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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주식회사(2001), 문너머 당신의 상상속으로 본문

영 화/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2001), 문너머 당신의 상상속으로

유쾌한 인문학 2010. 1. 14.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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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주식회사(Monsters, Inc.)
토이스토리2의 성공과 더불어 픽사는 비좁은 사무실에서의 작업에 한계를 느끼게 되고 이에 스티브 잡스는 픽사를 위한 거대한 애니메이션 센터를 만들게되고 그와 동시에 픽사는 1년에 한편씩 영화를 만들기로 결정한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존 라세터 감독 한명의 역량으로는 많은 무리수가 따르는바 결국 존 라세터의 1인 감독체재에서 벗어나 다양한 감독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하게 되고 그 첫번째 인물이 바로 앤드류 스탠튼과 피트 닥터이다.  앤드류는 니모를 찾아서를 계획하게 되고 피트 닥터는 몬스터 주식회사를 계획하게 되는데 피트의 작품이 먼저 공개된다.  그렇게 픽사의 4번째 작품인 몬스터주식회사는 2001년 발표된 것이다.

몬스터주식회사가 당시 공개되었을때 가장 큰 파장을 불러온 것은 극중 주인공인 설리의 털부분이다.  하늘하늘 거리는 털을 하나하나 일일이 만들어 진짜와 같은 느낌을 준것으로 당시에는 꽤나 쇼킹한 사건으로 인식될 정도로 놀라운 기술력이었다.  물론 지금의 기준으로 본다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모든 예술은 세월을 뛰어넘는 보편성의 획득과 더불어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동시에 감안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몬스터주식회사를 이루고 있는 기본 골격은 벽장속의 괴물이라는 설정이다.  몬스터주식회사에서 등장하는 형태의 벽장을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굳이 벽장이 아니더라도 옷장이나 그외 화장실문 등으로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는 것이고 다양한 형태의 문너머에 대한 공포는 어떤 문명권에서든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너머..
흔히 존재하지 않은것에 대한 상상은 고대 그리스 이후로 끊임없이 인간의 정신을 휘감아온 주요 주제중 하나이다.  초기에는 설명하기 힘든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어떤 것을 상정하기 시작하였다가 그것이 점점 발전하면서 인간의 정신이 인식하기 힘든 본질에 대한 논의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이른바 형이상학 논의이다.  고대부터 내려오는 이러한 생각은 대부분 어떠한 목적성을 가지게 된다.  신이라는 것을 만들어내면서 인간 스스로 안정을 얻길 원한다던지 본질을 탐구함으로써 인간의 탐구욕을 만족시킨다는지 등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고관이 현대에 들어서는 그 자체로서 놀이로서의 성향을 가지게 된다.  물론 철학하는것 그 자체도 유희적 성향을 지니기는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유희는 극소수의 몇몇사람들만이 누리는 성격의 것이고 절대 다수 대중에게 보편성을 가지는 유희로서는 현대에 들어와서 시작되고 발전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리고 이러한 상상력이 가지는 유희적 성향을 픽사는 제대로 포착하고 너무나도 잘 표현해내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바로 문이라는 것이다.  문을 통해 인간세계와 몬스터 세계가 구분되고 어떤 문으로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연결되는 지점도 다르게 된다.  그렇다면 문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문은 공간을 나누는 경계선의 통로로서의 역할을 한다.  즉 공간을 두개로 나누어 벽을 세웠다고 했을때 비록 나누어져서 소통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더라도 문이라는 것을 만들어놓음으로서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은 크게 두가지 성격을 가지게 된다.  뭐 문이 가지고 있는 두가지 기능과 동일한 것인데 OPEN & CLOSE 이다.  이러한 두가지 성격을 가지게 되는 문을 활용하는 것은 그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서 조금씩 바뀌게 된다.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몬스터 세계의 사람들은 Close 로서의 성격으로 활용하는 듯하다.  인간 아이는 매우 두려운 존재이고 그들의 신체가 자신의 몸에 닿게 되면 큰일나는것처럼 호들갑을 떠니 말이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인간 역시 문을 Close로서의 성격으로 활용하게 된다.  이는 몬스터들이 밤마다 방에 들어와 자신들을 놀래키니 당연한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우연찮게 부라는 어린 아이가 이 문을 통과하면서 일이 벌어지게 된다.  Close 된 문이 그만 Open 되버린 것이다.


