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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2007), 영화의 혼란함과 정보 범위의 문제

유쾌한 인문학 2010. 3. 2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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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
2007년도에 스페인에서 아주 충격적인 좀비 영화가 하나 등장하게 된다.  그 작품은 바로 REC.  우리나라에는 1년뒤에 개봉하게 되는데 그전에 이미 다음과 네이버의 동영상 서비스에 번역까지 완벽하게 이루어져 영화가 올라와있을정도로 장르팬들사이에선 대단히 유명한 작품이었다.  이말의 의미인즉슨 포털 사이트의 동영상 서비스에 올라갈 정도로 듣보잡이었다는 말도 된다.  이 작품이 국내개봉에 성공한건 장르팬들의 힘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다.  아무튼 그와 동시에 이 작품은 엄청나게 욕을 먹기도 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를 보고 욕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의 대부분은 이런 것이다.  너무 시끄럽고 혼란스럽다.  도대체 영화가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  등등 이런말을 하시는 분들에게 자신있게 말하고 싶은건 여러분은 영화를 완벽하게 이해하여 제대로 보신거라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서사화법에 있어서 정보의 불균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관객들은 완벽한 스토리 정보제공.  즉 스토리와 플롯의 일치화 그리고 전지적 시점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고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주는대로 받아먹는데 익숙한 성향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문화가 포털이라고 하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말이다.  즉 정보의 자발적 구성에 익숙치 않다는 말이다.


서사화법의 문제
흔히 우리는 내러티브와 스토리 그리고 플롯을 하나로 뭉그트려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개념정의가 정확히 되어있지 않기에 생겨나는 현상이다.  보통은 내러티브를 스토리와 대부분 동일어로 사용된다.  내러티브는 일련의 시간과 공간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의 인과관계적 묶음으로서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포인트는 시간, 공간, 인과관계로 관객은 이 세가지 요소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연결시켜 서사구조를 완성시키게 되는 것이다.  

문학이던 영화이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예술을 보는 사람들은 일단 그 작품내에서 주어진 정보만을 받아들이게 된다.  탐정영화를 하나 예로 들어보자.  A. 시체가 발견되었다  B. 경찰이 등장한다  C. 수사가 시작된다  라는 일련의 사건들이 작품에서 제시되었다고했을때 이를 '제시된 사건'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첫번째 사건인 시체 발견 이전에 누군가가 그사람을 살해했을거라는 '제시되지 않은 사건'이 존재함을 추론할 수 있다. 

즉 (E. 어느스토커가 여성을 바라본다) → (D. 사람이 살해되었다) → A. 시체가 발견되었다 → B. 경찰이 등장한다 → C. 수사가 시작된다 의 일련의 과정을 추론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러한 전체성이 바로 스토리가 된다.  결국 스토리란 작품내에서 명백하게 제시된 정보와 제시되진 않았지만 관객이 상상하고 추론할 수 있는 것들을 포함하는 것이 된다.  그럼 플롯이란 무엇인가?  플롯이란 작품내에서 명백하게 제시된 것만을 의미하게 된다.  정리하자면 탐정영화는 극의 초반 ABC만 제시한 이후 D와 E에 대한 상상력을 관객에게 불어넣은채 경찰이 수사를 하면서 D와 E를 나중에 제시하는 식이다.  결국 플롯상으로는 ABCED의 순으로 나타나게되지만 스토리상으로는 EDABC가 되는 것이다. 

즉 기승전결이 완전한 스토리를 플롯은 그 순서를 뒤섞어 제시하거나 생략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플롯은 여러가지 기능을 수행하게 되지만 역시 핵심은 정보의 제공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정보를 어디까지 제시할 것인가?  그리고 얼마나 깊이 제시할 것인가?  시간의 순서는 어떤식으로 나열할 것인가? 등의 문제로 나타나게 된다.  여기서 REC라는 영화와 관련되어 중요한 문제는 정보의 범위의 문제이다. 

정보의 범위는 크게 '제한적 정보'와 '비제한적 정보'의 양극단에서 정도의 차이로 나타나게 된다.  예컨대 극중 인물이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쫓기는 그 장면만 본다면 쫓기는 그 인물과 동일한 정보를 얻게 된다.  누구에게서 무엇때문에 쫓기는지 알 수 없는 상황.  그러한 긴박한 감정을 극중 인물과 같이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시퀀스가 바뀌면서 극중인물을 쫓아가는 어떤 악당들이 나타난다고 해보자.  그럼 우리는 극중 인물과는 달리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극중 인물은 여전히 자기가 왜 쫓기는지 모르지만 관객은 인제 알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보 범위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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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혼란함과 정보 범위의 문제
이 작품의 내용은 어느 티비 프로그램에서 소방관들의 일상을 찍을려고 방송 촬영을 나갔다가 벌어지는 사건으로 소방관에게 출동명령이 떨어지게 되어 그들도 따라가게 되고 그 문제의 건물안으로 들어가보니 좀비들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급기야 정부기관은 그 건물을 폐쇄하게 되고 이에 사람들은 내부에 갇히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철저하게 촬영기사의 입장에서 드러내게 된다.  즉 모든 극중 화면은 시점화면으로 제시되게 된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극중 주인공인 촬영기사 파블로의 얼굴은 한번도 보지 못한채 리포터와 그외 소방관들 경찰들의 모습만 보게 되는 것이다.

보통의 영화는 제한적 정보와 비제한적 정보를 번갈아가면서 제시하지만 이 작품은 지독하리만큼 철저하게 제한적 시점을 견지한다.  오직 극중 촬영기사의 카메라화면에 찍힌 영상만을 제시하기때문에 관객은 극중 주인공인 리포터와 촬영기사가 얻는 정보와 동일한 정보만을 얻게 된다.  그렇기에 왜 갑자기 좀비라는 현상이 생겼는지 알 수 없고 그로 인해 공포감이 배가 된다.  거기에 핸드헬드라는 촬영기법이 더해지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바로 이지점에서 이 영화가 추구하는 목표가 나타난다.  극중인물이 느끼는 혼란과 공포, 당황스러움과 두려움을 똑같이 느끼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을 보고 관객들이 "혼란스럽다, 시끄럽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거냐?"  따위의 일련의 반응들이 나타나는 것은 이 영화가 추구하는 목표점이 정확히 완성되었다는 점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즉 이 영화를 보고 뭐가 뭐지 모르는 심각한 혼란함을 느꼈다면 제대로 영화를 이해하신거라고 볼 수 있다.


마무리
이상으로 이 작품의 여러 측면을 살펴보았다.  상당히 재미있는 좀비 영화이다.  작년에 REC 2가 나왔는데 국내개봉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내용은 이어지는 전작과 정확히 이어지게 되며 기법적 측면 역시 완전히 동일하다.  작품을 대충 살펴보니 좀비와 액소시스트의 결합의 양상을 보여주는것 같은데 어떨련지 모르겠다.  이 작품에서 인상 깊은건 여자배우인 마누엘라 벨라스코라는 배우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뻐서 마음에 든다.  뭐든 이쁜게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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