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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캅(1987), 대기업의 권력기관화와 전국민의 로보캅화 본문

영 화/80's 영화

로보캅(1987), 대기업의 권력기관화와 전국민의 로보캅화

유쾌한 인문학 2010. 2. 2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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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캅(RoboCop)
폴 버호벤의 8번째 장편영화로 1987년에 개봉한 영화이다.  사실 뭐 로보캅을 가지고 무언가 부연설명을 한다는거 자체가 조금 웃기게 느껴진다.  아무리 오래된 영화라도 로보캅 내용이나 다들 알테니 말이다.  뭐 그래도 설명해보자면 머피라는 형사가 죽게되고 그를 로봇으로 만들게 된다.  모든 기억을 지운채 얼굴만 남기고 완벽한 로봇으로 만들어내는가 했지만 그의 남아있는 뇌가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자신을 죽인 자들을 체포하려고 한다.  그러다 그 이면에 자신을 만든 회사인 OCP의 중역이 연관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영화가 상당히 재미있는 영화인데 단순한 로봇이 나온 SF영화라고 보기에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게 된다.  일단 영화가 개봉된 1980년대 후반은 레이건 정부시절이라는 것과 영화의 배경이 되는 디트로이트시 거기다 이영화에선 극중내에서 뉴스를 계속 보여주게 되는데 그 뉴스를 통해 나오는 내용들까지.  정말 다양한 요소들을 품은채 SF영화를 만들어버린 것이다.  정말 놀라운 감독이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뉴스와 광고 장면은 정말 중요한 장면들이다.  영화처음에는 인공 심장의 광고가 나오는데 그것의 제조사가 야마하이다.  그리고 한참뒤에는 멕시코 반군과 관련된 뉴스가 또 나오게 되고 그뒤에는 우주에 있는 방위 위성이 오작동을 하여 지상으로 레이저를 쏘아버려 불이났다는 뉴스가 나오고 그외 파업과 관련된 뉴스들이 많이 나오게 된다. 

간단한 내용은 아니지만 전부다 짚어보겠다.




1980년 미국과 브레튼우즈체제의 붕괴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간단히 언급해보자면 오일쇼크가 두차례에 걸쳐 터지고 극심한 스태크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그 원인은 브레튼우즈체제가 가지고 있던 모순에서 비롯되는바 미국은 당시 금1온스에 35달러의 환율을 약속하게 된다.  물론 이것이 유지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달러가치의 일정한 유지이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시켜야 하고 그와동시에 적정수준의 금을 항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은 엄청난 대외원조와  베트남 전쟁으로 인하여 엄청난 량의 달러를 뿌려대게 되고 그로인하 달러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결국 미국내의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닥쳐오게 되고 그와 동시에 경기침체가 나타나게 되는바 바로 스테그플레이션이다.   

끝도 없는 달러화가치의 하락으로 인해 금본위제도가 유지되기 힘들어지게 되다 급기야 닉슨대통령은 이를 포기하기에 이른다.  거기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일본의 도전이 거세게 다가오게 되고 그로인해 자국의 자동차 산업의 핵심인 디트로이트시가 몰락을 시작하게 되는 시점이다.  극중에서는 이것을 표현하기위해 인공심장의 제조사가 야마하라는 식의 장치를 사용하게 된다.  아무튼 이때 레이건이 당선되게 되는바 레이건은 이때부터 강력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들고 나오게 되면서 시장에 대한 국가개입을 축고하고 복지를 약화시키게 된다.  그에 대한 반동을 극심한 파업이 생겨났음은 말할것도 없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극중에서는 지속적으로 파업과 관련된 뉴스가 나오게 되고 극중에서의 경찰들도 계속 파업을 시도하려는 행동들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제3세계 민중운동과 레이건의 스타워즈계획
미국이 금태환정지선언을 하고 IMF는 변동환율제를 쳬택하면서 경제질서에 극심한 변화가 생겨나게 된다.  이때 나타나게 되는 또다른 현상은 바로 제3세계의 민중운동이다  60년대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국가가 독립을 하게 되고 그 이후 다양한 제3세계에서 반미현상이 생겨나게 된다.  이러한 반미현상은 민족주의적 성향과 엮이게 되고 그중 가장 인상깊은 곳은 바로 남미이다.  극중에서 나오는 멕시코 반군과 관련된 뉴스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일정부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듣기로는 멕시코내에 좌파반군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느슨하게나마 일치하지 않는가 생각된다.



