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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싸인(Signs), 우연이냐? 필연이냐?? (2002) 본문

영 화/00's 영화

영화 싸인(Signs), 우연이냐? 필연이냐?? (2002)

유쾌한 인문학 2010. 6. 2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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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s
너무나도 안타깝게도 이 영화는 아마 샤말란 감독의 작품중 가장 평이 안좋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미스터리 써클이라는 장치를 이용한 스릴러물로서 극의 마지막엔 진짜 이 모든 것은 외계인이 한짓이었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려버리니 심히 당황스럽고 어처구니 없다고 볼 수도 있을듯하다.  하지만 이를 놓고 반전이 약하고 어이 없다는 식의 반응은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  사실 영화는 범인이 외계인이라는것을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는 중이다.  근데 도대체 무슨 반전을 원하는건지.  무슨 반전이 없으면 영화가 성립하지 않는다는건가??

아무튼 영화가 보여주는 일련의 과정은 서스펜스의 기본공식을 정확히 따르게 된다.  사운드로 분위기 잡고 어떤 대상의 신체일부만 보여주는식의 전형적인 히치콕 풍이다.  
이 영화에서 외계인이나 미스터리 써클 그 자체는 전형적인 맥거핀으로서의 역할에 불과하다. 
맥거핀(MacGuffin)은 영화 등의 줄거리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을 마치 중요한 것처럼 위장해서 관객의 주의를 끄는 일종의 트릭으로 히치콕 감독이 명명하고 자주 사용한 영화 테크닉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집중해야 하는 주안점은 무엇일까?  일단 맥거핀에 지나치게 함몰되지 않은채 주어진 맥거핀으로 인해서 나타나는 변화적 양상 그 자체에 집중을 해야 한다.  즉 어떤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던져졌을때 작은 마을과 그리고 하나의 가족의 구성원들이 보여주는 내면의 변화가 핵심이 된다. 




우연이냐?  필연이냐??
기본적으로 어떤 던져진 상황 그 자체는 미지의 어떤 알 수 없는 무엇인가로 설정된다.  기본적으론 외계인이라는 설정이고 그 외계인이 만들어낸 미스터리 써클이라는 것을 통해 어떠한 절대적 존재를 드러내게 된다.  이러한 장치성은 멜 깁슨의 극중 옛 직업인 신부라는 것과 어느정도 일치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뭐 신이라고 해도 좋고 뭐라고 해도 좋다.  각자의 믿음은 다르니깐.  중요한건 일단 절대적인 무언가를 상정한채 극은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절대적인 무언가는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중요한건 그 다음부터 나타나는 수많은 싸인들과 그것들이 보여주는 일련의 과정이다.

사실 이 영화가 난해한 것은 온갖 상징들의 파편적 나열에 근거한다.  왜 멜깁슨은 신부를 그만두었는지.  왜 동생은 야구를 그만둔건지.  왜 딸은 자꾸 물맛이 이상하다고 하는 것인지..  사람이라곤 절대 다니지 않는 길에 우연히 지나간 멜깁슨의 부인 그리고 사고로 인한 사망.  그로 인해 남편과 동생이 사제직과 야구를 그만두게 되고 그렇기에 야구 배트를 거실에 놓아두었던 것이고, 멜깁슨이 굳이 그 외계인의 손가락을 자르지 않았다면 그 외계인이 집안에 오지도 않았을텐데 그걸 잘라서 오게 만들고, 물맛이 이상하다던 딸애가 곳곳에다가 놓아두었던 먹다 남은 유리잔들이 해필 때마침 외계인의 약점을 알리게 되고, 심지어 지하실에 갇히게 되어 천식약을 챙겨오지 못해 아들이 대위기에 봉착하게 되지만 그것이 빌미가 되어 외계인의 독가스로부터 안전하게 되는 사건까지...   등등등

이러한 뭔가 일관성 없어보이는 다양한 파편화된 상징들은 하나의 우연적 요소로서 작용하며 사건 해결에 많은 도움을 주게 되고, 수많은 우연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멜 깁슨 가족에게는 결국 아무런 피해도 발생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모든 우연적 요소들이 과연 우연일까?  필연일까?  결국 우리는 이 영화의 제목으로 다시금 돌아가게 된다.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우연적 요소들이 하나의 싸인으로 절대적인 필연으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그냥 우연일뿐인 것으로 받아들이느냐? 의 문제점으로 귀결된다.  샤말란 감독은 절대자의 어떤 필연성과 곳곳에 담겨진 싸인들을 긍정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렇기에 신부였던 멜깁슨에게 큰 시련을 닥치게 하고 그로 인해 믿음을 시험하고 그는 사제복을 벗게 되지만 결국 이런 모든 일련의 과정들을 경험하면서 다시금 어떤 의지를 믿게 되기에 사제복을 다시금 입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 갇힘
이 작품에서 또 한가지 주목할 부분은 '갇힘'이라는 부분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가족들은 기본적으로 안으로 안으로 스스로를 가두어버린 특징을 보이게 된다.  아무래도 상실의 경험으로 인해 믿음 자체가 사라져버렸기에 생겨난 현상이 아닐련지.  극중에서는 급기야 외계인을 막기 위해 곳곳을 판자로 막아버리고 급기야 지하실이라는 아주 좁고 어두운 공간에 갇혀버리는 상황까지 가게 되며 그곳에서 실수로 전등을 깨트려 순간 어둠 그 자체로 화면을 유지해버리는 장면도 등장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안으로 안으로 천착해들어가는 샤말란 감독의 작품세계 그 자체를 보여줌과 동시에 어떤 필연적 요소들로부터 도망가려는 측면 그리고 가족내에서의 소통불가능성을 잘 보여주게 된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극중 멜 깁슨은 아직 그러한 필연적 요소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한 상태이니 말이다.  결국 가족내에서의 소통불가능성의 문제 역시 따지고 보면 믿음이라는 문제로 귀결되는게 아닐련지. 




마무리
정리하자면 설정된 절대적 무엇인가로 인한 상황의 제시.  그속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우연적 요소들로 인한 문제이 해결과 그 속에서 던져지는 하나의 질문.  우연인가?  필연인가?  그리고 이러한 모든 어떤 필연적(우연적) 요소들의 등장으로 인해 개인이 보여주는 내부로의 천착현상과 그속에서의 가족의 문제 등으로 정리할 수 있을듯하다.  사실 나는 뭐든 결론을 확 내려버린채 강요를 하는 스타일인데 이 영화는 그렇게 할 수가 없을 듯하다.  샤말란 감독의 결론을 따를 필요도 없는 것이고.  중요한건 샤말란 감독이 던지는 질문 그 자체가 아닐련지.  각자 알아서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아무튼 이 천재 감독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샤말란 감독이 내놓는 작품들이 보여주는 이 한없는 깊이 앞에서 절로 고개가 숙여짐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너무나도 안타까운게 왜 우리나라에서는 샤말란의 모든 작품들을 오직 반전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판단을 하려고 하는건지.  정말 아쉽고 안타까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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