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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키토 에르고 숨.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이 위대한 데카르트의 명증적 명제는 사유와 존재의 일치에 그 근간을 두고 있다. 생각하는 내가 존재한다는 것은 내가 생각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나에게 속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은 완벽한 자기투명성을 가지게 되어 주체에 대한 완벽한 통제성과 자율성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데카르트적 합리주의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도전을 받게 되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정신분석이다. 정신분석이라고하면 크게 세명의 대가가 존재하는바 창시자인 프로이트와 같은 시기에 활동했던 융. 그리고 그 뒤의 라캉이다. 융 같은 경우는 현대 신화학의 대가중 세명. 조셉 켐벨, 미르치아 엘리아데, 그리고 융으로 손꼽힐만큼 정신분석과 신화 양쪽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다. 이..
대중문화. 굉장히 모호한 말처럼 들리지만 의외로 단순하게 이해될 수 있다. 대중문화라는 것이 생겨나기 이전의 문화적 토대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데 그 이전에는 민중 중심의 민속 문화와 귀족이나 양반 중심의 고급 문화로 정확히 양분된다. 우리나라의 예를 보더라도 궁중 음악이나 무용 이런 부분들은 철저하게 고급문화로서 자리매김하여 특정한 교육을 받아 이를 이해할 수 있는 특정한 계층에 의해서 향유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 전반의 교육수준의 향상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매체의 발달 등은 문화의 수용범위를 확장시키게 되고 그로서 기존의 민속 문화와는 약간 다른 형태의 민중 문화가 발생하게 되는바 이것이 대중문화의 실체이다. 이는 하나의 뚜렷한 실체라기보다는 전반적인 현상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기에 이 현상..
우리는 매일 아침 일어나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옷을 입은채 어디론가 떠나게 된다. 항상 거울을 바라보며 거울아 거울아 나 오늘 이쁘니? 를 물어보며 이런 저런 준비를 하지만 과연 거울속에 비친 우리의 모습이 실제로 우리라고 할만한 것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가 행하는 머리스타일, 화장법, 얼굴 표정들까지. 이 모든 것들은 타인에게서 가져온 하나의 인용 기호에 불과하다. 즉 타인이 아름답다고 하니 따라하는 것이고 타인이 인상 좋다고 하니 따라하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지는데 소위 말하는 성형기술의 발전때문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느끼게 된 한가지 사실이 있는데 길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미녀라고 하는 여자들의 생김새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대단히 비슷하다는 점이다. 소녀시대가 ..
이디스 워턴은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로 그녀가 남긴 최고의 작품이 바로 순수의 시대이다. 1920년에 완성된 이 작품은 총 세번에 걸쳐 영화화가 이루어지며 마틴 스콜세지의 작품이 마지막 영화화된 작품이다. 사람에 따라선 시대소설이라 조금 지겹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일단 기본적인 형태는 연애소설이기에 통속적으로 읽어보아도 무방하다. 무엇이 되었건 모든 픽션은 사랑이야기가 빠지면 사실 흥이 안나는건 사실이다. 다만 중요한건 당시의 시대적 배경하에서 그려지는 작품내 인물들의 태도이다. 이디스 워턴의 이 작품은 대단히 여성에 대한 보수적인 시대적 배경하에서 과감한 여성상을 드러내어 표현함으로 인해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적 양상은 아마 당대에 이미 알게 모르게 널리 퍼져나..
지식인이라는 단어. 많은 사람들이 지식인이라는 칭호를 받고 칭호를 누군가에게 부여하기도 하는 등 상당히 많이 사용되지만 그 실체는 뚜렷하지 않은 단어중 하나이다. 이러한 애매성을 제거하기 위해선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공통 분모를 이끌어 내면 된다. 단순하게 정규 학력을 가진 사람을 지칭할 수도 있겠고 학력과는 무관하게 독자적인 학적 바탕을 가진 사람을 지칭 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자명한 사실은 "학" 이 자체에 방점이 찍힌다는 사실이다. 일정한 수준 이상의 학적 성과를 지식인이라 칭한다 하더라도 이들을 동일하게 판단할 순 없다. 학적 성과를 이루기까지의 방법 그리고 그 학적 성과를 가지고 도출되는 실천평가에서 분명한 차이점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점 때문에 같은 지식인이..
인간 행동을 규정하는건 여러가지 측면이 있겠지만 가장 큰부분은 사회 문화적 측면이다. 이는 사실 그 실체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단히 복잡한 양상을 보이지만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족-학교-사회라는 영역의 확장을 통해 점차 사회 문화가 요구하는 일종의 상징적 법을 성장하면서 체득해나가게 된다. 그래서 타국의 언어가 배우기 어려운 것이다. 언어야 말로 문화의 핵심이니깐. 인간은 언어속에 갇힐 수 밖에 없듯이 구조속에 갇힐 수 밖에 없고 그속에 있는 인간은 강제적으로 그 체계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은 체계속에 속해 있고 구조가 만들어내는 인식의 틀에 갇혀 사물을 바라볼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주체가 여기까지 이르게 되면 코키토적 자율적 존재라기 보다는 다양한 담론 구조들의 통과하는 통로..
이 세트가 나온지도 벌써 7년이 지나간다. 처음 이셋트를 보았을때 숨이 멎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그닥 관심을 두진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시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대단한게 나왔구나 라는 생각정도에서 머물렀었다. 이 세트는 주요 시인들의 초간본을 현대어로 바꿔 묶어낸 책이다. 김광균, 김기림, 김소월, 김영랑, 박남수, 박목월, 백석, 오장환, 유치환, 윤동주, 이육사, 임화, 정지용, 조지훈, 한용운, 박두진, 이용악, 김상용, 김억, 김창술으로 총 20권의 구성을 가진다. 사실 우리나라가 현대에 들어와서 좀 뭐랄까 기록문화가 대단히 심각하게 쇠퇴한 기분이다. 규장각의 엄청난 책들과 실록을 고스란히 살려 후대로 넘겨준 조상의 기록문화에 비하면 심한 정도가 아닌가 싶을..
재능 재능이 족쇄가 된다는 말. 어찌보면 참 희안하고 독특한 말이며 선뜻 이해도 되지 않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보편적 상식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보편적 상식이 말하는 모범적인 답안은 재능을 발견하거나 좋아하는 일을 통한 재능의 획득을 거쳐 성공에 이르는 것이다. 사실 한국만큼 재능을 따지는 나라도 드물지 않을까 생각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재능을 가지고 있기를 바라는 소망이라고 봐야겠다. 많은 초등학생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영재라고 주장(소망)하고 그렇게 내려진 자의적 판단(소망)에 의해 영재 학원이나 큰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예술 계통으로 보내기도 한다. 어떤면에서 보면 재능 과잉의 나라가 아닐련지. 이 재능이라는 말은 대단히 실체가 모호한 말이다. 획득한 능력도 이에 포함되지만 결국 중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