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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킬리안 Bella Figura, 깨어있는듯한 꿈꾸는듯한 본문

발 레/현대 발레

지리 킬리안 Bella Figura, 깨어있는듯한 꿈꾸는듯한

유쾌한 인문학 2010. 5. 12.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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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ri Kylian
1947년 프라하에서 태어난 인물로 현대 발레에 있어서 천재라고 칭해지는 사람이다.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의 단장이자 안무가이며 현대 가장 독특하고 진보적인 형태의 현대 발레 안무를 지속적으로 내보이고 있는 생존 안무가이다.  그는 프라하에서부터 다양한 무용을 배우게 되고 그뒤 영국 런던 왕립 발레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뒤 1968년 존 그랑코를 만나 슈트르가르트 발레단으로 합류하여 1975년까지 무용수 겸 안무가로 활동하게 된다.  그러다 73년부터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에서 활동을 하게 되고 78년에는 예술감독으로 주도권을 쥐게 된다. 

사실 현대의 발레단이라는 것이 뭐라고 할까.  아주 유명한 전범위적 발레단과 특정 안무가에 전속된 발레단으로 나누어 바라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국립이나 유니버설, 영국의 로열, 프랑스의 파리 오페라, 러시아의 마린스키와 볼쇼이, 미국의 ABT 등의 발레단 그리고 덴마크의 로열 데니쉬 등은 나름의 특색이 있긴하지만 사실상 전방위 발레단으로서 낭만과 고전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스타일의 가미가 주안점이 된다.  하지만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나 미국의 뉴욕 시티 발레단, 할렘 발레단 등의 단체들은 특정 안무가에게 종속된 형태의 양상을 보여주게 되고 그 자유도에서 상당히 높은 형태를 보여주게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여겨볼 단체는 뉴욕 시티 발레단과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이며 본글에서는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가 중심에 서게 된다.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이하 NDT)는 사실상 현대 발레의 살아있는 신화와 같은 단체이며 이 단체는 지리 킬리언과 땔래야 땔 수 없는 종속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단체는 총 세그룹으로 나누어지는데 NDT1, NDT2, NDT3이다.  메인 단체는 NDT1이며 NDT2는 어린나이의 무용수들로 이루어진 극히 실험적인 그룹이며 NDT3는 40세 이상의 예술가들로 구성된 그룹으로 이 세가지 그룹이 전체로서 NDT를 이루게 된다.  

NDT의 가장 큰 특징은 단원들간의 서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거대 전방위 발레단과의 차이점중 하나인데 프린시펄, 솔리스트, 군무진 따위의 서열이 없이 전체가 평등한 양상을 보이게 된다.  이는 현대발레의 발전과정에서 포킨이 내세운 5가지 원칙중 4번째 원칙인 군무 무용수들의 장식적 존재에서의 벗어남에 근거하게 된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얼핏보기에는 현대무용처럼 보이는 지리 킬리언의 안무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현대 발레 쪽으로 분류되는 이유인데 그의 안무들은 기본 발레 테크닉에 대한 완전한 이해와 습득이 없이는 행할 수 없는 동작들이 존재하게 되는바 발레위에 얹어진 현대무용 테크닉 및 민속 무용의 가미로 정리할 수 있겠다.

사실 지리 킬리언이 보여주는 주된 특징들은 사실상 현대 발레의 특징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의 특징이라면 분류가 힘들정도로 다양한 춤들의 혼용과 절충 그리고 극장 예술적 기술의 활용.  종합예술의 추구 거기에 상징성과 은유적인 움직임 정도가 아니겠는가.  특히 킬리언의 안무에서 상징성과 은유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다.  표현적인 것에서 추상적인 것으로 점차 강조점이 옮겨져가고 있는 그의 안무들은 상징과 역설을 통해 삶의 불합리성에 대한 강조가 매우 중요하게 나타나게 된다.


