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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거리(1973), 뒷골목 이태리 이민자들의 삶 본문

영 화/70's 영화

비열한 거리(1973), 뒷골목 이태리 이민자들의 삶

유쾌한 인문학 2010. 8. 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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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거리(Mean Streets)

많은 분들이 조인성의 비열한 거리를 생각하시겠지만 이 영화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비열한 거리로서 그의 세번째 작품이 된다.  중간에 다큐멘터리가 하나 더있어 그것까지 계산하면 총 4번째 작품이 된다.  이 작품은 그의 첫번째 작품인 누가 나의 문을 두들이는가? 와 시리즈로 엮이는 작품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내용적으로 이어지고 그런것은 아니고 이태리 아메리칸의 삶을 조명하는 것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이 작품은 뉴욕 필름 페스티발에서 대단한 호평을 이끌어내게 되고 칸 영화제에도 출품되게 된다.  이 작품에 출연한 로버트 드니로는 비열한 거리와 함께 대단한 신예로서 인정받게 되고 그 덕분에 연이어 코폴라의 대부2에 출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한다.  그리고 하비 케이텔도 연달아 출연하게 된다.  이 작품 이후 마틴은 존 카사베츠 감독과도 인연을 맺게 된다.  가만히 보고 있자면 인복이 참 많은 감독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용을 간단히 언급하자면 이태리 이민자인 찰리(하비 케이텔)는 신실한 카톨릭 신자이자 정신적으로 불안한 쟈니 보이(로버트 드니로)와 가까운 친구사이로서 항상 그를 돌봐주고 있는 형편이다.  그리고 쟈니 보이의 사촌여동생이 한명 있는데 그녀와 찰리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찰리에게는 마피아 두목인 삼촌이 있는데 삼촌은 찰리에게 레스토랑을 맡기려고 하면서 내거는 조건이 쟈니 보이와 사촌 여동생과의 관계를 끊으라는 것이다. 

한편 쟈니 보이는 동네친구이자 고리대금업자인 마이클에게 3천달라나 빚을 지고 있는 상황으로 이를 갚지 않고 계속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마이클은 계속 찰리에게 쟈니 보이를 데리고 나오라고 말하게 되고 찰리는 자신의 일도 아니면서 이를 두고 아주 안달하게 된다.  사실 쟈니 보이는 마이클 외에도 이곳 저곳에 빚을 많이 지고 있는데 일은 하지도 않으면서 툭하면 술집에서 손님들 전체에게 술을 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게 되고 급기야 마지막엔 마이클에게 총으로 협박하는 일마저 벌어진다.  이에 찰리는 쟈니 보이와 그의 사촌여동생을 다른 곳으로 빼돌릴려고 차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마이클이 쫓아와 쟈니 보이를 살해하게 된다.





뒷골목의 이태리 이민자들의 삶
이 작품은 110분 가량 정도 되는 영화인데 초반에 40분 가량은 도대체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게 진행된다.  만약 사람 얼굴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분이라면 아예 인물 구분도 안갈정도로 대단히 뭔가 툭툭 내던지듯 진행이 된다.  찰리를 중심으로 둔채 여기서는 마이클과 얘기가 나오고 그다음 쟈니와의 얘기가 또 나오는 식으로 시퀀스가 툭툭 반복적으로 제시되는데 극의 초반에는 이러한 각각의 시퀀스가 도대체가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그러다 극의 후반에 이르면 얽히고 섥혀있던 이야기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바 여기에서 시나리오 구성이 나쁘진 않다는걸 알 수 있게 된다.

영화의 가장 첫시퀀스로 성당장면이 나오는데 그장면에서 그는 매주마다 와서 하는 고해성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죄를 지었으면 자기식으로 회개를 할 것이며 회개엔 고통이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고통은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이 있다고 하면서 후자가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말한다.  극의 초반에 나오는 이 성당에서 보여주는 찰리의 생각은 찰리가 보여주는 일련의 행동을 설명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 찰리의 행동이 대단히 이해하기 힘들다고나 할까?  어떻게 보면 좀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아무리 친한친구라고 하지만 개망나니에 다름없는 쟈니 보이를 왜 저렇게까지 감싸도 도는 걸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드는바 그러한 일련의 행위는 저러한 영혼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기 스스로 부여한 종교적 제의와 같은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행동은 챨리가 살아온 공간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는데 그가 살아가는 곳은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살아가는 뒷골목이다.  아주 후지고 어떻게 보면 위험하기도 한 그런 뒷골목에서 자신 역시 범죄에 걸쳐서 삶을 살아가게 되는바 자신이 행하는 범죄와 종교적 가치관의 충돌이 혼란스러우면서 이해하기 힘든 행위를 불러오는 것이다.  항상 챨리는 동네 친구들을 도와준다고 생각하며 쟈니 보이를 돌봐주게 되지만 사실 그는 친구들에게 철저하게 이용당할뿐이다. 

쟈니 보이가 저렇게 행동할 수 있는 이유는 챨리가 자신의 삼촌에게 사정을 말해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챨리는 항상 친구들을 도와준다면서 자신의 범죄적 행위에 대한 회개를 끊임없이 수행하지만 레스토랑의 경영권 문제 때문에 절대로 삼촌에게는 말하지 않는다.  이것이 찰리가 보여주는 아이러니이다.  결국 나름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불에 손을 대는 등의 제의적 행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친구들을 도와주려하지만 따지고 보면 자신의 뒷골목에서의 위치적 입장을 고려한 행위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양상은 미국 이민자들이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미국으로 이민온 사람들이 꿈꾸는 단 하나의 가치는 바로 아메리칸 드림이다.  누구든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  아메리칸 드림이 보여주는 희망은 바로 물질적 가치의 획득에 있어 무차별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것들은 실상 하나의 허구적 말에 불과한 것이고 미국 역시 철저하게 계급사회인 것이고 이에 이민자들은 좀더 손쉽게 부를 이루기 위해 범죄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러한 아메리칸 드림의 허구성과 그로 인한 폐해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영화의 캐릭터들이다.  마이클과 쟈니보이는 각각 범죄에 빠져든 인물들 그 자체를 보여주게 된다.  찰리의 경우는 조금 독특한데 마틴 스콜세지의 말을 빌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바 마틴 스콜세지는 자신이 살아온 동네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은 깡패와 갱 두목 그리고 신부였다고 한다.  정당한 노동보다는 편하고 빠르게 존경과 돈을 얻을 수 있는 직업군을 선호하는 현상이라 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 갱 두목과 신부라는 가치관을 놓고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로서 찰리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마무리
이 작품은 나름 범죄 영화 한부류로 넣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뭐랄까.  갱스터 영화도 아닌 것이 느와르라고 보기도 아주 힘든 작품이다.  뭐 마틴 스콜세지식 범죄 영화라고 칭해도 무방하리라.  이 작품이 보여주는 주된 미덕은 범죄 영화 특유의 과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냥 뒷골목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일들을 소소히 내보이는 방법론이고 이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 개인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작품 이후 74년에 '엘리스는 이제 여기 살지 않는다'라는 작품을 만들게 되고 76년에는 영화사에 길이남을 최대의 명작 택시 드라이버가 탄생하게 된다.  결국 이 작품은 마틴 스콜세지의 초기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독특한 실험정신이 돋보이긴 하지만 영화 자체는 그렇게 재미있다고 보긴 힘들다.  처음봤을땐 이해하기도 힘들고 말이다.  하지만 이작품을 두번보게 된다면 구성이 아주 탄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바로 이런 맛에 위대한 거장의 초기작품들을 보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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