1980년대에 레이건 정부시절 레일건이라는 기구를 이용하여 성층권에서 탄도미사일을 맞출 수 있는 실험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레이건의 스타워즈 계획.  즉 SDI  우주전략방위계획이다.  당시에 시도되다가 금방 폐기된 계획인데 영화에서 나오는 그 장면은 바로 이 계획에 대한 비판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한마디로 그거 잘못운영하다 불이나 내지말라는 조롱의 의미인 것이다.  그외에도 인상깊은 광고장면이 하나 있는데 홈게임기의 광고이다.  일종의 전쟁게임인데 그 광고가 나오면서 나오는 문구가 상당히 재미있다.   핵공격은 선제공격이 중요하다는 식의 광고문구이다.  이역시 당시 있었던 구 소련과의 군비경쟁을 빗댄 조롱에 다름아니다.  아래의 스샷의 왼쪽이 바로 그 장면이다. 

한가지 더 짚어보자면 그중 악당들이 마약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장면이다.  어째 마약을 처리하는 과정이 자동차 생산 과정과 거의 흡사하다.  즉 포드주의식를 빗댄 것인데 사실 당시 포드주의도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게 된다.  포드주의의 목적은 생산성의 극대화이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기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그러다 다양한 저항이 생겨나게 되고 이는 다양한 파업으로 나타난다.  사실 로보캅이라는 영화에서 파업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입만벌리면 경찰들은 파업하겠다고 난리이니 말이다.  결국 이러한 파업으로 인해 포드주의는 되려 생산성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그로 인해 변화를 요구받게 된다. 




대기업의 권력기관화와 전국민의 로보캅화
이상으로 극중에서 나온 다양한 당대의 주요 사안과 그에 대한 비판점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 작품의 진짜 핵심적 비판점은 바로 극중에 등장하는 OCP라는 거대 기업이다.  극중의 상황은 하나의 대기업이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지배력은 도를 넘어서 공권력에까지 미치게 되어 디트로이트시의 주요 치안을 담당하기에 이른다.  
미국 사회가 극도로 혼란스러워지고 실업률과 범죄율이 늘어나자 경찰들의 희생도 덩달아 늘어나게 되고 이에 OCP는 로봇을 만들어 치안에 투입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첫번째 로봇은 대실패로 끝나게 되고 뒤이어 만들어진 두번째 로봇이 바로 로보캅인 것이다.  

이러한 대기업의 권력기관화 현상에 대해서 당대에 로보캅이라는 영화를 통해 비판점이 생겨나었지만 그 비판은 유효하지 않았고 신자유주의의 확산과 더불어 대기업은 극단적으로 거대화되게 된다.  사실 로보캅이라는 영화는 레이건의 신자유주의가 불러올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여 만들어낸 일종의 디스토피아적 세계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로보캅의 세계관은 많은 부분에 있어서 현대와 많이 닮아있는 꼴이다.  아마 미국은 거의흡사하지 않을까 판단된다.  

우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비공식적으로 절대적 권력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들의 횡포가 눈에 띄인다.  대기업의 총수들은 법위에 군림하고 그들을 위해서 온국가가 총성을 다하는 꼴이다.  그들이 불법을 저질러도 그들이 우리를 먹여 살린다는 괴상한 논리를 펼치며 옹호하기에 바쁘고 어떻해서든 그들의 발밑에 서는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이자 이 사회에서 최고의 성공으로 여겨지니 말이다.  굳이 그 회사의 직원으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과거 우리가 보았듯 장학생이니 뭐니하는 식의 명목으로 결국 이렇게 저렇게 대기업과 연관이 맺어지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나타나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사회양상은 로보캅이라는 존재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상징된다.  로보캅은 어떤존재인가?  원래는 인간이었지만 기업에 의해 로보캅이라는 회사로 만들어지고 그는 회사가 부여한 임무에 따라서 활동하게 된다.  그리고 그 로보캅은 절대로 그 회사의 임직원은 체포할 수도 살해할 수도 없다.  그것이 그에게 부여된 임무이기때문이다.  이러한 로보캅의 모습은 위의 문단에서 설명한 우리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  즉 로보캅은 이미 우리사회 전반에 가득 차있다는 것이다.  결국 대한민국 국민의 대부분은 로보캅과 다를바 없다고나 할까? 

이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면 극중 최고의 악당을 처지하게 되는데 대기업이 간부를 처치할 수 없다는 임무에 의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기업 사장이 그를 해고 시키자 그제서야 그를 없애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러한 장면 역시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이다.  자유의지에 의해 자신을 옭매는 임무에서 해방되었다기보다는 결국 대기업 사장의 명령에 의해 해방된것이니 말이다.  그렇지 아니한가?




마무리
이상으로 이영화의 다양한 측면을 살펴보았다.  난 감히 말하건데 폴 버호벤 감독은 이시대 최고의 거장의 반열에 오른 감독이라 말하고 싶다.  그의 영화는 절대 어렵지 않다.  아주 대중적이고 너무 쉽고 재미있는 영화들이다.  그러면서 영화속에 담겨져있는 주제의식이 정말 하나하나 버릴 것이 없다.  심지어 쇼걸 마저도 말이다.  영화라는 매체를 이렇게 잘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놀랍고 폴 버호벤 감독이야 말로 영화라는 매체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가 되지 않는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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