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관리 메뉴

★ image or real

써로게이트(2009), 원본이 사라진 복제의 세상 본문

영 화/00's 영화

써로게이트(2009), 원본이 사라진 복제의 세상

유쾌한 인문학 2010. 6. 3. 05:20
반응형





Surrogates
오랜만에 브루스 윌리스가 나온 SF영화이다.  이영화의 세계관은 대단히 단순한데 기계를 만들고 사람은 집에 있는채 그 기계-써로게이트-로 모든 생활을 대체하는것이다.  그리고 써로게이트는 고통이외의 모든 감각은 다 느끼는게 아닌가 여겨진다.  그러니 일단 사고율이 줄어준다.  어차피 살아있는 몸은 집에 있고 밖에 다니는건 기계이니 교통사고가 나더라도 수리만 하면 그뿐이니 말이다.  그러니 나의 실제적 몸은 엄청 늙어있지만 써로게이트는 여전히 젊음을 유지하게 된다.

사실 뻔한 내용의 SF영화이다.  이런 종류의 영화는 이미 많이 나왔던바 일단 매트릭스도 골자는 동일하고 또 생각나는게 6번째 날이었나?  그것 역시 동일한 내용이다.  음..  아일랜드도 생각나는바 더 멀리는 각종 좀비 영화도 비슷한 골자의 영화이다.  아무튼 난 그냥 멍하니 재미있게 봤었다.  

 
Copyright (c) Touchstone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이미지와 로보트
사실 생각해보면 이미 저런 나를 대체하는 로보트들은 많이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각종 온라인게임에서 나를 대체하는 이미지로서의 캐릭터들.  싸이월드에 존재하는 가상의 방과 그 속에서의 관계 맺기.  여기서 더나아가 이 블로그까지.  사실 이런 기술들의 껍데기만 본다면 이것 자체가 원본을 대체한다고 보기는 힘든게 사실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속에 담겨져있는 이미지는 나와는 단절된 어떤 완전한 형태로서 시간의 경과에도 크게 변화하지 않는 욕망의 재현체로서의 이미지라고나 할까.  사실 현대에 와서 무의식에 억압된 결핍에의 욕망.  그리고 그것의 보충을 타자에 의하려기보다는 가상의 상상(계)적 주체를 통한 보충.  그러다보니 이러한 이미지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완전한 자신만의 세상을 이루게 된다.  결국 나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가상세계에서의 이미지는 결핍에의 보충으로서 역할을 하는것이다보니 그것이 뜬금없이 공격당하게 되면 실재가 느끼는 것과 같은 고통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아니 어쩌면 그 고통은 실재보다 더 크게 다가올 수도 있다.  왜냐면 실재는 상징속에 살고 있지만 이미지는 상상속에 살고 있는 것이니깐.

영화 써로게이트의 세상은 이러한 이미지를 로보트라는 형태로 완전하게 만들어내었다.  2009년 현재에는 주체와 이미지는 이분법적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이게 현실로 나타나게 되면서 그러한 이분법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바 쉽게 말해 환상과 현실의 구분이 붕괴된다고나 할까?  하긴 양자의 구분의 붕괴는 현재에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니 쉽게 단언할 문제는 아닌듯하다.


Copyright (c) Touchstone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가상의 재현
아무튼 극중에서 결국 사람은 집안에서만 있고 이 세상은 써로게이트 즉 로보트들이 활동하는 세상이다.  물론 그 로보트는 집에 있는 사람과 연결되어 완벽한 사람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어째 상당히 재미있는 세상이다.  이를 두고 40자평에서 디스토피아 영화라고 하면서 장애인들을 생각해본다면 이런 식으로 그려내는게 별로라는 식의 글귀도 많이 보았는데 글쎄..

중요한건 디스토피아와 장애인이 아니라 이미지들의 현실지배.  원본이 사라진 현실.  즉 시뮬라크르가 아니겠는가?  진짜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나의 재현체를 통해 세상을 받아들이는 현실.  모든 것들이 재현체들로 이루어져있으니 재현체를 통해 받아들이는 모든것들 역시 이미지와 같다고나 할까?  진짜는 사라지고 진짜같은 이미지만 남은 세상.  그리고 그 이미지의 힘이 실로 정말로 진짜같은 그런 세상.  

다시 극중으로 돌아가보자.  극중의 사람들은 어느덧 자신들의 실제적 신체를 잊어버린듯하다.  오직 써로게이트를 통해서만 움직이고 쾌락도 써로게이트를 통해서만 얻으려고 한다.  원본보다 더 원본같은 복제.  그리고 그 복제들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복제.  여기서 한단계 더 나아가면 원본자체가 사라져버리는 그런 복제들의 세상.  

사실 현대사회는 이런 이미지들로 가득찬 세상이다.  다들 연예인 좋아하시니 연예인을 예로 들어보자면 당신은 특정 연예인의 실체에 관심이 있는것인가?  아님 이미지에 관심이 있는 것인가?  당연히 후자이다.  그 연예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그는 실체는 사라진채 이미지만 남아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Copyright (c) Touchstone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또다른 예로 전쟁을 들어보자.  여러분들은 전쟁이 발생하면 그것을 실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티비속에서 나타나는 이미지만 보게 된다.  전쟁의 참혹성은 사라지고 편집된 이미지와 정치적 이해관계만 다가오게 되며 그러다보면 어느순간 실재-전쟁-은 사라지고 이미지-언론-만 남게 되는 것이다.  즉 복제가 원본을 대체해버린다.

현대사회는 이러한 이미지들의 소비로서 돌아가는 세상이다.  모든 상품에 부여되는 이미지.  어느순간이 되면 상품의 본질보단 상품의 이미지가 더 본질화되는 현상.  여러분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그런 세상이다.  그리고 이런 이미지와 기술이 만나게 되면 써로게이트 같은 것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일테고, 더 멀리는 은하철도999같은 세상이 열리지 않을까?  매트릭스 같은 상황도 생각해볼 수 있을테고.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