 망부석이 되기도 한다.  이는 정확히 시대가 가지는 이데올로기성을 반영하는 이야기들이다.

사실 이에 대해서 옳다 그르다 식의 가치판단을 할 수는 없다.  지금의 관점에선 이상할 지언정 과거의 관점에선 대단히 당연한 것이었고 사실 저것들은 아직도 살아 숨쉬고 있으니 말이다.  이건 그냥 순전히 순객관적인 현상일뿐이다.  형성된 문화가 가장 옳바르고 이상적이라고 만들어진 무엇가를 그 사회 구성원에게 순객관적으로 요구하는 것일뿐이다.  한국어가 가지고 있는 존칭법을 가지고 가치판단을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이를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구성된 문화가 존재한다면 이는 의심할 필요가 없는 그런 성격의 것이다.  하다못해 오늘날 한국 사회 전반의 문제가 되는 과거시험의 변형된 형태의 시험에 지나친 집착 역시 문화의 연속성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만들어진 체계가 생각보다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는 점을 잘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혹자는 경제적 안정성때문이라고 하겠지만 그 경제적 안정성 역시 문화적 특징이다. 

하지만 이러한 본질을 파악한다면 인간의 주체적인 존재으로의 구성법 역시 강구할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동화 그리고 초등교육의 변화를 통해서이다.  사실 우리 사회는 어린 아이들의 문화를 너무 우습게 보고 대충 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이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어떠한 자아를 심어주고 어떤식으로 구성시켜 나갈지는 그 문화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니 엄밀한 연구와 체계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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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2011.02.14 06:32 | PERMALINK | EDIT | REPLY |

    비밀댓글입니다

  3. | 2011.02.14 07:02 | PERMALINK | EDIT | REPLY |

    비밀댓글입니다

  4. 예또보

    | 2011.02.14 08:18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와 ~~ 동화가 이리 어려운 것이었다니요
    용짱님 즐거운 월욜 되세요 ^^

  5. merongrong

    | 2011.02.14 09:59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어머나 용짱님..
    너무 반가워요

    저도 컴백(?)하고 한참 정신 없다가
    믹시 링크 다 지우고
    뷰에서만 있다보니
    ㅠ.ㅠ
    제가 진작 찾아뵜어야 하는데 죄송해요

    건강하시죠?
    늦었지만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ㅋㅋ

  6. kangdante

    | 2011.02.14 10:26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동화는 아이들에게 꿈을 전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

  7. 김루코

    | 2011.02.14 13:04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동화는 표면적으로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숨은 뜻이 담겨있기도 하지요 ㅎ
    잘 보고 갑니다. ^^

  8. 길빛

    | 2011.02.15 10:33 | PERMALINK | EDIT | REPLY |

    여자가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매트릭스 안에서 힘이 없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여자 스스로 구원할 수 있는 길은 어디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 같아요.
    누군가의 사랑과 희생 없이는 구조받을 수 없다는...
    동화도 일단은 매트릭스 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작가가 쓴
    것인데 그곳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 아닐까요?

    그 작가는 매트릭스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고요.

    혹시 사랑말고 스스로 구원할 수있는 길을 알고 계시나요?

  9. 길빛

    | 2011.02.15 10:37 | PERMALINK | EDIT | REPLY |

    사실 요즘에 깊이 느끼고 있었던 것인데

    내가 아이때 어른들이 무엇을 입력했는지

    그것을 보면서 치를 떨고 있는데

    그들은 내가 어른이 될 것을 몰랐던 것 같더군요..

    너무 좋은 글이었어요.

    항상 앞서가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

  10.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11.02.15 11:52 신고 | PERMALINK | EDIT |

    음... 여자가 구원될라면..
    가장 확실한건 규정짓지 않으면 돼요.

    생물학적 성구분부터 없애버리고
    그외 다양한 젠더성들을 다 없애버리면
    예컨대 게이라던지 수술한 사람이라던지
    의복도착증 머 이런사람들까지 전부다.

    구별의 기준점이 사라지게 되면서
    분류된 공간 자체가 사라지게 되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죠.

    공간이 사라져야 경계선이 사라지고 경계선이 사라져야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지 않겠어요?

    경계는 공간과 공간이 맞물려야 생기는 거고 그 공간은 규정된 것이니깐..

