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관리 메뉴

★ image or real

붉은 10월(1990), 냉전의 종식과 잠수함 본문

영 화/90's 영화

붉은 10월(1990), 냉전의 종식과 잠수함

유쾌한 인문학 2010. 7. 7. 05:57
반응형




붉은 10월(Hunt For Red October)
존 맥티어난 감독의 대표작중 하나이다.  이 감독 역시 자신의 이름 자체가 널리 알려지진 못했지만 그의 작품들은 대단히 유명한 것들이 많다.  그의 최고 대표작은 다이하드이다.  내가 알기로 이 감독의 3번째 작품이 다이하드이고 붉은 10월은 4번째 작품이 된다.  현재는 2003년 이후로 작품활동이 중단된 상태이다.  원전 소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작품도 상당히 대단한 작품으로 알고 있다.  

내가 본 잠수함 영화라는 것이 이래저래 한 8편 정도 되는데 그중에서 붉은 10월이라는 영화는 꽤나 수작으로 기억되는 작품이다.  더욱이 영화가 만들어진 시대가 1990년도이다.  아직 구소련이 존재하던 시절로 1년후에 구소련은 무너지게된다.  소련이 무너지기 직전에 나온 영화라 그런지 약간 독특한 형태로 진행된다. 

전쟁영화라고 하는 것은 정말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일단 첫째로 전쟁을 수행하는 인간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방법론이 존재한다.  즉 군인들 말이다.  그리고 이 군인들은 각자가 수행하는 임무에 따라서 또 다시 유화(類) 시킬 수 있게된다.  여기에 한가지 측면이 더 들어가자면 각기 유화된 부대들 내부에 존재하는 인간들의 다양성이다.  인간은 성격도 다 다르고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도 다 다를테니 말이다.  이러한 측면이 적군과 아군이라는 양쪽 상황 전부 제시될 수 있다. 

두번째로는 민간인의 측면이다.  전쟁을 수행하는 사람이 아닌 철저하게 피해자로서의 시각.  이 시각은 전쟁을 수행하는 군인들과는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하게 된다.  여기에 단순히 피해자의 시각을 넘어서 민간인들도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미군을 환영하는 무리들도 존재할 것이며 아닌 사람들도 존재할 것이다.  얼마나 많은 시각들이 존재할까?  세번째로는 정치적인 측면이다.  철저하게 정치인들의 시각.  정치적인 목적 또는 경제적인 목적에서 바라보는 전쟁이다.  

그리고 네번째 측면이 한가지 더 존재하는데 전쟁이 내포하고 있는 전투 상황 그자체를 하나의 오락으로서 바라보는 측면이다.  전투를 수행하는 인간은 자신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그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끼게 되지만 그것을 영상을 바라보는 인간은 두려움을 느낄 이유가 없다.  되려 막연한 환상을 품기 십상이며 그 환상속에서 카타르시스가 도출된다.  그리고 이 환상을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서 그 만족감의 수위의 높낮이는 각기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이 작품은 위의 4가지 요소중 3번째와 네번째가 절묘하게 결합된 형태의 영화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아주 독특한 양상으로 진행된다.  일단 고르바쵸프 하의 소련에서 기가 막힌 잠수함을 만들어내게 된다.  완벽한 무소음을 자랑하는 초거대 핵잠수함인데 실제로 이런게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극중 설정만 놓고 보았을때 대단히 위협적인 잠수함이라는 것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이 잠수함은 미국으로 망명을 할려고 작정하고 출항하게 된다.  

기존의 잠수함 영화들은 긴장을 이끌어내기 위해 잠수함 자체의 흠결이나 내부 갈등을 들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잠수함은 완전 무결하며 함내 내부 갈등도 그렇게까지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되려 갈등축을 외부로 확장시켜 제시하게 되는데 이것들이 아주 다변화되어 복잡하게 얽혀서 제시된다.  첫번째 갈등대립은 붉은 10월과 소련당국의 대립이다.  둘째는 미국과 극중 잭 라이언(알렉 볼드윈 분)의 대립이다.  그리고 이 사이에 또 하나의 잠수함이 존재하니 미국 잠수함인 댈러스이다.  그와 동시에 확인할 부분은 소련과 미국의 대립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련의 이해는 극중 붉은 10월이라는 잠수함의 망명 저지와 격침이다.  미국의 이해는 가장 위협적인 잠수함이 자신들에게 다가온다는 것이고 그 목적이 대단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이 두가지 이해가 만나게 되면서 양쪽은 끊임없이 정치적 수사들을 내뱉으며 붉은 10월의 격침을 유도하게 된다.  이러한 장면들이 소련 외교관과 미국당국간의 대화로 제시된다.  이런 상황에서 극중 라이언은 붉은 10월의 함장인 라미우스(숀 코네리 분)가 망명할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이에 그는 극중 댈러스라는 미국 잠수함에 들어가게 되고 그 속에서 또 다른 갈등이 일어나게 된다.  붉은 10월을 격침시키라는 명령과 라이언의 설득 사이에서의 갈등이다.  결국 주된 갈등 요인은 미국내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영화적 갈등의 전면적 돌림은 아무래도 당시 시대적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이 아닐까 판단된다.  냉전이 종식되기 일보직전인 상황에서 다시금 냉전을 강조하는 영화를 내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지겠는가?  물론 오늘날 과거를 회상하며 그런 영화를 내보이는건 나쁘지 않겠지만 딱 그시점하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간단한 비유를 들자면 남북 화해모드가 급격히 진전되어 통일이 당장이라도 이루어질것 같은 시점에서 쓸데 없이 남북 긴장을 고조시키는 영화를 만들어 내보일 필요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또 다른 특징은 전투장면이 지속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가장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구 소련 잠수함과 붉은 10월간의 전투를 보여줄 뿐이며 댈러스함과 붉은 10월이 직접적으로 충돌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위에서 이미 언급하였고, 마지막 전투 외에는 그 어떤 전면적 전투도 존재치 않는다.  이는 갈등 요소가 외부에 존재하다보니 나타나게 되는 현상이다.  한마디로 대단히 정치적인 영화라고나 할까?  그렇기에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대단히 지겹게 느껴질 수도 있는 영화이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