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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컨버세이션(1974), 현대인의 고독과 도청의 관계 본문

영 화/70's 영화

영화 컨버세이션(1974), 현대인의 고독과 도청의 관계

유쾌한 인문학 2010. 11. 4.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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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세이션(Conversation)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7번째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느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작품인진 모르겠지만 코폴라 감독의 최고의 대표작중 하나로서 흔히 코폴라의 3대 작품이라고 하여 대부, 컨버세이션, 지옥의 묵시록을 꼽곤한다.  우리나라에는 도청이라는 제목으로 들어온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이작품은 72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하게 된다. 

내용은 간단히 언급해보자면 도청기술자인 주인공 해리(진 해크만)는 최고의 도청 기술자로서 돈을 받고 도청 의뢰를 처리해주는 사람이다.  큰 기업 사장의 도청의뢰를 받고 그는 한 남녀를 도청하게 되는데 그 내용을 들어보니 왠지 심상치가 않다.  그 여성은 사장이 부인이었던 것이다.  만약 이를 넘겨주게 되면 그 여성이 죽게 될것 같아 그는 넘기기를 거부한다.  어느날 도청장치 컨벤션에 참여하였다가 친구들과 같이 밤을 보내게 되고 그날밤 만나게 된 사장의 직원인 여성과 하루밤을 보내게 되고 그때 그녀는 테잎을 훔쳐가게 된다.  이에 그는 그 남녀를 구하기 위해 예측되는 장소로 가게 되는데 거기에서 놀라운 사실이 밝혀지는바 되려 그 사장 부인이 사장을 죽이려고 계략을 꾸몄고 그녀가 사장을 죽였다는 사실이다.


고독의 표현 기법

도청과 관련해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명한 작품으로는 윌 스미스 주연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가 아닐까 생각된다.  아무래도 도청이라는 것이 국가 권력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으니 말이다.  아마 컨버세이션을 안보신 분이라면 그와 비슷한 도청 액션 스릴러 영화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런 내용을 담아내지는 않는다.  그런데다 도청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점 따위를 지적하는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는 영화도 아니다.  사실 도청 기술자라는 설정을 가져왔을뿐 비윤리적인 도청의 문제에 대해선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으니 말이다. 

그럼 도대체 이 영화의 정체가 무엇일까?  그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본질에서 그 실체가 들어나게 된다.  영화의 본질은 무엇인가?  영화는 수십만개의 사진을 빠르게 넘기는 것에 다름아니다.  즉 이미지의 연속체라는 것이다.  결국 영화는 핵심은 이미지이고 그 이미지의 살펴봄에서 컨버세이션이 가지고 있는 본질이 드러나게 된다.  위의 스샷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작품은 도청이라는 문제적 사실보다는 극중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해리의 고독 그 자체에 방점이 찍히는 영화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의 내러티브가 해리의 고독을 몸부림치면서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무슨말인고 하니 내러티브 자체적으로 개별적인 이야기로 흘러가게 되며 그 내러티브 내부에 해리의 감정 표현이 담겨있는건 아니라는 점이다.  오직 이미지 그 자체만을 이용하여 해리의 고독을 나타나게 된다.  이게 정말로 멋진 부분이다.  물론 오늘날에는 흔한 기법이겠지만 70년대 당시의 관점에서는 아주 진일보한 표현 방법이라 생각되고 아마 칸은 이런 측면에 주목하여 코폴라 감독에게 상을 안긴것이 아닐까 판단된다. 

한 인물의 고독을 표현함에 있어서 나 외롭다고 말을 주절 주절 늘어놓는것 보다 몇컷의 이미지에서 나타나는 극한의 고독감이 그 절절한 내면을 표현하기에는 더욱 완벽하다고나 할까.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내러티브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보기보다는 각각의 이미지를 유심히 살펴보는게 더 중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인의 고독과 도청의 관계
그와 동시에 눈여겨 볼 부분은 고독과 도청이라는 것의 상관관계이다.  물론 이것 역시 내러티브에 직접적으로 제시되는 것은 아니다.  도청이라는 것은 뭐라고 해야 할까.  문자 그대로 몰래 엿듣는 것이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내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서로 이야기를 한다던지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즉 쌍방향 소통을 통해서 서로가 서로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게 되고 그 정보로 인해 타인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어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친밀감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하지만 도청이라는 것은 타인의 정보를 얻기 위한 편법적 방법으로 쌍방향을 거부하고 편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사실 쌍방향 소통이라는 것만큼 피곤한게 어디에 있을까?  말이 좋아 소통이지 쌍방향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피곤함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게 되는게 아닐련지.  더욱이 쌍방향 소통을 통해서 얻어낸 정보가 항상 그 관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것도 아니다.  많은 부분에 있어서 안좋은 결과를 불러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이다.  결국 도청을 향한 욕망이라는 것은 이러한 관계에서 오는 피곤함을 단절시키기 위한 거리두기라고 볼 수 있다.  이 거리두기라는 것은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첫번째로 관계의 편방향성과 관련하여 생각해보자면 관계의 편방향성은 뭐라고 할까.  정보의 파편화가 극대화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사실 쌍방향 소통에 의한 정보의 주고받기도 실상 그 본질에 다가가기 대단히 힘든 양상을 보여주게 되는데 이것의 주된 원인은 우리안의 타자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즉 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복수적 성향.  나라는 주체와는 달리 타인의 내면에 존재하는 또다른 나라는 존재.  일종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데 그 타인에 존재하는 나의 페르소나로 인해 정보가 왜곡되기때문이다. 

