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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 뱀파이어의 존재성에 대한 질문 본문

영 화/90's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 뱀파이어의 존재성에 대한 질문

유쾌한 인문학 2010. 10. 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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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와의 인터뷰(Interview With The Vampire)
닐 조던 감독의 대표작이자 최고의 작품인 영화이다.  당시에도 꽤나 유명했고 흥행에도 성공한 것으로 기억된다.  일단 출연하는 배우진이 대단하다.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안토니오 반데라스 까지.  아마 그가 아일랜드를 떠나 헐리웃으로 진출한 이후 최고의 흥행작이 아닐련지.  이 영화가 아름다운건 뱀파이어라는 존재에 대해서 그리고 그 뱀파어이가 느끼는 자신의 존재성에 대해서 아주 세밀하게 조명한 영화라는 점이다.  기존의 뱀파이어는 항상 공포의 대상으로서의 역할을 했을뿐이니 말이다.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현대를 살아가는 뱀파이어가 어느 기자를 불러놓고 자신의 삶을 얘기 해주게 된다.  뱀파이어이지만 인간으로서의 감성을 가진채 갈등하며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 대해서 말이다.  아주 오랜 시간을 살아오면서 자신이 겪어야 했던 뱀파이어와 인간 사이에서의 욕망의 갈등을 너무나도 잘 표현한 작품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뱀파이어 영화 특유의 공포와 긴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대극의 형태를 띄고 있기에 사람에 따라선 아주 지겹게 느낄 수도 있는 작품이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의견을 표명하기도 하고 말이다.





뱀파이어의 존재성
어느 문명권을 가던 피를 먹는 어떤 존재에 대한 이야기는 반드시 존재한다.  왜일까?  이는 인간이라면 가질 수 밖에 없는 피에 대한 어떤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련지.  의학이 발전하기 전에는 피라는 것은 인간의 생과 사를 가르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삶과 죽음 사이에 존재하는 피라는 것의 상징은 삶에 대한 욕망과 죽음을 향한 욕망 양자를 모두 가지는 양가성을 가지게 된다.  죽음을 향한 욕망은 어떤 것일까.  뭐 간단하게는 타인의 죽음을 원하는 단순한 욕망에서부터 좀 더 내밀하게는 자신의 죽음을 원하는 자기 파괴 본능이다.  흥미로운건 이러한 자기 공격본능에서 또 다른 욕망이 도출되니 그것은 삶을 향한 갈망이다.  이러한 공존할 수 없는 욕망의 공존은 죽은자이되 살아있는자인 뱀파이어의 핵심을 이루게 된다.    

뱀파이어는 낮의 세상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햇볕을 보면 타죽게 되기에 그들은 항상 밤에만 활동하게 된다.  이영화에서는 마늘이니 말뚝이니 하는 것은 전부 부정한채 오직 햇볕과 죽은자의 피만이 뱀파이어의 금기로서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설정이 이 영화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나게 해주게 된다.  일단 낮과 밤의 경계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흔히 어둠은 모든 부정적인 것들의 상징으로 등장하게 된다.  신비로우면서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그러면서 두려운 것들의 상징적 매개로서의 어둠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무의식적 억압, 두려움, 분노 그리고 욕망을 그대로 드러내게 된다. 

결국 뱀파이어라는 존재가 밤의 세계에서만 살아가게 되는 이유는 뱀파이어 자체가 가지고 있는 모순된 욕망들의 집합체가 주된 원인이다.  삶을 향한 욕망과 죽음을 향한 욕망 그리고 그 욕망에서 비롯되는 두려움 거기에 금지되고 억압된 것을 행함에 대한 죄책감까지.  극중 루이스(브래드 피트)는 이러한 모순된 욕망을 자신의 길고 긴 삶을 통해서 고스란히 드러내게 된다.  처음 죽임을 당했을때 삶에 대한 욕망으로 뱀파이어가 된 그는 금기된 것을 행한 자신에 대한 죄책감 즉 자신의 삶을 위해서 죽음을 불러올 수 밖에 없는 것에서 비롯된 죄책감까지.  그렇기에 그는 처음에는 동물의 피로서 삶을 연명해나가게 된다. 

극중 루이스는 뱀파이어로서의 삶을 살아가며 다양한 의문을 던지게 되는데 또 한가지 그가 제시하는 의문은 자신의 존재적 근원에 대한 질문이다.  최초의 뱀파이어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뱀파이어를 찾아다니지만 결국 그로 인해 클라우디아(커스틴 던스트)의 죽음만을 불러올뿐이다.  아무튼 뱀파이어가 느끼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이라는 설정이 상당히 재미있다.  루이스가 가지는 의문은 스스로를 가장 악한 자로 느끼기에 이 악의 근원에 대해서 질문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악의 근원에 대한 질문은 대단히 공허할수 밖에 없다.  존재자가 존재하는 것은 무엇에 의해 존재한다기보다는 끊임없이 자신을 미래로 내던지는 과정속에서 스스로 존재성을 찾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루이스는 깨닫게 되는바 악의 근원은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뒤틀린 욕망들이라는 것이며 그것의 실체를 스스로 정확히 직시함으로써 자신의 존재성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이다.  이는 루이스와 레스타(톰 크루즈)와의 관계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시되다가 파리에서 만난 아르망(안토니오 반데라스)을 통해서 완성되게 된다.  루이스가 클라우디아의 죽음에 분노하여 파리에 있는 뱀파이어들을 모조리 학살한 이후 아르망과의 대화가 아주 인상깊다.  아르망은 뱀파이어는 강해야 하고 아름다워야 하며 후회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말들이 루이스에겐 그저 우습게 들릴뿐이다.  루이스에겐 이 모든 것들이 고통이다.  가장 가까운 가족과도 같았던 클라우디아의 죽음에서부터 자기 자신에 존재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모든 과정이 고통으로 다가온다.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건 바로 자신이 존재한다는 증거이다.  아르망에겐 그런 고통이 존재하지 않는다.  고통이 없다는건 욕망조차 없다는 것이고 그에겐 남은건 지독하게 단순한 동물과 같은 생존 욕구뿐이다.  그렇기에 아르망은 죽은 자이자 살아있는자인 뱀파이어의 그것을 넘어 이미 죽은자로서 이행해나간 진정한 시체일뿐이다.  즉 그는 존재하지 않는자이다.





마무리
이 영화가 흥미로운건 뱀파이어 장르영화로서의 공식을 많은 부분에 있어 부정한 점이다.  뱀파이어 영화도 분명 장르영화이기에 일련의 공식을 가지고 있기 마련인데 핵심적 요소만 남긴채 전부 배제해버린다.  이는 뱀파이어가 가지는 존재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 쓸모 없는 것들을 삭제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튼 아주 좋은 영화이고 최고로 아름다운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직도 안보신분이 계신가?  한치의 고민도 하지말고 영화를 보시기 바란다.  이미 영화를 보신분 계신가?  내가 쓴글을 유심히 보신분이라면 다시 보고 싶다면 욕망이 뒤끓어 오를테니 꼭 다시 보시길 바란다.  당신과 뱀파이어의 차이점이 뭔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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