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관리 메뉴

★ image or real

우아한 세계(2007), 우아한 불편한 세계의 직시 본문

영 화/한국 영화

우아한 세계(2007), 우아한 불편한 세계의 직시

유쾌한 인문학 2010. 8. 26. 17:22
반응형





우아한 세계
한재림 감독의 두번째 영화로 그의 첫번째 영화는 연예의 목적이다.  우연히 티비를 보다 맛있는 초대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는데 김태원이 출연을 하였다.  김태원이 하는 말중에 우아한 세계의 마지막 장면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고 그때 이 영화가 기억속으로 되돌아왔다.  당시 이 영화가 꽤나 주목받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의외로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한 작품이다.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야 크게 두가지 정도가 떠오르는데 첫째는 불편한 영화이기 때문이고 둘째는 상을 못받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한국영화의 전반적인 흐름은 오락이라는 두글자에 방점이 찍힐 수 밖에 없다.  한국인 전반이 불편한 영화는 철저하게 외면해버리니 말이다.  불편한 영화라는건 특별히 어렵다거나 철학적인 영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극사실주의적인 여화.  한마디로 우리 스스로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나는 영화를 의미하게 된다.  그렇기에 홍상수 류의 영화가 인기가 없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오락이 아니라면 외부에서 상이라도 하나 받아와야 한다.  내부에서 받는 상은 의미 없다.  오직 외부에서 받는 상이 유의미하다.  외부라도 다 같은 외부가 될수도 없다.  명품상을 받아와야만 의미가 있기 마련이다.  

명품상을 받아오면 아무리 불편하더라도 그 영화를 반드시 봐야할 이유가 도출된다.  안본다는건 뒤쳐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현상을 현재 서점가에서도 볼 수 있는데 "정의란 무엇인가?"  이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현상이다.  한국인이 정의에 관심이 많아서일까?  냉정하게 말하자면 정의에 관심이 있다기 보다는 하버드에서 인기가 많다는 강의라고 하니 왠지 안보면 뒤쳐질것 같은 마음에서 보는 것이 아니겠는가?  어쨌든 우아한 세계 이 영화도 완화된 형태이긴 하지만 결국 불편한 영화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고 뭐 딱히 상을 받아온것도 아니니 흥행에 실패한게 아닐까? 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조폭영화인데 상당히 어처구니 없는 조폭 영화이다.  한국에서 조폭하면 뭔가 잔인하고 어설픈 의리따위를 강조하는 내용이 대부분인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조폭은 뭐랄까?  카리스마 같은건 찾아볼래야 볼 수도 없고 잔인한 싸움 같은 것이 지속적으로 등장하지도 않는다.  조폭 영화 특유의 의리의 강조?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이 작품은 의외로 아주 단순한 영화인데 송강호가 연기하는 그 캐릭터에게서 조폭이라는 껍데기를 걷어내고 일반 회사원이라는 껍데기를 그대로 대입시켜 보면 깔끔하게 답이 나오는 영화이다.  과연 우리 사회전반이 조폭들의 사회와 다른게 뭘까?  온갖 부조리와 이해 할 수 없는 폭력에 그대로 노출된채 모든 사람들이 공범죄가 되어 "원래 사는게 그런거지"를 외치며 서로서로 칼침을 놓아주는 그런 사회구조이니 말이다.  아마 영화를 보신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들은 조폭영화가 유행하게 된 이유를 아시는가?  개인적인 의견을 말해보자면 위에서 언급하였듯 우리는 이미 의식적으로 우리 사회 전반이 가지고 있는 불합리와 부조리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으나 그러한 인식을 대놓고 말할 수 없으니 조폭이라는 대상을 통해 투영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끔씩 우리 자신의 모습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영화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제3자의 시각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본다는 것만큼 고통스럽고 혐오스러운 일도 없기에 대부분 외면하게 된다.  그렇기에 극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영화들이 한국에선 다 망할 수 밖에 없다.  되려 한국인은 조폭을 통해 자신의 인식을 투영시키게 되고 자신이 욕망하는 해결방안을 조폭을 통해 제시하려고 든다.  그러다보니 조폭이 미화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의로운 조폭, 의리있는 조폭, 인간미 넘치는 조폭.  이 모든 것들이 우리 사회 자체의 투영과 우리가 원하는 사회상의 투영이다. 

또 다른 비슷한 예를 들어볼까?  멀리 볼거 없이 이 감독이 만든 첫번째 작품인 연예의 목적을 보자.  정말 밑도 끝도 없이 섹스 한번 하자고 달려드는 박해일을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건 저 사람이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나는 단 한번도 박해일처럼 행동한 적이 없다고 자신할 수 있나?  이런 영화들이 바로 극사실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보고 있으면 도대체 감독이 뭘 말하고 싶은거지? 라는 의문이 찍히지만 또 한편으론 대단히 불편하고 불쾌하기까지 한 내용들을 통해 나 자신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이런 영화들은 사회와 그 구성원의 부조리가 크면 클수록 그 불쾌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김기덕 감독의 나쁜남자를 보며 느끼는 극단적인 불쾌감은 그 영화자체가 알레고리의 형태를 띈 극사실주의적인 영화이기 때문이다.  마치 조재현이 거울을 통해 그 여자를 바라보듯 우리는 스크린을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다.




결국 이런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썩은내 진동하는 본질의 껍데기로 씌어진 우아한 세계의 실체이다.  교양 있는척, 나름 행복한척.  온갖 척들은 다해대며 사회 전체가 우아함으로 가득차 행복한듯 보이지만 한꺼풀 한꺼풀 껍데기를 조금씩 벗겨낼때마다 드러나는 그 본질 앞에서 어찌 웃을 수 있겠는가?  영화속 송강호는 넓은 마당이 있는 단독 주택을 위해 그렇게 개처럼 살아왔고 그 우아함을 위해 칼침까지 맞아가며 살아왔지만 결국 그에게 남은 것은 기러기 아빠라는 타이틀과 가족을 티비를 통해서 밖에 볼 수 없는 현실이다.  정말 멋지고 화려한 우아한 집이지만 그 내면은 저렇게 썩어문들어져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한가지 질문을 던져 볼 수 있겠다.  당신의 삶은 정말로 우아한가?  아니면 우아한 척 하는 것인가?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