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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3(2007), 당신이 꿈꾸는 해피엔딩 본문

영 화/애니메이션

슈렉3(2007), 당신이 꿈꾸는 해피엔딩

유쾌한 인문학 2010. 4. 23.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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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3(Shrek The Third)
슈렉이 3탄을 보면서 느낀 것은 이제 도대체 어떤 동화들이 등장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었다.  기존의 영화장면을 차용한 것에서부터 다양한 동화들을 짬뽕시켜들어가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동화들도 상당히 많아 혼란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어린 시절 보았던 동화들의 대부분을 잃어버렸다는 결론이 내려지게 되는데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라고나 할까.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니 말이다.

내용을 간단히 보자면 개구리왕이 사망하게 되고 슈렉이 왕위 계승 1순위가 되는데 슈렉은 왕이 되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2순위 계승자를 찾으로 떠나게 되고 그의 이름은 아더이다.  슈렉이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에 프린스 챠밍은 동화속 악당들을 끌어모아 겁나먼 왕국을 장악하게 되고 자신들이 꿈꾸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결말을 유도하기 위해 거대한 연극을 기획하게 된다.  하지만 다시금 돌아온 슈렉에 의해 모든 계획은 좌절된다는 뭐 그런 내용이라고나 할까.


Copyright (c) Dream Works. All rights reserved.


괴물과 보편성 그리고 동화적 이데올로기
사실 슈렉3편은 정말 잘된 수작이라고 볼 수 있는데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나로서도 정리가 잘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슈렉이라는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가장 독특한 면모는 기존의 동화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와 플롯의 기본을 구성한채 그 내부에서 뒤틀어버려 전혀 다른 의미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슈렉이라는 캐릭터 그 자체이다.  슈렉1의 스토리 라인을 생각해보면 아시겠지만 그것은 전형적인 기사가 공주를 구한다는 식의 스토리 라인을 가지게 된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그 기사가 괴물이라는 점이다.

슈렉2 글에서도 이미 언급한바있지만 동화라는 것은 아이들로 하여금 그 시대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성을 손쉽게 가르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  하나의 시대를 지배하는 지배적 이데올로기 또는 지배적 담론들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상과 비정상성의 기준을 제시하게 되고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이라는 범주를 내면화하여 사회적 주체성을 확립하게 되며 그외에 사회가 비정상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추방하게 된다.  그리고 동화에서는 정상이라는 것들이 항상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고 지배적 이데올로기가 비정상이라고 규정한 것들은 반드시 불행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데렐라나 백설공주, 잠자는 공주 따위의 공주 동화들의 특징이라면 여성으로 하여금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삶을 요구함과 동시에 능동적인 아래에서 위로 올라감의 차단이라는 숨겨진 의미를 가지게 되는바 이러한 동화에 지독하게 빠져들면 들수록 그 사람이 가지는 수동적 양상은 더욱 심화된다.  이는 그 동화가 만들어진 이후부터의 사회가 요구하는 지배적 담론을 구성원들에게 내면화시켜 그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주체성을 확립시키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측면은 영화속에서 챠밍 왕자가 겁나만 왕국을 점령한 이후 피오나와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공주를 탑에 가뒀을때 여지없이 나타나게 된다.  그곳에 갇혔을때 기존 동화의 공주들이 하는 첫번째 말은 바로 이것이다.  "왕자가 와서 구해줄때까지 기다리자"  이러한 일련의 태도가 바로 이 공주들이 가지고 있는 보수성을 잘보여주는 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이들로 하여금 그러한 보수적이고 수동적인 삶의 양상을 강요하기보다는 스스로 주체적으로 나아가길 원하게 되고 따라서 피오나와 함께 챠밍 왕자를 없애는데 협력하게 된다.  이러한 양상은 바로 슈렉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동화가 가지고 있는 보수적 이데올로기 그 자체에 대한 공격이 된다.

