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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둔(1997), 티벳의 고통과 비폭력저항의 아이러니 본문

영 화/90's 영화

쿤둔(1997), 티벳의 고통과 비폭력저항의 아이러니

유쾌한 인문학 2010. 4. 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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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둔(Kundun)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17번째 장편영화이다.  전작 카지노에서 더욱 심화된 이민자 문제를 건들인 그는 갑작스럽게 티벳으로 향하게 된다.  사실 이시점하여 티벳영화가 꽤나 많이 등장하게 되는데 가장 유명한건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티벳에서의 7년이 아닐까?  그 작품도 쿤둔과 같은해에 개봉하게 되는 덕분에 쿤둔은 완벽하게 묻혀버린다.  역시 스타파워는 이길 수가 없는 것이다.  아무튼 이 작품은 뭐랄까.  어떻게 보면 마치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도 강하게 든다. 

아마 정확한 정보는 없지만 다큐멘터리를 먼저 제작하려고 했던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대단히 정적이다.  그말의 의미는 티벳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다면 대단히 지겨울수 밖에 없는 영화라는 점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현 달라이 라마의 일대기를 그린 내용이다.  전기적 영화라고 보아도 무방하리라.  전 달라이 라마의 사망에서부터 시작된 영화는 새로운 달라이 라마의 찾음과 그의 성장 그리고 망명길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과장없이 보여준다.  이러한 비과장적인 측면과 다큐적인 느낌이 영화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Copyright (c) Touchstone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헤겔 법철학 비판
사실 난 불교에 대해서 높은 이해를 가지진 못하지만 티벳 불교 즉 라마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불교와는 약간 다른 종류의 것으로 알고 있다.  인도불교의 직계라는 말도 들었는데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다만 티벳이라는 국가를 보자면 과거 토번이라는 이름에서 부터 알 수 있듯 꽤나 오래된 역사를 가진 국가라는 점이다.  과거부터 한족과의 관계는 매우 안좋은것으로 알려져있다.  아마 초창기에는 왕국의 양상을 보였던것 같은데 어느시점에서부터 신정일치의 국가적 양상 그리고 종교국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하긴 불교를 놓고 신정일치라는 것도 웃기는 말이긴하다. 

중국은 청의 몰락 이후 일제에 의해 부분적 식민지배를 경험하게 되고 2차대전의 연합군의 승리 이후 내전으로 돌입하게 된다.  1949년 모택동(마오쩌둥)의 중국 공산당이 승리하여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우게 되고 1950년 바로 티벳으로의 군사점령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공산당이라는 것이 종교에 대해 대단히 적대적인 양상을 보여주게 된다.  흔히 하는 말로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라는 구절로 시작되는데 이는 마르크스의 "헤겔 법철학 비판 서문"에 등장하는 문구이다. 

재미있는건 수많은 사회주의자들이 전체를 보진 않은채 이 문구에만 집착하여 자기 멋대로 곡해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맑스의 종교비판은 이 책의 서문에 딱 7문단만 존재할뿐이다.  그외의 저서에서는 종교얘기가 등장하지 않는다.  아무튼 헤겔 법철학 비판이라는 책이 나온 주된 이유는 19세기에 만연했던 독일의 종교비판 운동과 관련해서이다.  독일에서 시작된 종교비판은 국가의 머리에 해당하는 기독교를 공격해 붕괴시킴으로써 국가체제도 함께 붕괴될 것이라는 사고관에서 시작되는데 이는 독일의 개혁이 아닌 검열로 나아가게 된다. 

이에 마르크스는 새로운 운동 방법을 모색하게 되고 그때 이 책이 등장한다.  서문에 적힌 내용은 천국에 대한 비판은 지상에 대한 비판으로, 종교에 대한 비판은 법에 대한 비판으로, 신학에 대한 비판은 정치에 대한 비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천명한다.   이와 관련하여 참고할만한 논문은 <마르크그 종교비판 - 헤겔 법철학 비판: 서문을 중심으로>을 추천한다. 


