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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벌꿀(2000), 터키 미학의 극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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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Bal, Honey)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이다. 감독은 세미 카플라노글루로서 터키영화이다. 총 네개의 작품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 최신작품이 부산에 소개되었다. 수상이력이 상당한데 제60회 2010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금곰상을 수상하게 되는 작품이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 관객몰이에 성공하게 되는 작품이다. 이작품에 나오는 어린아이가 주인공인데 극중 이름이 유수프인데 감독의 작품에서 유수프 3부작이라는게 있다고 하며 그중 세번째 작품이 벌꿀이라고 한다.
이 영화에 대해서 딱 한마디로 총평하라고 말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극한의 인내심을 요하는 영화" 내인생에서 가장 지겨웠던 영화를 꼽으라면 이 영화를 꼽을 수 있겠다. 영화가 별로라는게 아니라 물리적으로 대단히 지겹다. 그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이걸보고 어떤 재미를 느낀다면 대단히 독특한 취향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영상 자체는 대단히 아름다운데 음악도 안깔리고 대사도 그다지 없다. 내용도 딱히 말할만한게 없다. 얘기를 해주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이유는 다음과 같은데 내가 만약 이 글에서 이 작품의 기본적 내용을 적는 그순간 반드시 영화는 왜곡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내가 영화내용을 말하는 그 순간 여러분들은 기존에 익숙하게 적응된 여러분의 정신속에 내제된 형식틀안에서 영화를 해석해버린다. 그러면 이 영화가 바로 왜곡되어 버린다.
이점을 염두에 두고 간단히 내용을 언급해보자면 터키의 한 산골마을에서 가족이 살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중심에 놓이게 된다. 아버지는 벌꿀을 치는 사람인데 꿀이 잘안모여 깊은 산속에 들어가서 양봉을 하려고 하는데 그만 아버지가 그 과정에서 죽게 된다. 그 사실을 모르는 아들과 부인은 기다린다. 그러다 아버지에게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자 아들은 아버지를 찾아 숲속으로 뛰어들어가면서 끝맺게 된다.
이게 내용의 전부인데 중요한건 지금 이글을 보는 여러분의 머리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극적인 죽음과 극적인 알려짐 그리고 아버지를 찾아뛰어들어가는 감동적인 아들의 모습따위의 상상은 다 집어치우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상상을 하는 순간 영화는 왜곡된다. 아니 내용을 안 그 순간 영화는 왜곡될 수 밖에 없다.
이게 바로 이 작품이 가지는 독특함이다. 정말 아무내용도 없고 그 어떤 철학적 설명도 할 수도 할 말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 금곰상의 영광이 돌아간 이유는 이러한 형식적 특이함에서 비롯된다. 기존의 영화들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이다. 말과 글로 설명이 가능하지가 않다. 그 어떤 말을 하던 그 순간 왜곡되어 버릴테니깐. 그 이유는 여러분들의 머리속에 꽉 박혀있는 기존의 영화 해석 형식틀 바로 그것이 문제이다. 어떤면에서 보면 대단히 현대적인 영화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 그렇다고 형식과 내용이 아주 추상미 넘치는 것도 아닌 그런 작품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여기까지가 내가 얘기해줄 수 있는 전부이다. 이정도의 설명도 만 하루를 왠종일 고민해서 내린 결론이며 더이상의 설명은 나의 지적수준을 넘어서기에 할 수가 없겠다. 현재 영화제 내에서 이 작품은 상영이 끝났기에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 아마 영화제가 끝나고 나면 다음 영화에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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