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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On Your Mark(1995), 짧고 굵은 메세지 본문

영 화/애니메이션

미야자키 하야오 On Your Mark(1995), 짧고 굵은 메세지

유쾌한 인문학 2010. 5. 31.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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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물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Chage & Aska라는 유명한 그룹의 음악을 가지고 만든 뮤직비디오입니다.  뮤직비디오를 가지고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그간 하야오의 만화를 못봐서 봐도 뭔말인지 이해못하신 분들을 위해서에요.  6분가량 되는 짧은 뮤비이지만 이안에 모든걸 다 담고 있습니다.  거기에 뮤직비디오라 바로 영상을 링크해도 문제가 없으니 이것만큼 좋은것도 없죠.  이 뮤비는 두가지 결말을 담고 있어요.  두가지 내용의 공통된 서두부분을 먼저 제시하고 그담 두가지 결말을 나란히 보여주는 방식이죠.  그럼 짧고 굵은 메세지를 한번 뜯어봅시다.




파괴된 자연과 현대문명의 절정
배경은 언제인지도 모를 미래의 어느시점입니다.  정말 엄청나고도 대단한 문명을 보여주고 있네요.  현재 인간은 거대한 성안에서 살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 뮤비의 배경세계에서는 정상적인 환경에서 인간이 살아가지는 않는다는겁니다.  여기에서의 인간은 하늘이 막혀 있고 오직 어두컴컴한 갇힌 공간에서 인공적 불빛에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죠.

인간이 저런 이상한 구조물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이유가 뭘까요?  간단합니다.  자연을 지나치게 파괴했기 때문이에요.  이와 관련된 배경이 많이 나옵니다.  일단 원자력 발전소가 나오구요.  방사능 위험 표식도 나옵니다.  그외 과거에 존재했던걸로 파악되는 파괴된 도시의 모습이 언듯 나오기도 하죠.  
원자력과 파괴된 도시의 모습.  뭘 상징할까요.  뭐 그냥 자연파괴라 생각해도 되고 일본의 경험에 비추어 생각하셔도 됩니다. 

하야오 작품은 크게 두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인간중심적 사고관 즉 도구적 이성의 폐해와 그의 대립점으로서의 다양한 상징들이죠.  근대 합리적 이성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데카르트는 인간을 중심에 세우게 됩니다.  생각하는 인간이 존재한다는 명증성에서 시작된 그의 세계의 재구축 작업의 핵심은 중심에 선 인간. 생각하는 내가 존재한다 것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이는 내가 생각에 속하는게 아니라 생각이 나에게 속한다는 것입니다.이렇게 되면 개인은 자기 투명성을 가지게 되지요.  자기투명성이란 내가 내자신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완전한 자율성을 가진채 그 어떤 것도 나의 사유와 인식을 방해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코키토가 인간을 중심에 세운건 좋았는데 이게 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게됩니다.  목적지향적이게 되고 효율성만을 추구하게 되고 그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게 되죠.  이것이 바로 인간 이외의 것은 전부다 도구화시켜버리는 도구적 이성입니다. 
 중심에 인간을 놓고 자신만을 보증하는 이런 식의 주체성은 주변의 것들에 대한 극히 파괴적인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생태 파괴적이고 환경 파괴적인 모습말이죠.  그뿐인가요?  자기자신만을 보증하다보니 자신 이외의 인간 역시 도구화시키게 되죠.

이러한 인간과 자연을 도구화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나타난 극적인 무기가 바로 핵이죠.  핵이라는 무기는 자연을 도구의 대상으로 삼았다기보다는 인간을 도구의 대상으로 삼았을때 나올 수 있는 물건이죠.  적국의 인간을 빠르고 신속하고 저렴하게 없앨수 있는 가장 확실한 살상무기.  이러한 사고방식은 타국의 인간을 인간이 아닌 도구로 여기기에 가능한 사고방식입니다.  더 무서운건 이러한 사고방식이 과연 자국의 인간에게도 그대로 투영될 가능성이 높다는거죠.  이러한 이성의 폭력을 잘나타나는 것이 2차대전 당시 제국들이 자국국민들에게 행한 또다른 폭력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도구적 이성이라는 것은 모든 인간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합리적 이성의 광기라는거죠.




사이비종교
또 한가지 인상깊은 것은 초반에 나오는 사이비 종교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뭐 종교단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의식을 행하는 장소같은 것이 보이기때문이죠.  그런데 뭐 종교단체라고는 하지만 중화기로 무장하고 있는지라 사실상 테러단체와 비슷하다고 봐도 될것 같네요.  사실 저런 단체는 현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되죠.  여러가지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역시 가장 큰 원인은 인간소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봅시다.  오늘날 문명은 극도로 발달하여 정말 상상하는것은 무엇이든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세상에서 과연 여러분은 행복하십니까?  분명 전체적인 부는 엄청나게 증가하여 굶어죽는 사람이 없어야하지만 여전히 그런사람들은 넘쳐나는 것이 현실이고 발달한기술은 인간의 부담을 줄여주긴커녕 되려 더 늘리는 모순만을 가져오게 되죠. 
이러한 상황에서 극심한 인간소외가 발생합니다.  관계의 단절.  군중속의 외로움.  이런것이 현대사회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인간소외현상이죠.  결국 사람은 다른 무언가에 의지하려들게되고 이러한 나약해진 인간성을 표현하는 상징이 바로 극중 사이비단체가 되는겁니다. 


두가지 결말
이 뮤직비디오는 두가지 결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가지는 날개달린 소녀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탈출에 실패하여 모두 죽음을 맞이하는 결말과 탈출에 성공하여 바깥으로 나가 날개달린 소녀를 저 하늘로 보내는 결말입니다. 이러한 두가지 결말을 동시에 담고 있는 것은 하야오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개인적 고뇌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생각됩니다.  그의 작품을 연대순으로 유심히 살펴보면 그의 생각의 변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도구적 이성 비판이라는 대명제는 그대로 유지가 되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의 고뇌이지요.

이러한 그의 고민이 단적으로 들어나는 작품이 바로 나우시카와 원령공주입니다.  나우시카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화해에 대한 대단히 긍정적인 사고를 발견할 수 있지만 10년후 원령공주에서는 타타라 마을 사람들을 통해 그의 변형된 생각을 엿볼 수 있게 되죠.  즉 인간문명의 어쩔 수 없는 측면이라고나 할까?  
사실 이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주는 두가지 결말이 나우시카와 원령공주에서 보여주는 고민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중요한건 인간의 선택의 문제라는거죠.  두가지 결말이 보여주듯 스스로 자폭하거나 아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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