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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1995), 라스베가스의 상징과 이민자 문제 본문

영 화/90's 영화

카지노(1995), 라스베가스의 상징과 이민자 문제

유쾌한 인문학 2010. 3. 31.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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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Casino)
마틴 스콜세지의 16번째 장편 영화이다.  이 작품에서도 로버트 드니로가 출연하는데 로버트 드니로와 스콜세지와의 관계는 이 작품에서 끝이 난다.  정말 영화사적으로 이렇게 엄청난 콤비가 또 있었을까?  비열한 거리, 택시드라이버, 뉴욕 뉴욕, 분노의 주먹, 코미디의 왕, 좋은 친구들, 케이프 피어, 카지노까지 총 8개의 작품에 로버트 드니로가 출연하게 되는바 카지노가 16번째 장편영화이니 사실상 당대 스콜세지 영화의 절반정도에 출연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런데다 스콜세지 감독의 핵심적인 작품에만 고루고루 출연하여 스콜세지 감독의 명성은 물론 로버트 드니로의 명성도 동시에 쌓아올리니 어찌 인상 깊다 하지 않겠는가?  아 그리고 이 작품에서 조페시도 같이 출연하고 샤론 스톤도 출연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보았을때 좋은 친구들과 크게 다를게 없어보이기도 하는 작품이다.  좋은 친구들에서 조페시가 맡은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카지노에서도 조 페시는 아주 잔인하고 포악한 면모를 보이고 로버트 드니로는 그런 포악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뒤에서 어슬렁거리는 마치 보스 같은 그런 느낌을 강하게 주게 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좋은 친구들이 뉴욕에서 일어난 마피아의 일이라면 카지노는 그 공간적 배경을 라스베가스로 옮긴것에 다름이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지기도 한다.  극중에서 조 페시의 역할이 결국 마피아 보스로 성장하니 말이다.

아무튼 스콜세지 감독이 보여주는 이민자 문제와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주제에 대한 관심은 정말 엄청날 정도이다.  잊을만하면 들고나오니 말이다.  그의 작품 세계를 유심히 돌아보자.  초기 세작품인 68년 누가 내문을 두드리는가, 73년 비열한 거리, 76년 택시 드라이버에서 그는 연속적으로 이민자 문제를 치고 들어간다.  하지만 초기 세작품은 이민자의 문제가 수면아래 있는 형태이지 직접적으로 건들지는 않는다.  주로 뒷골목에서 살아가는 이민 빈민층들의 삶의 양상을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뒤 90년도에 좋은 친구들이라는 작품을 통해 스콜세지 감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 마피아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루기 시작하고 그 좋은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95년 카지노 라는 작품으로 들고오되 범위를 확장시키게 된다.  아무래도 라스베가스라는 공간이 뉴욕과는 또다른 측면에서 다양한 상징성을 가지기때문이다.  그 후 그는 2002년 갱스 오브 뉴욕으로 다시 이민자 문제를 건들기 시작한다.  결국 그가 짚어낸 이민자 문제와 관련된 영화는 총 6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다른 작품들이 이 6개의 작품과 전혀 주제의식을 공유하지 않는것은 아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소주제에 불과한 것이고 스콜세지 감독이 보여주는 대주제는 도시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에 대한 극리얼리즘적 고찰이라고 할 수 있다. 