Bella Figura   
1995년 작품으로 바로크 음악을 사용한 안무이다.  몇주전에 우리나라에 DVD가 소량 수입되면서 국내에서 소개가 된 안무인바 현재는 완판된것으로 알고 있다.  어차피 이런 DVD는 극소량만 수입하기에 빠른 선점이 없으면 놓치기 일쑤이다.  총 30여분 정도의 작품이며 1막구조이다.  총 5개의 음악이 사용되고 이를 총 9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제시하게 되지만 막의 나눔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래의 동영상은 그중 6번째 음악 부분을 따온 것이다.

사용한 음악은 다음과 같다.
1. Lukas Foss 1 : Salomon Rossi Suite
2. Giovanni Battista Pergolesi 1 : Stabat Mater
3. Lukas Foss 2 : Salomon Rossi Suite
4. Alessandro Marcello : Oboe Concerto in D min
5. Vivaldi : Concerto for two mandolines and strings
6. Giuseppe Torelli : Concerto Grosso No. 6 in G min
7. Giovanni Battista Pergolesi 2 : Stabat Mater
8. Without music

추상성이 아주 강한 작품이므로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진 않고 일단 구조만 뜯어서 설명하겠다.  사실 사람이 살아온 환경에 따라서 이 작품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제각각일 것이다.  그게 바로 추상성이 강한 작품들의 특징이다.  따라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구조만 뜯어내는게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 생각한다.  유튜브를 찾아보니 전막 동영상이 존재한다.  링크시키도록 하겠다. 

1번 동영상
2번 동영상
3번 동영상


전체적으로 아무런 배경도 없이 텅빈 공간에서 춤이 이루어지게 되고 사용되는 소품은 빨간색 스커트와 검은 커튼만이 존재할뿐이다.  검은 커튼은 무대의 한부분을 가리거나 한 부분에 집중하게 만든다.  일단 작품이 시작하면 첫장면에서 상반신 노출의 여성이 커튼에 의해 잡혀 접혀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바 이것은 탄생을 의미하게 된다.  이 장면의 핵심은 커튼 반대편에 놓여져있는 남성의 모습이다.  남성은 몸을 잔뜩 웅크린채 있는데 커튼에 사로 집한채 몸을 뒤흔드는 여성과 웅크린 남성의 대비가 인상 깊다.

두번째 음악이 시작되면서 총 세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한명의 남성은 나체이며(팬티는 입고 있다) 나머지 둘은 남성과 여성으로 검은색 계통의 타이즈를 입고 나온다.  나체인 남성과 검은색 계통의 남녀는 대립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세번째 음악이 시작되면 나체 남성은 퇴장하고 검은색 계통의 남녀 둘만 남은채 춤을 추는데 검은색 장막을 사이에 둔채 여성의 공간에는 조명을 비추고 남성의 공간에는 조명을 생략하여 장막 사이에서의 두 공간의 차이점을 부각한다.  네번째 음악인 마셀로의 오보에 콘체르토가 울리면 두 남녀가 서로 엉킨채 춤을 추기 시작한다.  한편으론 멀어지는듯이 그리곤 다시 또 가까워지는듯이 그러다 마지막엔 어떤 빛을 발견하여 그곳을 향해 걸어가는데 한명은 선채 그리고 다른 한명은 동물처럼 기어가게 된다.  그리고 반쯤가서는 역할을 바꾸게 된다.

다섯번째 비빌디의 음악과 함께 다시 두 남녀가 춤을 추다가 왠 여성이 등장하는데 그녀는 상방신은 나체에 하반신은 빨간색 커튼같은 치마를 두르고 있다.  이 작품에서 유의할점은 무대위에 사람이 여럿존재하긴하되 항상 춤은 이인무로 이루어지거나 이인무 +1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사람이 바뀌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의상의 동일성을 통해 의상을 통한 상징적 통일성을 염두해두는 것이 옳겠다.  어쨌든 이부분은 음악의 영향인지 안무 자체가 전반적으로 스타카토로 끊어치는 느낌이 강하다.  마지막에 이르면 상반신 나체의 빨간 치마의 무리가 들어오면서 두 남녀의 뒤에 서는데 이때 두 남녀가 보여주는 춤의 양상이 마치 각기인형과 비슷한 느낌을 주게 된다.

