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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소빵집소녀와 수잔느의 경력(1963), 도덕이야기와 누벨바그 본문

영 화/프랑스 영화

몽소빵집소녀와 수잔느의 경력(1963), 도덕이야기와 누벨바그

유쾌한 인문학 2010. 2. 5.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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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로메르(Eric Rohmer)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중 한명으로 인간의 정신세계에 대한 다양한 의미를 관찰하여 묘사하여 독특한 영화세계를 구축하는 감독이다.  그의 영화의 특징이라면 대부분의 누벨바그 감독과 마찬가지로 제작비가 거의 안들어간 아주 간결한 구성을 보여주고 주로 주변의 사물이나 자연을 이용하는 촬영기법이 돋보인다.

에릭 로메르는 아주 엄청난 다작을 행한 감독인데 그중에서도 눈에 띄이는 부분은 연작을 좋아했다는 점이다.  그는 도덕이야기 6부작, 계절이야기 4부작, 희극과 격언 6부작이라는 각 시리즈물을 기획하여 연작하게 된다.  각시리즈가 담고 있는 영화들의 특징은 기본 내러티브가 동일하다는 점이다.  즉 같은 이야기를 다른 상황에 적용시키는 방식이다. 

이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몽소빵집 소녀와 수잔느의 경력은 도덕이야기 6부작중 제일 처음 2작품이다.  몽소빵집 소녀는 23분 정도의 단편이고 수잔느의 경력은 50분 가량의 중편영화이다.  이 두작품과 후의 네작품이 보여주는 가장 큰 차이점은 초기 두작품은 젊은 학생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주인공들이 전부 학생이고 대단히 미숙하다는 느낌을 많이 보여준다.  그리고 두작품 모두 보여주는 또다른 공통적인 특징이라면 극히 단순한 이야기 구조 그리고 아주 단순한 인물의 관계와 공간 그리고 나레이터의 나레이션이다. 


도덕이야기와 moral
작품속으로 들어가기전에 먼저 살펴봐야할 부분은 도덕이야기라는 부분에서 도덕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관해서이다.  프랑스어로 moral이라는 말은 흔히 생각하는 도덕이라는 말과는 다르다.  불어에서 모럴이란 인간 내부에서 벌어지는 내면과 연관이 있다고 하는데 도덕이야기라는 시리즈를 바라볼때는 흔히 생각하는 도덕관념으로 작품을 바라보면 안되고 주요인물이 보여주는 내면의 사고흐름에 중점을 둬야 한다.  즉 도덕이야기 시리즈의 영화에서는 무언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것 같은 상황을 제시하고 그 상황에서 나타나는 선택과 그 선택속에서 나타나는 인물의 내면이 핵심이 된다.  결국 도덕이야기라는 시리즈의 제목은 중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두 작품을 한번 각각 살펴보겠다.


몽소빵집 소녀(La Boulangere De Monceau, The Girl at the Monceau Bakery, 1963)
이 작품은 뭐 특별할게 없다.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남성 주인공인 슈뢰더는 법대생으로 우연히 길에서 만난 실비라는 여성을 보고 반하게 된다.  그녀에게 고백할 용기도 없고 그냥 그 길에서 그녀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다 우연히 어깨가 부딪히게 되어 얘기를 하게 된다.  '다음에 만나면 차를 한잔 마시자'  그런데 그날 이후로 그녀는 사라지게 된다.  계속 그녀를 기다리던 슈뢰더는 도심에서 벗어나 외곽 시장쪽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거기에서 몽소빵집을 발견하게 된다.  그 빵집에 매일같이 들락거리며 실비를 기다리던 그는 그만 그 빵집 소녀를 유혹하게 되고 데이트 약속을 잡게 된다.  데이트날이 되자 갑자기 실비가 다시 나타난다.  그녀는 다리를 삐어서 한동안 그의 앞에 나타나지 못했던 것이다.  그는 잠시의 고민후 미련없이 실비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가버린다.

이 영화는 정말 특별할것 없는 영화이다.  그냥 길만 왔다 갔다 하다가 빵집에 들어가는 식이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나레이터의 나레이션이 이어지는데 이 나레이션은 철저하게 주인공남성의 1인칭시점에서 이루어진다.  즉 주인공 남성의 생각을 계속 나레이터가 나레이션하는 식이다.  물런 그 나레이터는 슈뢰더 자신이다.  일종의 의식흐름기법으로 보아도 무방하겠다.  그리고 공간과 인물간이 가지는 상징적 연관성도 상당히 재미있다. 

일단 등장인물은 총세명이다.  슈뢰더의 친구도 잠깐 나오긴 하지만 큰 의미는 없고 슈뢰더와 두명의 여성이 존재할뿐이다.  한명의 여성은 아주 도시적이고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지만 다른 한명은 빵집에서 일하는 순박한 시골처녀같은 느낌을 강하게 준다.  이 영화의 주된 이야기는 이 두 여성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도덕적 선택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그러한 선택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내면의 외침을 나레이션이 끊임없이 이야기하게 된다.  뭐 거창하게 말하면 도덕적 선택이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자기합리화과정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즉 어떤 선택을 하게 될때 그냥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과정을 표현하는 것이 이영화의 핵심이 된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영화라는 것에다가 1인칭 의식흐름기법을 사용하여 슈뢰더의 내면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는것 아니겠는가?