Copyright (c)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라스베가스의 상징과 미국 그리고 이미지 해석
라스베가스라는 도시는 실로 상당히 재미있는 곳이다.  사막한 가운데 도저히 도시가 들어설 수 없는 곳에 위치해 자리잡고 있는 초거대도시.  그리고 이 도시를 먹여 살리는 주된 산업은 도박이다.  이 도시가 유지되기 위해서 필요한 저 수많은 네온사인과 하루에 소비하는 엄청난 분량의 물 따위를 공급하기 위해 매일매일 뿌려지는 돈의 액수가 엄청난 것으로 알고 있다.  존재할 수 없는 곳에 존재를 유지하려니 그럴 수 밖에.  이러한 도시가 생성될 수 있는 주된 이유는 바로 자본 그 자체에 존재한다.  즉 존재할 수 없는 곳에 거대도시를 만들고 싶은 것을 두고 자본의 욕망이라 칭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본의 욕망이 만들어낸 도시속에서 생성되는 수많은 또다른 개인적 욕망들은 자본을 향한 욕망이라 칭할 수 있다.  자본의 욕망이 어디까지인지는 알 수 없으나 확실한건 라스베가스라는 도시가 그 정점에 서있는 것은 확실하다.  부존재를 존재로 만들어낼 정도의 욕망이니 정점이라 칭할 수 밖에.  거기에 그 자본의 욕망이 꿈꾸던 바로 그 자리에서 자본은 개인의 욕망을 잉태해내니 온갖 종류의 욕망들이 꿈틀되게 되며, 그 개개의 욕망들이 보여 자본의 욕망이 꿈꾸던 것을 이루어주게 된다.  결국 자본의 욕망을 이루어주고 받쳐주는 그 힘은 바로 파편화된 개인에게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온갖 욕망들을 끌어모으는 라스베가스라는 공간은 미국 그 자체를 상징하게 된다.  라스베가스가 사막 한가운데 자본의 욕망으로 만들어진 도시라면 그와 마찬가지로 미국이라는 국가 역시 남의 땅을 유럽인이 가지고 있던 자본을 향한 욕망으로 인해 강탈하여 세운 나라이니 말이다.  그렇게 미국과 라스베가스는 하나의 닮은꼴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 두개의 닮은꼴 공간은 끊임없이 사람들을 유혹하게 된다.  라스베가스는 일확천금이라는 달콤한 목소리로,  미국은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달콤한 목소리로 사람을 유혹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은 위의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스샷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두번째 스샷은 한밤중에 하늘에서 내려다본 라스베가스의 모습이다.  주변엔 아무것도 없는 마치 허공에 떠있는듯한 라스베가스의 모습은 과연 저 도시가 정말로 실존하는 도시인지라는 의문을 들게 만든다.  이 장면을 통해 라스베가스가 가지는 허구성을 직설적으로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세번째 스샷도 인상적이다.  전구가 깨지는 장면인데 그것을 아주 느리게 표현하게 된다. 

재미있는건 그 전구가 깨지는 과정에서 전구 표면에 균열이 생겨날 것인데 그 균열이 마치 남자의 정자처럼 생겼다는 것이다.  정자들이 오른쪽을 향해 미칠듯이 달려가는 양상을 보여주는데 이장면 역시 라스베가스 또는 미국이 외치는 허구적 달콤함에 속아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인간 양상을 정확히 짚어낸 장면이라 볼 수 있다.  네번째 스샷은 어떠한가?  보석을 보고 있는 샤론 스톤의 모습인데 아주 흔들리게 찍어 우리에게 제시하게 된다.  저장면 역시 개인적 욕망의 모호함을 표현하는 장식이 되는 것이다. 


Copyright (c)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외부인인 이민자
위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라스베가스와 미국은 자본의 욕망으로 생겨난 공간이기에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수많은 개인들을 불러들이게 된다.  라스베가스는 도박을 통해 일확천금이라는 환상을 심어 사람들을 유혹하고 미국이라는 국가는 아메리칸 드림을 통해 자유와 평등이라는 이름하에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 사람들을 유혹하게 된다.  따라서 수많은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몰려가게 되고 그와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라스베가스로 몰려가게 된다. 

