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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사회현상의 상호 관련성 본문
영화와 사회현상의 상호 관련성
거대 담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일단 영화가 사회에 미쳤던 영향이라고 질문하셨지만 예술은 사회와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따라서 영향력 전반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과거 한때 국내에 수많은 조폭영화들이 만들졌습니다. 이 영화들 그 자체의 내재적 텍스트성은 가치가 없기에 별로 언급이 안되지만 이 영화들이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과의 관련성과 그 영향력의 상호관계 대해서는 생각해볼 수가 있죠. 즉 양자는 텍스트성이 다르다는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후자의 문제 즉 상호관련적 텍스트성이 중요한 이유는 영화의 본연 즉 메시지 전달이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접근성이 높은 파급력 그 자체에 존재하게 되죠.
예를 들어보자면 프랑스 68혁명 같은 굵직한 사건과 그 영향력을 들 수 있겠죠. 68혁명의 영향은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68혁명 자체가 예술에 영향을 주기도 했지만 예술 자체가 68혁명의 발단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누벨바그 영화들이죠.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1959)나 고다르의 네멋대로 해라(1959)는 68혁명의 발단에 꽤나 많은 영향을 주게 됩니다. 68혁명 자체가 또 대단히 의미있는건 핵심적 가치가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과거와의 단절, 자본주의 내재적 모순에 대한 반기로 정리가 되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운동에 누벨바그가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러한 혁명 정신은 전세계로 퍼져나가게 되죠.
긴말 할 것 없이 장 뤽 고다르의 말을 들어보죠. -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치적인 영화가 아니라, 영화의 정치화이다. - 이말의 의미는 기존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그것을 강화하는 영화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획기적인 영화를 통해 새로운 정치성을 창출해내고 싶다는 말입니다. 이 말이야 말로 68혁명을 잘 설명해주는 말이 되는겁니다. 어떻게 보면 고다르는 영화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은거죠. 이러한 측면은 오늘날 한국사회와 비교해볼만 하죠. 이게 가능한 것은 결국 청년들의 문화소비성에 대한 차이점에서 드러나는 것이거든요. 우리나라에서 현시점에 68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습니다. 촉진시킬만한 문화적 배경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한가지 더 들어보자면 스페인 내전과 영화와의 관련성을 들 수도 있겠습니다. 소설로는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 이 작품의 배경이 스페인 내전이죠. 스페인 내전과 영화의 관련성은 한국에서는 거의 연구도 안되고 영화 자체가 수입이 안되어서 말하는게 한계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영화는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1943), 랜드 앤 프리덤(1996), 프론트라인(1996)을 들 수 있겠죠.
하지 만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을만한건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판의 미로(2006)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전면에는 판타지라는 것을 내세우면서 후면에 스페인 내전 상황을 던지게 되는데 사실적인 내전상황과 판타지성이 만나게 되고 그 판타지성은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제시되면서 스페인 내전의 실체를 대단히 환상적으로 그려내게 되는 작품입니다. 즉 그로테스크 자체가 스페인내전의 그 복잡다단함을 상징하게 되는거죠. 언젠가 더 자세하게 말할 수 있을겁니다. 현재 길예르도 델 토로 감독 전작 비평 진행중이거든요.
한국 의 상황을 보자면 광주민주화 운동과 영화와의 관련성을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처럼 이것이 강력하게 다가오진 않아요. 프랑스와는 독재의 질적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죠. 일단 87년즈음에서야 첫번째 영화가 나옵니다. 칸트씨의 발표회(87) 그리고 황무지(88)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보신분 없을겁니다. 저도 모릅니다. 감독은 김태영인데 이 두작품만 내놓게 됩니다. 그다음 1989년도에 "오 꿈의 나라"라는 영화가 나옵니다. "오 꿈의 나라"는 아마 보신분들 계실겁니다. 최근 영화로는 꽃잎을 들 수 있겠어요. 무엇이 되었건 중요한건 사건이 영화에 영향을 주긴했지만 크진 않다는겁니다. 따라서 딱히 할말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