Copyright (c) Touchstone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사회주의제국과 문화대혁명
관련 없는 얘기가 너무 길어져 접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보자면 중국의 공산혁명의 성공 이후 그들은 대단히 팽창적인 양상을 보여주게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건 마오이즘 즉 모택동 사상이다.  이 모택동 사상이 북한으로 유입되면서 주체사상으로 발전하게 되는것이다.  아무튼 이 모택동 사상은 마르크스-레닌의 그것을 중국에 그것에 맞게 바꿔버린 것인바 핵심은 다음과 같다.  ① 노동자-농민의 계급동맹을 중심으로 민족자본가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통일전선 형성과 농촌을 혁명근거지한 장기간의 유격전을 전개  ② 실천을 중시  ③ 변증법을 확대시켜 사회주의사회에서의 인민 내부의 모순을 비적대적 모순으로 규정하여 그 해결방법으로 비판 ·설득 ·사상개조 ·교육 등을 제시  ④ 자본주의사회가 전복되고 프롤레타리아트의 독재가 수립된 후에도 계급적 모순이 존재 이러한 모순은 혁명의 지속으로만 극복

이러한 모택동 사상은 정말 중국 역사상 최악의 시기라고 할 수 있는 대약진운동 그리고 그 문화대혁명으로 이어진다.  대약진운동은 원수미국을 따라잡겠다는 경제발전정책인데 이 대약진 운동이라는 것이 대단히 모순적이었다고나 할까?  예를 들면 이런식이다.  자 철강을 생산한다고 해보자.  그럼 일정량을 생산하라고 반드시 명령이 떨어지게 되고 그럼 이를 반드시 해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우긴다고 되는건 아니지 않는가?  결국 동원하는 방법은 숫가락 젖가락을 다 녹여서 철강을 생산하게 되고 이를 놓고 생산에 성공했다고 우기는 식이다. 

문화대혁명은 어떠한가.  이는 정신개조의 일종인데 모든 생산활동의 정지 그리고 기존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 비난하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속적으로 정치학습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 당시 이를 도모한 사람들이 모택동과 4인방이라는 존재이다.  이 과정에서 모택동은 신격화되고 오직 복종과 침묵만이 강요된다.  이 문화대혁명이라는게 어느 정도냐면 그냥 쉽게 말해 대학살이라고 봐도 무방할듯하다.  기존의 것을 파괴한다는 것은 기존의 유물 파괴로 이어지게 된다.  이때 파괴된 유물들이 엄청나다.  거기에 기존의 지식인들로 하여금 자기비난을 하게 만든다. 

예컨대 홍위병들이 어느 대학교수의 집에 들어가 그를 둘러싼채 죽창을 들고 자기비판하라고 이른다.  자기비판을 하지 못하면 죽여버리고 말이다.  이때 엄청난 지식인들이 살해당하고 대부분 강단에서 쫓겨나 농사를 짓게 만든다.  어디 그뿐인가?  자식들은 부모를 상대로 자기비판하게 만들기까지 한다.  홍위병들이 보여주는 또 다른 웃기는 점은 자기학습이라는 측면이다.  간단히 말해 모든 기존의 지식인을 축출해낸 뒤 자기들이 책을 쓰고 자기들끼리 공부하는 식인데 그 책의 내용이라는게 모택동의 신격화에 다름아니다.  이런 미친 광기의 시절이 10년이나 이어지게 되고 문화대혁명이 가지고 있던 기본 모태인 '사령부를 공격하라'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게 되자 지도부는 4인방을 전면에 내세워 처단시키고 이를 잠재우게 되며 그때 중국 권력의 전면에 나서는 자가 등소평이다.  이때부터 개방이 이루어진다.

