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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아 본문

영 화/애니메이션

소울,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아

유쾌한 인문학 2021. 4. 2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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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아

 

위대한 재즈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조 가드너. 하지만 그의 현실은 중학교 밴드 교사이다. 열정 없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그 시간마저도 소중한 그에게 두 번의 기회가 닥쳐온다. 하나는 중학교 정규직 교사가 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꿈에 그리던 최고의 재즈 밴드와 함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머니는 안정적인 길을 권하지만, 그의 삶의 목적이자 이유인 음악을 포기할 수 없기에 두 번째 길을 선택한다. 그런데 선택이 이루어진 그 순간. 그는 죽음을 맞이한다.

 

일생의 꿈이 이루어지기 직전, 조는 머나먼 저세상으로 떠나는 계단으로 떨어진다. 도저히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는 도망을 치다 그만 벼랑 끝으로 떨어지게 되고 그가 도착한 곳은 태어나기 전 세상, 유 세미나에 도착한다. 참고로 머나먼 저세상과 태어나기 전 세상(유 세미나)은 영화 소울이 가지고 있는 설정이다.

 

유 세미나는 아직 태어나기 전의 영혼들이 다양한 성격을 부여받는 곳이다. 소심함, 차분함, 버럭 등 다양한 성격을 만든 이후 자신에게 불꽃을 일으키는 한 가지를 발견하면 지구로 떠나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다. 불꽃을 쉽게 찾아주기 위해 도와주는 다양한 멘토들도 있다. 조는 멘토로 오해를 받아 어린 영혼 22호를 만난다.

 

거의 1억이 넘는 넘버링이 나오는 걸 보면 22호는 아주 오랜 시간 유 세미나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한 22호는 불꽃을 찾지 못해 지구로 떠나지 못한다. 다른 영혼들은 음악, 연극, 공부,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불꽃을 찾는데 22호는 그런 것이 전혀 없다. 어떻게 본다면 마치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반면 조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구로 돌아가려고 한다.

 

영화 소울에서 불꽃은 마치 삶의 의미 같은 느낌을 준다. 불꽃이 튀는 순간 지구로 내려가 마치 그 일을 하며 살아가게 된다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태어나기 전부터 삶의 이유와 목적을 부여받는 것일까?

 

인간은 살아가면서 크게 3가지 질문을 가지는데 이를 존재 의문이라고 부른다. 태어난 이유와 지금 살아야 할 이유 마지막으로 죽음 이후의 문제이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살아야 할 이유이다. 첫 번째 질문은 존재 이유가 태어나기 전부터 정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지막 질문은 죽음 이후 내 삶의 목적이 제대로 수행되었는가를 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내 삶의 의미가 고정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질문이다. 하지만 살아야 할 이유에 힘을 실어준다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도출된다. 만약 삶의 목적이 명확히 정해져 있다면 지금 살아야 할 이유를 물을 이유가 없다. 그 목적대로 살아가면 그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살아야 할 이유를 묻는다면 그것은 매 순간 변화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조는 지구로 돌아가는데 그만 사고가 생긴다. 조의 몸에 22호의 영혼이 들어 가버린 것이다. 조의 몸을 통해 22호는 다양한 경험을 한다. 피자와 사탕을 맛보고 실이 감긴 실패에서 감동을 맛보고 음악을 들으며 행복감을 느낀다. 그러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불꽃이 튀어버린다. 지구로 갈 수 있는 자격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에서 불꽃이 튀었는지 알 수가 없다. 피자였을까? 아니면 음악이었나? 그런데 조의 몸을 통해서 느낀 이 불꽃이 진정 자기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흔히 불꽃을 두고 삶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22호가 불꽃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삶의 목적이 없기 때문이다. 목적 없는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여긴다. 그런데 영화 소울은 이야기한다. 사실 불꽃은 목적이 아니라 그냥 살아갈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에 불과하다고, 이발사의 이야기를 통해 불꽃의 의미를 전해준다. 원래 자신은 다른 일을 하고 싶었는데 그만 일이 꼬여 이발사를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자 22호는 삶이 불행하냐고 묻는다. 그때 이발사는 아니라고. 자신은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한다.

 

오로지 목적이 이루어지는 삶만이 행복을 주는 것은 아니다. 사실 우리의 삶을 돌이켜 보면 목적이 이루어진다 한들 그 만족감은 생각보다 길지 않음을 알고 있다. 원하는 삶을 살지 못했다 하여 인생이 한없이 불행해지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지금 살아야 할 이유는 그 순간의 충만함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우리는 대단치 않은 하루를 매일 같이 살아갈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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