이러한 양가적 측면 즉 한편으론 미국으로 유입된 사람이자 또 한편으론 라스베가스로 유입된 것이라는 점을 극중 주인공을 통해 정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이 영화의 일관성이 유지되는데 스콜세지 감독은 주인공들의 신분을 통해 이를 정확히 만족시키게 된다.  그를 위한 방법으로 첫째 이 영화가 등장하는 사람들은 전부 이민자들이다.  로버트 드니로는 유태인으로 설정되고 존 페시는 이탈리아 사람으로 설정이 된다.  그리고 두번째로 둘다 라스베가스 외부에 살다가 라스베가스로 들어간 인물이라는 설정을 부여하게 된다.  이러한 사소해보이는 캐릭터성의 부과는 영화의 전체적인 주제성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아무튼 극중 주인공들은 외부에서 라스베가스로 들어와 사업을 벌이는 인물들이다.  그렇다보니 극중에서 끊임없이 라스베가스 토박이들과 문제가 생겨나게 된다.  아무래도 라스베가스의 핵심적 부분은 전부 토박이들이 차지하고 있을테니 말이다.  그렇기에 외부인들은 토박이들의 요구에 적당히 맞춰줄 수 밖에 없다.  취직을 원하면 취직을 해줘야 하고 여자를 원하면 여자를 공급해줘야 한다.  하지만 로버트 드니로는 이것에 화가나 결국 무능한 토박이 직원을 해고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로버트 드니로는 엄청난 행정적 보복을 당하게 된다.  물론 존 페시 역시 그들에게 찍혀 경찰과 FBI에게 블랙리스트로 오르고 말이다.

이러한 두주인공과 라스베가스 토박이들의 충돌적 양상은 넓게 보아 미국사회에서 이민자와 순수 미국인의 충돌적 양상으로 상징된다.  재미있는건 따지고 보면 순수 미국인이라는 것도 자기들이 진짜 주인이라고 우기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자기들도 결국 유럽에서 건너온 이민자에 불과하니까 말이다.  이러한 아이러니가 상당히 재미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이부분을 아주 직설적으로 드러내진 않고 은유하게 되고 스콜세지의 2002년도 작품인 갱스 오브 뉴욕에서 이부분을 전면으로 다루게 된다.

극의 마지막에 이르면 다들 예상하시다시피 두 주인공의 관계는 극한의 갈등양상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것은 스콜세지의 앞선 작품들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인바 갱스터들의 우정따위에 대한 비웃음이라고나 할까?  이런 부분에서 우리나라 조폭영화와의 질적인 차이점이 드러나게 된다.  스콜세지의 조폭영화와 우리나라 조폭 영화의 차이점이 뭘까?  간단하다.  우리나라 조폭영화가 확뜨기 시작한건 '친구'부터라고 볼 수 있다.  재미있는건 친구라는 작품은 조폭영화이지만 절대로 지나친 미화를 하지 않는다.  

완화된 스콜세지식으로 조폭의 실상을 전면으로 드러내버린 작품이라고나 할까?  물론 당시 우리나라 사회적 한계때문에 표현이 좀 약하긴 하지만 친구라는 그런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그 이후에 등장하는 조폭 영화들은 대부분 조폭들을 꾸미기 시작한다.  바로 이지점에서 스콜세지의 갱스터와 우리나라 조폭영화의 차이점이 들어나게 된다.  즉 리얼리즘적 성향의 문제인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 연출가들이 과연 그걸 모를까?  글쎄..   이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이다.


마무리
세시간 남짓 되는 작품인데 꽤나 재미가 있다.  스콜세지 초기 작품들은 정말 지겨워서 못봐줄 정도의 영화들이 많은데 후기로 다가가면 갈수록 대중성을 만족시키는 부분이 많이 눈에 띈다.  이 작품도 러닝타임은 꽤나 길지만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뭐니 뭐니해도 샤론 스톤의 모습을 보는게 가장 좋았다고나 할까.  스콜세지 감독은 이 다음 작품으로 티벳 문제를 건들고 들어간다.  쿤둔이라는 작품인데 당시 국제 정세상 티벳문제가 전면으로 드러나오는 시점이었고 꽤나 흥미로운 주제이기에 많은 티벳 영화들이 생산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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