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인 문/기 타 (18)
★ image or real
영화 밀양의 한장면이 떠오른다. 신애는 자신의 아들을 죽인 그놈을 용서하기로 한다. 어느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그런데 그놈이 말한다. 자신은 이미 용서 받았다고. 신이 나를 용서해줬기에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말이다. 참으로 웃기는 장면이 아닌가? 용서의 주체가 용서하지 않았는데 남이 대신 용서해준 꼴이다. 피해자는 사과받은 적도 그렇다고 용서하지도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럼 피해자는 어디에서 안식을 얻어야 하나? 지금 상황이 딱 이짝이다. 아베는 전화로 미안하다고 하고 엉뚱한 사람이 그 사과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게 사과이고 용서인가? 이런걸 당신들은 화합이라고 부르나? 이게 잊자고 하면 잊어지는 문제인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대략 2년전쯤부터 귀에 들려온 시험이다. 어려서부터 국사를 굉장히 좋아했었고 수능 사탐 선택을 세계사를 할 정도로 관심도 많았었다. 더욱이 자신도 있었다. 수능에서 둘다 만점이었으니 말이다. 비록 수능친지 10여년이 지난 시점이긴 하지만 자격시험이니 나쁠 것도 없고 해서 처음 쳐봤던 시험이 합격률 4프로 전설의 10회 시험이었다. 당시에는 그냥 교학사에서 나온 300페이지 남짓되는 얇은 책을 보았다. 그걸로 공부해서 시험장에 들어갔고 그자리에서 심각한 절망을 느꼈었다. 결과는 48점이었던가? 오래돼 생각은 안나는데 아무튼 정말로 어려웠고 뭐 이런게 다있나 싶었다. 이건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니구나 전공자나 치는건가? 뭐 그런 생각을 하며 그 시험을 커버할 수 있는 분량의 책으..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책읽기 가장 좋은 계절이라 꼬시며 마케팅을 해대곤 하지만 정작 그 본질은 너무 놀기 좋은 시절이라 판매량이 감소하는 계절이기때문이라는 점은 사실 말할 거리도 안되는 흔한 이야기이다. 그런 가을을 넘어서 싸늘한 계절이 다가온다. 누군가에겐 생존의 위협이라는 고통스러운 계절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드라마속에서나 존재하는 이야기라고 치부되기도 하는 그런 계절이 다가오니 조금은 판매량이 올라가려나? 아무래도 날이 추워지면 행동 반경도 좁아지니 따뜻한 곳에서 귤이나 까먹으며 뭘 보든 보는게 제일 나은 행동일듯하다. 이 책이라는 사물은 참으로 마물같은 면모가 있다. 관심없는 사람에겐 별것 아닌 물건에 불과하겠지만 소위 말하는 현대적 덕후의 반열에 오른 사람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미혹하..
이 세트가 나온지도 벌써 7년이 지나간다. 처음 이셋트를 보았을때 숨이 멎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그닥 관심을 두진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시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대단한게 나왔구나 라는 생각정도에서 머물렀었다. 이 세트는 주요 시인들의 초간본을 현대어로 바꿔 묶어낸 책이다. 김광균, 김기림, 김소월, 김영랑, 박남수, 박목월, 백석, 오장환, 유치환, 윤동주, 이육사, 임화, 정지용, 조지훈, 한용운, 박두진, 이용악, 김상용, 김억, 김창술으로 총 20권의 구성을 가진다. 사실 우리나라가 현대에 들어와서 좀 뭐랄까 기록문화가 대단히 심각하게 쇠퇴한 기분이다. 규장각의 엄청난 책들과 실록을 고스란히 살려 후대로 넘겨준 조상의 기록문화에 비하면 심한 정도가 아닌가 싶을..
기억의 저쪽 끝을 가끔 거슬러 올라가보곤 한다. 조금씩 거슬러 올라갈때마다 발견하게 되는 것들에서 많은 애잔함을 느낀다. 인간은 성장하면서 수없이 많은 기억을 쌓아올리고 그 과정에서 그것을 잃어버리고 다시 채워나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일부러 버린 기억도 존재할테고 고통에 겨워 스스로 잊어버린 기억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기억은 언제나 과거의 화석처럼 그 자리에 선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화석처럼 굳어진 기억들을 손대는 순간 그것은 순간 부풀어 오르며 휘감아 돈다. 좋았던 기억은 그 자체로 행복하고 슬펐던 기억은 그 자체로 또 다시 행복하다. 현재에 선 난 단지 뒤를 바라본채 손잡아줄 뿐이니깐. 내 기억의 저쪽 끝을 올라가다보면 항상 만나게 되는 무언가가 있다. 빵집이다. 나에게 있어 환상과 같은..
현대 의학의 발전중 가장 눈부신 부분은 바로 치과가 아닐까? 흔히 말하듯 오복의 으뜸으로 치아 건강을 들 정도로 이빨은 우리의 행복 그리고 삶의 만족도와 직결된다. 아닌게 아니라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먹는 것이고 먹는 다는 것은 씹는 것을 의미하며 씹는 다는 것은 결국 이빨의 건강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치과 질환은 여전히 심각하며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비용을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치과가 폭리를 취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분노를 표하기도 하지만 사실 냉정하게 말해 이는 비합리적인 분노에 불과하다. 이유는 간단한데 치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귀찮음이 상황을 그렇게 이끌어 나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노인 분들은 경우..
다이어트.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고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았고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닐까? 사실 나는 비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보니 다이어트라는게 그렇게 어렵고 힘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그런데 운동 관련 블로거들과 2년 가까운 친분을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 사실이 하나있는데 다이어트 의학회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다이어트를 위해서 의사들이 모여서 학회까지 연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내려지는 결론은 다이어트라는 것이 간단한듯하지만 의외로 간단한게 아니라는 점이다. 학회까지 열어가며 다이어트를 연구하는 주된 이유의 핵심은 건강하게 살빼기. 바로 건강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몇주만에 몇십키로를 빼는데 ..
세상에는 피할 수 없는 일이 있다. 너무나도 하기 싫고 두려워 무슨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도 어쩔 수 없이 해아만 하는 일. 합당한 이유 없이 도망가고 피하게 되면 심지어 범죄가 되어버리는 그런 일. 그런일이 과연 흔한진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에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남성에게는 그것이 하나 존재한다. 그건 바로 군대. 경계선에서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불확실성에서 발생한다. 공포영화가 무서운 이유는 어디에서 무엇이 어떤식으로 튀어나올지 모르는 예측불가능성에서 기인하고,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혼란스러운 이유도 역시 21세기를 가로지르는 우리의 삶 자체가 대단히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공포를 낳게 되고 이 공포에서 두려움이 발생하는 것이다. 두려움은 경계선에서 더욱 명확해진다. 우리의 의식에 선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