그럼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왜 중요할까?  그것은 문화대혁명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티벳에서 벌어진 대학살의 실체를 정확히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는 마지막에 아주 지독한 현실을 짧게 제시하게 된다.  해외를 망명중인 달라이 라마에게 들려오는 소식은 엄청난 사람들이 학살 당하고 있다는 것이며 심지어 아이로 하여금 부모를 쏴죽이는 일까지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일련의 양상이 바로 홍위병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홍위병들의 입장에서 티벳만큼 문제시 되는 곳도 없을테니 말이다.  결국 이때 티벳의 인구 140여만명이 살해당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양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는 공산혁명이 가지고 있는 본래적 가치의 상실과 되려 공산혁명이 불러온 또다른 사회주의 제국으로서의 양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즉 자신들이 원수라고 여기던 제국 그자체가 되어버린채 더 지독한 탄압을 행하니 말이다.  결국 투쟁의 주체와 투쟁의 대상이 하나가 되어버린 현상이며 그들은 하나의 제국이 되어 또다른 객체를 탄압하여 그들 스스로를 투쟁의 객체의 자리에 놓아버린다.  상당히 아이러니한 현상이라고 할까?


Copyright (c) Touchstone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비폭력저항의 아이러니
이런 상황에서 달라이 라마가 선택한 길은 비폭력 저항이다.  많은 사람들이 비폭력 투쟁의 상징으로 간디를 생각하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비폭력 저항을 행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예수가 아닐까.  이말은 이 저항방식의 역사가 아주 오래되었다는 점이다.  역사의 곳곳에서 비폭력저항을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 비폭력저항이라는 것은 얼핏보기에는 대단히 실용성 없고 무의미해보이지만 사실 이것만큼 무서운 것도 없다.  비폭력을 통한 저항이 성공한다면 폭력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폭력을 통한 저항의 성공은 반드시 그 폭력으로 인해 또다른 폭력의 연속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이는 자명한 진리이다.  더욱이 개인대 개인이 아닌 집단대 집단의 양상으로 확대시켜본다면 폭력 저항은 반드시 누군가의 희생을 불러 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폭력 저항은 바로 이런 부분이 차단된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희생하여 원수를 끌어 안아버리는 자세.  아무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나 할까.  우리나라에서도 비폭력운동이 일제때 많이 일어났었다.  대표적인게 31운동 아니겠는가. 

그런데 요즘은 이러한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 저항에 티벳인들의 비판이 생겨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따지고 보면 그속에서 희생당한건 달라이 라마가 아닌 티벳인들이니 말이다.  그것도 무려 140만명이나.  이는 비폭력으로 50년이나 버텨온 티벳인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비폭력이 아무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기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더욱이 최근들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티벳의 개발로 인한 한족들의 경제적 착취 문제는 더욱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즉 티벳을 개발하고 라싸를 관광지로 만드는 것이 티벳인의 경제적 생활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이다.  호텔을 세우면 그 호텔의 주인은 한족이 맡게 되니 말이다.  결국 티벳인의 유산으로 한족이 배를 불리는 상황이랄까? 

상황이 이렇게까지 진행되자 비폭력에 대한 비판이 생겨나고 회의가 발생하는 것이다.  더욱이 작년에 또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아던가.  이게 참 어려운 문제이다.  상관없는 3자의 입장에서는 비폭력이라는 구호를 보고 낭만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정작 본인들의 입장에선 이제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이다.  당장 우리의 역사만 보더라도 그렇지 않은가 우리가 행했던 끊임없는 무장투쟁의 역사를 말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이시점에서 폭력을 들고 나온다면 더 큰 희생만을 가져온다는 문제점도 내포하게 된다.  티벳인들이 이제와서 초거대 중국을 폭력을 통해 독립을 취하겠다는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북아일랜드의 무장투쟁의 역사만 보더라도 간단하게 나오는 답이다.  그렇다면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해야 할까.  참 어려운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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