여섯번째 그로소 콘체르토가 울리면서 상반신 나체에 하반신에 빨간 치마를 입은 남녀의 무리가 나오게 된다.  초반엔 검은 커튼을 뒤로 한채 3명만이 춤을 이루다 커튼이 걷어지면서 뒤의 사람들과 군무를 이룬다.  음악은 자연스럽게 7번째로 넘어가 두명의 여성만 남게 되는데 커튼을 서로 쥐어잡은채 노출과 은폐를 반복하다 치마를 벗어던져 나체의 모습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8번째 음악이 나오면서 다시 두 남녀가 등장한다.  대단히 합일된 느낌을 주는 춤 이후에 9번째인 무음으로 들어가 음악없이 3분간 댄스만 이어진다.  이때 느낌이 마치 뭐랄까.  경직된 상대에게 위로와 안식을 주는듯한 느낌이랄까?


깨어있는듯한 꿈꾸는듯한
지극히 개인적인 평을 나열해보자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두 남녀는 인간의 삶과 현실로서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겠다.  남녀의 대립되는 이미지상의 제시는 우리가 삶속에서 끊임없이 직면하게 되는 이자갈등적 요소의 표현을 위함이라고 볼 수 있겠다.  두 남녀 외에 나체의 남성과 빨간치마를 입은 무리들은 환상 또는 꿈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극의 초반에는 두남녀가 등장하는데 여성은 커튼에 사로 잡힌채 남성은 커튼 아래에서 마치 웅크려든채 등장하게 된다.  이는 환상으로서의 사로잡힘과 억눌림을 잘 표현하게 된다. 

후반에는 상반신 나체의 빨간 치마를 입은 무리들의 등장 그리고 그들의 나체화가 나타나게 되는데 상반신의 나체와 커튼과 같은 치마는 크게 두가지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즉 여성의 가슴과 성기가 환상으로서의 욕망이라면 가슴은 노출되고 성기는 커튼으로 가져지게 되는바 억압적 요소와 그것의 벗어남을 하나의 몸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다 마지막에 치마를 벗어던져버리게 되는데 이는 억압에서의 벗어남을 보여준다.  하지만 치마를 벗어난 그녀들은 절대 그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마치 발이 묶인것같은 행동을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벗어남에 있어서의 본질적 한계가 엿보인다.  

이러한 본질적 한계의 제시 이후 곧바로 다시 현실의 두남녀가 등장하게 되는바 이를 통해 현실과 환상의 관계적 측면이 부각된다.  환상으로서의 그들과 현실로서의 두남녀의 끊임없이 교차는 검은 커튼에 의해서 가려졌다 나왔다를 반복하며 무대위에서 만남과 헤어짐을 지속적으로 연출하게 된다.  그러다 마지막에 무음의 공간에서 두 남녀는 서로 위로하는 듯한 양상으로 마무리 된다.


마무리
보면 볼 수록 흥미로운 작품이다.  사실 지리 킬리언의 작품은 상징과 은유 여기에 추상미가 더해져 대부분 아주 어렵게 다가오게 된다.  얼마전 강수진 갈라에서도 지리 킬리언의 안무가 사용되었는데 그 작품을 과연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흥미로운 부분이다.  이 작품에 대한 의미있는 글은 아마 국내에서 내가 최초일 것이다.  위키디피아에서도 그 어떤 정보도 찾아볼 수 없었다.  춤에 실렸을까?  글쎄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 글이 이 작품의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현대무용 및 현대 발레의 활성화에도 기여를 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너무 신뢰하진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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