  11. 111

    | 2011.02.16 01:41 | PERMALINK | EDIT |

    용짱님의 마지막 댓글은 조금 섬뜩하네요...ㄷㄷ

    대부분의 사회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낮은 위치를 갖게 된 이유는 남성들의 생물학적 기능과 중요성이 여성보다 열등하기 때문이죠. 사회 구성원을 생산할 수 있는 여성과는 달리, 남성은 사회적인 구조의 도움 없이는 영원한 약자일 수 밖에 없으니까요. 남성을 구원하는 사회적인 구조가 없는 아프리카 일부 부족들은 남성들이 여성에게 구원받아야 하는 위치에 있죠. 그런 부족들의 특징은 모계사회라는 점입니다. 부부의 관계를 율법으로서 지정하지 않고 자유로운 연애와 교합으로 자녀를 두면, 아버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어머니만이 가족을 구성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남성은 늙어 죽을때까지 홀로 광야를 누비며 또 다른 여성을 유혹하고 유혹당하는 위치에밖에 있을 수 없는 겁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남성들은 스스로 사회의 구조적인 보호막을 만들어 방어하죠. 생물학적 열등성은 무의식 중에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 열등감으로 변질되어 끊임없이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여성이 스스로를 구원하고 싶다면, 모든 매트릭스-사회적 구조-를 부숴버리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남성들이 여성들의 사랑으로서 구원받는 입장이 될 테니 말입니다.

    아니면 그런 사회적 구조가 형성되지 않은 아프리카의 부족으로 떠나보심이....

  12. 길빛

    | 2011.02.27 09:56 | PERMALINK | EDIT |

    댓글 감사해요. 내가 생각지 못한 정보를 주셨네요.
    지금 상태로서는 그저 나 자신을 아는 것이 구원일 것
    같습니다. 사회적 구조를 깨부수는 방법은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일인데 그 일들은 깊은 곳에서 계속
    흐르고 있는 것 같으니까요. 환경에 지배받지 않는 그
    환경을 따라 움직이지 않는 그저 나 자신을 아는 것 말이죠.

  13. | 2011.02.17 06:35 | PERMALINK | EDIT | REPLY |

    비밀댓글입니다

  14. 생각하는 돼지

    | 2011.02.17 06:47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맞는 말씀인 것 같야요~
    동화를 보면서, 그 속에 등장하는 공주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어떤 특정한 성 정체성을 고착화시키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무의식이 되어서...늘 백마탄 왕자님을 고대하게 돼죠 ㅜㅜ

  15. 아엠대빵

    | 2011.02.17 06:59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어릴 때 아이들에게 심어주는 가치관과 생각이 중요합니다.
    동화를 통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생각들
    아이들을 위해 현실에 맞는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16. 소촌남

    | 2011.02.17 07:24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어떠한 자아를 심어 줘야하는데,,
    정말 그게 힘든것 같습니다..
    요즘 놀것이 너무 많다보니,,
    책은 거들더 보지도 않는 아이들도 많아서,,ㅉㅉ

  17. 아빠소

    | 2011.02.17 09:47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오히려 옛날 서양의 중세시대때를 보면 우리 옛 역사보다 여성의 사회참여나
    인권이 훨씬 미약했다는걸 여러면에서 볼수가 있더군요..

  18. HJ

    | 2011.02.17 10:03 | PERMALINK | EDIT | REPLY |

    동화는 어릴 때 절대적인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데요..
    연애심리에도 거의 어릴 때가 좌우하는 경향이 많아요.
    오늘도 예리한 글, 잘 보고 갑니다.

  19. 카타리나

    | 2011.02.17 10:08 | PERMALINK | EDIT | REPLY |

    꺼졋..
    책...책...책...ㅋㅋ

  20. Shain

    | 2011.02.17 19:17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덕분에 이런 이데올로기를 깨는 새로운 동화도 창작하곤 하는데
    의외로 반응들이 좋지 않은 모양이에요
    의외로 이런 생각의 틀을
    위험하다거나 불편하게 생각지 않거나
    ..혹은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거겠죠

  21. 여강여호

    | 2011.02.17 19:42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그러고 보니 동화 어디에도
    주체적 군상은 등장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22. 언알파

    | 2011.02.17 23:57 | PERMALINK | EDIT | REPLY |

    동화를 이런 시선으로 보니까 새롭네요
    글 잘보고 갑니다 용짱님~

  23. fsfs

    | 2011.02.18 04:24 | PERMALINK | EDIT | REPLY |

    동화는 동화인거죠.
    공주의 주체성을 떠나 왕자를 통한 신분 상승으로 인해
    한번의 반전과 극의 전개가 이루어지고 주변 인물들까지 새롭게
    변해 다채롭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다 알면서도 신선해보이죠.
    그래도 내용이 뻔하니깐 굳이 속까지 들여다 보지 않는거랍니다.
    동화는 그냥 동화에요, 현실과 대조시키지 마세요.

  24. Lipp

    | 2011.02.18 08:38 | PERMALINK | EDIT | REPLY |

    이런 동화가 커서도 은근히 영향을 미치죠.
    전 예전부터 동화를 좋아하지 않아서 .. ^^
    맨날 백마탄 왕자나 기다리고, 눈물이나 흘리면서 자극하고 ..
    어쨌든 마음에 안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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