이는 영화에서도 흥미롭게 나타나게 된다.  극중 주인공이 해리가 도청을 행하면서 얻게 된 정보는 편방향적 정보이기에 대단히 불완전한 정보이다.  결국 그는 그 불완전한 정보를 통해 자신의 내부에 타인의 주체를 구성하게 되고 그 구성된 정보에 의해 나름의 행동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결론은 대단히 다르게 다가오는바 자신이 취득한 정보에 의해 구성한 것이 다틀렸다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이 현대인이 가지는 고독이라는 측면을 극대화시키는 하나의 장치가 된다.


두번째로 거리두기라는 측면이 대단히 흥미롭다.  이에 대해 조금 언급해 보자면 거리두기라는 것은 위대한 극작가 브레히트라는 사람에 의해서 도입된 개념인바 소격효과 똬는 낯설게하기라고도 부른다.  이는 관객과 극중 캐릭터와의 거리를 둠으로써 관객이 극중 캐릭터와 동일시되어 극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현상을 배제시키는 방법론이다.  즉 관객의 객관화라고 할 수 있다.  갑자기 이 이론을 던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도청이 가지고 있는 거리두기라는 측면과 영화가 가지고 있는 거리두기적 측면이 일치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금 말하지만 이 영화는 주인공인 해리의 고독따위를 내러티브를 통해 표현하는 영화가 아니다.  그렇기에 인물과 동일시를 이루어 영화를 바라보게 되면 도청 기술자가 가지는 어떤 죄의식따위로 접근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거리를 두게 되면 이미지가 보이게 되고 그 이미지에서 묻어나는 해리의 고독과 그 고독에서 드러나는 현대인의 양상이 나타나게 된다.  결국 도청이 가지는 거리두기라는 측면과 영화가 가지는 거리두기라는 측면이 하나로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인상깊은 장면

Copyright (c) Paramount. All rights reserved.

위의 스샷을 보자.  광장의 장면과 홀로 방안에서 섹스폰을 부는 장면 그리고 기차길이 제시되어 있다.  첫번째 장면인 광장은 영화가 시작했을때 제일처음 도청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많은 도청 관련 영화들이 도청을 행할때 그 장소로서 광장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이유는 아주 간단한것 아니겠는가?  광장이 가지는 소통극대화의 공간적 측면과 도청이 가지는 소틍 극소화의 기법을 만나게 하여 아이러니를 유도해내는 방법이다.  섹스폰 장면은 특별할게 없고 기찻길을 한번 보자.  

기차길이라는게 참 재미있는 설정인데 기차는 레일을 따라 움직인다.  그리고 상행선 하행선이 항상 나란히 달리게 된다.  하지만 양 기차 레인은 끝도 없이 이어지지만 절대로 만날수 없다.  항상 옆에 존재하되 결코 만날 수는 없는 그런 존재.  기차길이야 말로 현대인의 특성을 정확히 짚어내는 장치가 되는 것이다.  


Copyright (c) Paramount. All rights reserved.

위의 스샷을 또 살펴보자면 첫번째 장면은 해리가 애인의 집에 들린 장면이다.  이 시퀀스에서 해리는 애인과 헤어지게 된다.  애인이 계속적으로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알려고 하자 그가 떠나버린 것이다.  아무래도 자신의 직업이 약간 문제가 있다보니 모든 것을 비밀로 하려고 하는 성향인데 고민할 거 없이 자신의 연인에게도 모든걸 밝힐 수 없는 현대인의 어떤 단절적 양상을 잘 보여주는 스퀀스이다. 

중요한건 두번째와 세번째 스샷이다.  애인과 헤어진 이후 집에 가는 버스에서 나타나는 씬인데 이 씬이야 말로 이 영화의 백미가 아닐련지?  버스 전등이 고장이 났는지 불이 켜졌다 꺼졌다는 반복하는 아주 짧은 씬이다.  이 장면이 멋진 이유는 전등이 꺼지는 순간에 존재한다.  전등이 꺼질때 우리는 주인공의 얼굴을 바라볼 수 없다.  그냥 시커먼 형체만이 나타날뿐이다.  이때 바로 해리의 주체가 흐릿해진다.  그는 분명 존재하지만 흐릿하게 존재할뿐이다.   이 얼마나 멋진 장면인가?  이 씬하나만으로 이 영화의 가치는 극대화 된다.



Copyright (c) Paramount. All rights reserved.

마지막으로 세장면만 더 살펴보자.  첫번째 스샷은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위에서 언급한 버스씬과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고 두번째 스샷은 텅빈 주차장에서 주인공과 어느 여자가 끌어안고 있는 장면이다.  이 장면 역시 위에서 언급한 광장 씬과 크게 다를바 없는 장면이다.  중간에 서있는 인간과 그 인간을 둘러싼 넓은 공간이 그 인간의 외로움을 극대화시키는 장면이 된다.  마지막 세번째 장면은 앞에 철창망이 놓여있는데 저것 역시 마찬가지로 너와 나사이에 존재할 수 밖에 없는 벽이면서 한편으론 바라보길 원하는 뚫린 벽 그런 의미로서 다가오게 된다.


마무리
흥미로운 작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반전 좋아하니 나름 반전 영화라고 할 수도 있을려나?   사실 뭐 지금 보면 재미 없다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기도 하다.  이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어느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DVD가 국내에서 판매한것 같긴한데 정식발매품은 아닌 것 같다.  흔히 말하는 중국산 짝퉁 DVD가 공개된 유일한 소스가 아닐련지.  국내개봉도 안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현재 DAUM영화사이트에서 1000원에 볼 수 있어 그렇게 어려움은 없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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