그 다음 주목할만한 부분은 공간이라는 측면이다.  영화의 대부분은 길바닥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정말 길만 왔다 갔다하면서 나레이션만 나오는 식이며 그러다 빵집에 들어가게 된다.  이영화에서 공간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볼수 있다.  초반에 나오는 실비를 기다리던 공간인 도심 한복판의 카페와 그다음 자리를 옮겨간 빵집이다.  이 두 공간은 두 여성이 보여주는 모습과 상징적으로 연결된다.  도시적 여성 실비와 도심의 카페 그리고 시골처녀 같은 빵집소녀와 뒷골목의 빵집.  정확하게 이어지는 부분이다. 




수잔느의 경력(La carrière de Suzanne, Suzanne's Career, 1963)
이 작품은 영화를 구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그 다음의 문제는 자막이 없어서 보는데 심각한 애로사항이 있었던 작품이다.  50분짜리를 건 2시간을 보았지만 한 30프로는 여전히 이해를 못한 상태이다.  아무튼 내용설명을 대충해보자면 두명의 남자와 한명의 여자가 주인공이다.  중심이 되는 남자는 베르트랑으로 약간 소심한 성격의 남성으로 작은 단칸방에서 생활하며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다.  또 다른 남자는 베르트랑의 친구인 기욤으로 아주 호탕하며 여성편력이 있는 남자로서 어머니와 같이 살며 집이 아주 크고 넓다.  그리고 문제의 여성은 수잔느이고 정확히 뭐하는 여자인지는 모르겠다. 

어느날 베르트랑과 기욤은 카페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 옆에 있던 수잔느를 기욤이 유혹하게 된다.  결국 파티에 초대하여 기욤과 수잔느는 사귀게 되고 셋은 가까워진다.  어느날 수잔느는 베르트랑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고 이를 베르트랑은 거절하게 된다.  그러다 다시 수잔느는 기욤과 멀어지게 되고 베르트랑과 가까워지게 되고 어느날 밤 수잔느는 베르트랑의 집에서 자게 되는데 그 다음날 베르트랑의 돈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범인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태이지만 걍 넘어가기로 하고 베르트랑은 다른 여성과 만남을 가지게 된다. 

아주 간단한 내용이고 구조적으로 보았을때 몽소빵집과 동일한 내용이다.  몽소빵집에서는 두여자 사이에 한 남자가 왔다 갔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수잔느의 경력에서는 두남자 사이를 한 여자가 왔다 갔다하는 식이다.  이 작품에도 나레이션이 등장하는바 나레이션의 주체는 베르트랑이다.  베르트랑이 극의 중심에 서고 자신의 내면의 생각을 나레이션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역시 방법은 몽소빵집과 동일하다.  베르트랑이 보여주는 내면의 사고의 흐름은 주로 친구인 기욤과 수잔느에 대한 생각이다. 

워낙에 작품이 단순하다보니 공간이라는 측면에 관심을 둘 수 밖에 없는데 이 작품은 몽소빵집보다는 공간이 조금 확장되긴하지만 그래도 큰 변화는 없다.  주된 공간은 기욤과 베르트랑의 집이고 그외 카페 그리고 길바닥에서 모든 사건이 이루어진다.  결국 핵심은 기욤과 베르트랑의 집이 된다.  이러한 집의 공간은 그 집의 주인이 가지는 캐릭터와 완전하게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심한 고학생인 베르트랑의 집은 단칸방이지만 호탕하고 쉬원한 성격의 기욤의 집은 아주 넓은 집이다.  이러한 공간이 그 캐릭터의 성격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수잔느는 특별한 공간이 없다.  그녀는 그냥 기욤의 집에 갔다가 베르트랑의 집에 갔다가 아님 파티를 하거나 이런식으로 왔다 갔다 떠돌아다니는 입장이 된다. 

다시금 말하고 싶은건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수잔느가 이남자 저남자 왔다 갔다하는 사실에 도덕적 가치판단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수잔느가 행하는 저러한 일련의 행동이 사실 우리의 어린시절을 반추해보면 결국 마음이 갈대처럼 움직이던 그 시절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는 것이고 결국 이 작품의 핵심은 저러한 과정을 바라보는 베르트랑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생각의 흐름이다.




마무리
도덕이야기라는 시리즈는 결국 도덕적으로 약간 문제가 될것 같은 어느 선택상황에서 직면한 개인이 그 선택을 행하면서 나타나는 내면의 갈등요소를 의식흐름기법으로 풀어내는 작품들의 모음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측면을 다양하게 표현하기 위해 똑같은 구조의 이야기를 다양한 사람들에게 적용시켜 영화를 풀어내게 된다.  결국 이 두작품은 어린시절 즉 18세 정도의 나이때의 인간이 저러한 상황에 놓였을때 어떠한 내면의 흐름을 보여주는지를 풀어내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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