마음속의 벽
부가 몬스터의 세계로 넘어와서 수많은 사건이 벌어지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의 주인공 몬스터인 설리와 마이크는 엄청난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인간 아이는 자신들에게 해롭지 않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몸이 닿이면 바로 죽는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뿐인가?  몬스터 주식회사의 기본은 아이들을 놀래켜서 아이들의 비명을 수집하고 이를 몬스터 세계의 에너지로 활용하는 것인데 아이들의 비명보다 아이들의 웃음이 되려 더 강력한 에너지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물론 이러한 현실을 몇몇 몬스터들이 받아들이지 않을려고 하고 되려 거기에서 이 만화의 주된 줄거리가 도출된다.

더 강력한 에너지원의 발견과 아이들이 해롭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역시 몬스터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편견이 주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편견이라고 해도 좋고 지배적 담론이라고 해도 나쁘진 않을것 같다.  몬스터세상에서 인간세상과 에너지원에 대해서 수많은 얘기들이 오고 갈테고 그 얘기들을 지배하는 절대 다수적 의견은 인간에 대한 편견일테니 말이다. 




이러한 편견과 그 사회를 지배하는 지배적 담론의 주된 원인은 그 사회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벽이라 할 수 있다.  즉 몬스터 세상에서는 인간아이에 대한 편견과 이를 확대재생산하는 지배적담론이 몬스터들의 마음속에 벽을 만든 것이다.  뭐 이런 현상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로 돌아가보자면 조선조에 있어서의 여성의 지위같은것을 들 수 있겠다.  여성은 밖으로 나가서는 안되고 집안일을 충실히 해야 하며 심지어 가정의 대소사에 대한 결정권도 거의 없다는식의 사고관은 고려조의 그것과 비교했을때 엄청난 차이점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차이점의 주된 원인은 고려조를 지배했던 당시 사고관과 조선조를 지배했던 당시 사고관의 차이점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그 차이점은 바로 지배적 담론의 차이점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지배적 담론으로 평생을 교육받게 되니 그 사회 구성원은 그것을 당연한 것을 여기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마음속에 벽을 세우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언제든 변하기 마련인 것이고 이러한 변화상을 나는 지층의 변화라고 표현하곤 한다.  오랜세월 퇴적되어온 지층이 다른 것으로 바뀌는 과정은 혁신적이지만 상당히 어렵고 힘든일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러한 변화가 생긴다는 것은 결국 마음의 벽에 존재하는 문을 OPEN 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개의 공간을 가로 지르는 벽에 달려있는 문을 오픈시킨다는 것은 결국 두 공간이 하나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그 과정속에서 다시금 새롭게 탄생한 공간과 그 외부를 가로지르는 벽이 생겨나긴 하겠지만 말이다.  

다시 극중으로 돌아가보자면 몬스터 설리와 마이크는 부를 다시 인간세계로 돌려보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게 되고 그과정에서 설리와 마이크의 우정 그리고 더 넘어 설리와 부의 우정에 대해서 많은 것을 보여주게 된다.  결국 마이크와 설리 그리고 어린아이 부가 행한 작은 에피소드와 그들의 우정은 두세계를 막고 있던 문을 OPEN 시킨 결과를 불러왔다고 할 수 있겠다.

몬스터 주식회사라는 이 만화는 문이라는 설정과 양세계를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우리안의 마음의 벽과 그 벽에 담긴 문의 의미에 대해서 많은 것을 던져주고 있는 작품이다.  유희적 성격과 사유적 성격을 동시에 충족시켜준다고나 할까?  아직도 못보신분이 계신다면 꼭 한번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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