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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2003), 통합의 강조와 개인책임의 공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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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The Missing)
론 하워드 감독의 16번째 작품이다. 이 영화도 상당한 재미를 보장한다. 사실 론 하워드 영화보고 재미없다는 말은 왠만해선 나오기 힘든게 현실이라. 이 작품은 서부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다. 론 하워드 영화중에서 서부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한개 더있으니 92년도에 개봉한 파 앤 어웨이가 그것이다. 하지만 서부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다고 하여 론 하워드의 두 영화가 서부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서부개척을 배경으로 하기에 전체적인 배경을 통한 의미론적 구성요소는 서부영화와 동일시를 이루지만 구문론적 일관성은 약간 부족하지 않는가 생각된다. 따라서 서부영화라고 보기는 힘들고 당시 시대적 배경을 잘 활용한 납치영화 정도로 정리가 가능하겠다.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서부의 어느 개척 마을 근방에서 목장을 하고 있는 모녀들 중 큰 딸이 인디언 마법사에게 납치 당한다. 그들이 납치한 이유는 인신매매를 위해서이다. 기병대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기병대는 이들을 외면하게 되고 이때 극중 토미 리 존스가 추적에 나서게 된다. 토미는 극중 케이트 블란쳇의 아버지인데 그녀가 어린시절 인디언이 되겠다고 가족을 버리고 떠나버린 인물로서 부녀사이가 아주 안좋은 그런 상황이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둘은 같이 추적에 나서게 되고 마지막엔 납치당한 딸을 구하게 되고 토미는 죽게 된다는 뭐 그런 내용이다.
통합의 강조와 개인책임의 공존
설정이 아주 흥미로운데 인디언이 되겠다고 떠나버린 아버지와 추적 도중 또다른 인디언을 만나 같이 추적하게 되는 장면 그리고 납치범 역시 인디언 마법사인데 마법사는 특별히 백인들만 납치한다기보다는 여자이기만 하면 무조건 납치하여 인신매매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상 깊은 장면은 인디언 마법사가 극중 케이트를 마법으로 죽이려들때 그녀를 구하기 위해 행해지는 인디언 주술과 동시에 외쳐지는 성경의 구문 외움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인디언들을 무슨 마법이나 부리는 그런 사람으로 폄하하였다는 식으로 말하긴 하는데 사실 그렇게 보기는 조금 힘들지 않는가 판단된다. 극중 악당인 인신매매 마법사는 백인들을 증오한다는 식의 대사를 딱 한번 말하긴 하지만 그의 행동을 보자면 백인, 인디언 할 것 없이 무차별적으로 납치해서 팔아먹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의 최대 목적은 돈이다. 더욱이 인신매매범들은 인디언만으로 구성된 집단도 아니다. 따라서 증오니 뭐니 하는 말들은 갖다붙인 핑계에 불과하고 그냥 단순한 인신매매범으로 한정시키는게 옳다. 이 캐릭터를 통해서 인디언만을 악당으로 만드니 뭐니 하는 것은 아주 도식적인 사고방식에 불과하다.
만약 그렇다면 인디언 문화를 동경하여 인디언이 되길 희망했던 토미 리 존 스는 뭐로 설명할텐가? 이 작품의 핵심은 되려 토미의 행위와 추적 과정에서 나타나게 만나게 되는 인디언과의 관계 그리고 극중 엄마인 케이트가 마법사에게 주술로서 당할때 나타나게 되는 주술과 성경의 만남이다. 이는 두 문명권의 이해적 성격을 띄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건 인디언 문화 자체를 서양의 그것으로 동화시키려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동일선상에 선채 둘은 공존하는 양상을 보여주게 되며 그 이해의 극치가 바로 치료장면인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꽁꽁 숨겨져있는 이 영화가 가지는 주된 목적이 여실하게 들어나게 된다. 겉으로 확연히 들어나는 가족간의 사랑과 화해라는 대주제 아래에 숨쉬고 있는 두 문명간의 이해 그 아래에는 또 다른 것이 숨쉬고 있다. 그것은 바로 화해를 통한 통합 가능성 바로 그 자체에 존재한다. 이 영화가 나온 시점이 2003년도인데 그때는 이라크전쟁이 막 발발한때이다. 미국이라는 국가는 그 시작부터 사실 존재에 많은 위험성이 따르는 국가성을 지닌 나라이다. 수많은 이민자들로 만들어진 나라. 수많은 문화들이 공존하는 나라. 이것들을 하나로 묶어 하나의 국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통합과 애국심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그것을 위해 영화라는 매체가 아주 잘 활용된다.
그렇기에 초기 헐리웃 영화들이 지속적으로 국가주의적 통합 양상을 상징적으로 내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 또한 마찬가지이다.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가장 이질적이고 반목적인 두 문화권을 은근히 이해시키는 양상을 보여준다. 괜히 미국 영화에서 가족간의 사랑과 화해, 통합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은유된 통합을 통해 전체의 안정을 추구하는 하나의 방법론이 되겠다. 재미있는건 이 영화에서 위기의 상황에 국가는 손을 놓아버린채 문제를 해결하는건 개인이라는 점이다. 보통 이런 영화는 마지막 장면즈음 이르러 기병대가 등장하여 해결을 해주는 양상을 띄게 마련인데 의외로 기병대는 끝까지 돌아오지 않는다. 이부분이 아주 특이한 부분이다. 통합의 유도와 동시에 나타나는 개인책임의 영역.
마무리
이작품은 한계점이 뚜렷하다. 위에서 언급한 사실 그외의 시도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당시 인디언들과 서부에 정착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도 솔직히 자세히 표현되지 않아 두리뭉실하게 처리되어있고 극중 케이트 블란쳇이 아버지와 화해하는 일련의 과정도 솔직히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 이유야 간단한바 영화가 추구하는 결과가 중요한거지 그 원인과 과정을 일일이 따져서 책임 소재를 묻는건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단순한 상업영화 딱 여기까지이다.
사실 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를 가만히 보고 있자면 이사람은 뭐랄까. 뭔가 특별한 어떤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도 힘들고 작품들의 편차도 상당하지라 일괄적으로 말하기 힘든 부분이 존재한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내려지는 결론이 하나 있는데 이 감독은 정말 그냥 단순한 아주 뛰어난 흥행 영화감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구나 뭐 그정도? 어쨌든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이다.
[영 화/론 하워드] - 신데렐라맨(2005), 파토스와 서사구조, 언어문자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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