슈렉은 어떠한가?  슈렉은 철저하게 비호감 괴물로서 표현된다.  진흙탕에서 뒹구는걸 좋아하고 애벌레를 짜서 양치를 하는 아주 냄새가 지독한 오거이다.  슈렉이 행하는 일련의 행위 양상들은 철저하게 사회가 금기하는 것을 행하게 되는바 이것은 사회가 비정상이라 규정하여 추방한 것들을 그대로 상징하게 된다.  재미있는건 이러한 비정상적이고 사회가 금기한 것의 상징인 슈렉이 왕이 된다는 것이다.  왕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적인 사회적 주체가 올라갈 수 있는 가장 최상위의 지위로서 슈렉이 왕이 된다는 설정은 정상의 극치와 비정상의 극치를 만나게 하는 아이러니의 극치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슈렉은 이를 거부하고 아더를 찾아 나서는데 이 아더가 보여주는 양상도 상당히 재미있다.  이 아더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더왕 바로 그 이야기속의 아더를 의미하게 되는데 막상 아더를 찾아보니 참으로 답안나오는 찌질한 양상을 보여준다.  심지어 영화는 랜슬롯이 아더를 괴롭힌다는 설정까지 도입하게 되니 말이다.  이렇게 영웅인 아더를 무능한 캐릭터성으로 설정한 이유 역시 슈렉과 동일하다.  우리가 흔히 동화를 통해 주입된 어떤 전형적 왕으로서의 이미지 즉 강하고 남성적이면서 핸섬하기까지한 양상을 철저하게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저러한 일련의 양상들은 다양한 형태로 이미화되어 우리에게 제시된다.  첫째로 아래 첫번째 스샷은 브라자를 태워버리는 장면이다.  사실 브라자라는 속옷은 편리함이라는 목적도 있겠지만 여성의 속박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만만치 않게 작용하는바 저걸 태워버리는 것이다.  둘째로 아래 두번째 스샷을 보자 외눈박이 괴물이 보여주는 부성이다.  결국 규정된 비정상이라는 것도 정상과 뭐가 다른가? 에 대한 질문이라고나 할까. 


Copyright (c) Dream Works. All rights reserved.


챠밍왕자와 동화적 악당들의 주체성 찾기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누가 뭐라고 해도 바로 챠밍 왕자이다.  슈렉 2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엄마 치마폭에서 놀아나는 인물 양상으로 피오나 공주와 결혼하여 왕이 되고자 했으나 실패하게 된다.  그런 그는 동화속 악당들을 다 불러모아 겁나먼 왕국을 점령하게 되는데 그 이후 그가 보여주는 행위들이 상당히 흥미롭다.  즉 거대한 연극을 벌이는데 그 연극의 내용이 다음과 같다.  "기사인 자신이 공주를 구하게 되고 그때 나타난 대괴물 슈렉을 처치하여 왕이되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내용의 연극이다.

이 내용은 슈렉1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이다.  슈렉 1에서 이 스토리 라인을 기본적으로 사용한채 모든걸 뒤틀어 패러디하였다면 슈렉3에서는 이 스토리 라인을 내부에 연극이라는 형식으로 집어넣어 챠밍왕자의 보수성을 직설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즉 간단히 말해 저러한 전형적인 동화적 양상에 빠져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를 갈구하는 인간 양상이라고나 할까?  결국 챠밍왕자는 왜 왕이 되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없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그는 엄마가 자신에게 이루어주고 싶었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결말을 갈구하고 항상 엄마사진을 거울앞에 붙여놓은채 그렇게 그걸 바라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챠밍왕자가 가지는 주체성의 정체라는 것이 사회가 만들어낸 동화와 엄마의 욕망의 내면화에 다름아니다.

더 재미있는건 이러한 사회가 정상으로 인정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주체성의 상징인 챠밍왕자가 이끌고온 사람들이 사회가 비정상으로 낙인찍은 동화 캐릭터라는 점이다.  즉 소위말하는 동화속의 악당들이다.  애시당초에 저 무리들과 챠밍왕자는 조화가 안된다.  그들의 유일한 공통점이라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결말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챠밍왕자가 데리고온 동화속 악당들은 따지고 보면 슈렉과 다를바 없는 양상을 보여준다.  따라서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면 자신의 내면의 집중하여 행복을 찾으라는 아더의 말에 귀기울여 자신들을 얽매고 있던 기존의 동화적 악당 양상을 벗어던지게 된다. 


마무리
이상으로 슈렉이 담고 있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슈렉이라는 작품의 핵심은 패러디이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서 패러디가 얼마나 지독한 예술성을 가질 수 있는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재미있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슈렉이라는 애니메이션은 실로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련지.  아직도 안보신분들 신속정확하게 영화를 보시길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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