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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이 작품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니 구체적인 내용이나 설명은 생략하겠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1597년에 초판이 나온다.  보통 이렇게 오래된 작품들은 판들이 여럿 존재하고 조금씩 차이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표준판을 정하기 마련인데 1599년 4절판을 표준으로 보게 된다.  전형적인 연애비극으로 셰익스피어에게 엄청난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워낙에 유명하다보니 수많은 작곡가들도 이 작품을 모티브 삼아 곡을 쓰게 되는데 첫째 베를리오즈의 극적 교향곡. 작품번호 17.  두번째로 차이코프스키의 환상적 서곡.  마지막으로 프로코피예프의 발레음악.  Op. 64  정도가 유명하다. 

아주 큰 영감을 주는 작품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발레에도 많은 안무가 존재하는데 재미있는건 고전발레는 없다는 점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음악이 마땅치 않았고 고전적 형식미를 부여하기에도 적합하지 않아서 손대지 않은게 아닐까?  최초의 안무는 1811년 갈레오티가 안무한 작품이 덴마크 왕립 발레단에서 초연되는데 현재는 사라진 안무이다.  그 이후 프로코피예프가 1940년 1월 11일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발레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발표하게 되고 당시 안무는 라브로프스키가 맡게 된다.  이것이 사실상 유의미한 첫번째 안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로미오와 줄리엣은 내용에 약간의 변형을 주게 되는데 마지막의 비극을 없애고 과감하게 로미오의 죽음을 막아 줄리엣과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이러한 내용의 변화와 전개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무관하지 않다.  당대 구소련은 인민과 노동자에게 쉽고 가볍게 다가갈 수 있는 예술을 요구하였던바 비단 로미오와 줄리엣뿐만 아니라 백조의 호수도 결말을 비극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잘살았다로 바꿔버리게 된다.  1964년 갈리아 울라노바가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볼쇼이로 이적하게 되는데 이때즘부터 볼쇼이가 구소련 발레의 중심에 서게 된다.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감독이 되면서 볼쇼이는 극적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입각한 사실주의적 기법이 인상 깊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기술적 측면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지나친 마임을 배제하게 된다.

라브로프스키의 안무가 서방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56년 코벤트 가든에서이다.  당시 영국을 비롯한 서방이 받은 충격은 상당한 것이었다.  러시아의 마린스키 발레가 그대로 유지됨을 넘어서 더욱 극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양상은 꽤나 많은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라브로프스키의 안무가 서방에 소개된 이후 많은 안무가들이 적극적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안무 창작에 나서는데 특히 유명한 것은 맥밀란과 존 그랑코의 안무이며 널리 알려진 것은 맥밀란의 작품이다.  이유는 아주 간단한데 존 그랑코의 안무는 그렇게 많은 발레단에서 올려지지 못하는 상황이고 반대로 맥밀란의 작품은 널리 퍼져 전세계 어디에서든 볼 수 있고 DVD도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국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레파토리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셜 발레단 둘다 가지고 있다.  일단 국립 발레단은 맥밀란도 아니고 그랑코, 러시아도 아닌 마이요의 안무를 레파토리로 가져오게 된다.  한국 국립 발레단은 볼쇼이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데 독특하게도 현대 발레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아무래도 역시 국립의 힘이 아닐까?   유니버셜 발레단은 올레그 비노그라도프의 변형 안무를 가지게 된다.  비노그라도프는 마린스키의 예술감독이었던 사람으로 23년간 마린스키에서 재직하게 되고 98년부터 유니버셜에서 예술 감독으로 취임 2007년에 떠나게 된다.  사실상 비노그라도프가 유니버셜에 끼친 영향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만큼 막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안무의 종류
브로니슬라바 니진스카, 조지 발란신
음악 : 콘스탄트 람버트
초연 : 디아길레프러시아발레단, 몬테 카를로, 1926년

라브로프스키
음악 :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초연 : 마린스키 발레단 1940년

앤서니 튜더
음악 : 프레드릭 델리우스
초연 : 아메리칸발레씨어터, 메트로폴리탄하우스, 뉴욕, 1943년 4월 6일

프레데릭 애쉬튼
음악 :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초연 : 로열데니쉬 발레단, 1955년 5월 9일

존 크랑코
음악 :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초연 : 라 스칼라 발레단, 베니스, 1958년 7월 26일

케네스 맥밀란
음악 :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초연 : 로열 발레단, 코벤트가든 로열오페라 하우스, 1965년 2월 9일

모리스 베자르
음악 : 헥코르 베를리오즈
초연 : 20세기 발레단, 1966년

존 노이마이어
음악 :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초연 : 프랑크푸르트 발레단, 프랑크푸르트, 1971년

루돌프 누레예프
음악 :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초연 : 런던 페스티발발레단, 런던 콜로세움, 1977년

유리 그리고로비치
음악 : 세르에리 프로코피예프
초연 : 파리오페라발레단, 1978년

마이요
음악 : 프로코피예프


해설



위 영상은 라브로브스키의 것인데 현재에도 올려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일단 러시아 안무가에 볼쇼이에 올려지는 안무다보니 쓸데 없는 것들은 철저하게 배제된다.  이 역시 볼쇼이 스타일인데 정확히 말하자면 유리 그리고로비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쓸데 없는 마임이나 장치들을 배제한채 춤 그 자체를 극한으로 끌어올려 표현하고자 하는 예술관인 것이다.




이 영상은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출연자는 알렉산드라 페리와 앙겔 코렐라이다.  가장 원전에 부합하는 안무이고 드라마틱한 전개가 인상 깊다.  라스칼라에서도 자주 올려지는데 페리의 영상이 유명하다.  특히 유명한 장면은 발코니 씬으로 내가 본 춤이라는 표현매체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극한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움과 처절함을 표현해낸다. 




위의 영상은 존 그랑코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발코니 씬이다.  굉장히 옛날 영상인데 유튜브에 전막이 다올라와있다.  슈튜르가르트에서 공연한 영상으로 하이데가 출연한 영상물이다.  젊은 시절의 하이데는 역시 페리 못지 않은 청순미를 자랑하게 된다.  아시다시피 이 발코니 씬이라는 것이 급작스럽게 다가온 사랑이라는 감정과 집안의 갈등이 복합적으로 표현되어야 하는 장면이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하지만 마음은 너무나도 끌리는 이러한 감정을 얼마나 잘 표현해내는가에 따라서 그 공연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영상을 볼때 이러한 측면을 잘 생각하면서 보면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상황이 던져주는 감정을 어떻게 춤으로 표현하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위의 영상은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발코니 씬이다.  사실 난 라브로프스키의 안무와 그리고로비치의 안무의 차이점을 정확히 모르겠다.  DVD가 많으면 바로 직접 비교를 하겠는데 그게 할수가 없는지라 어디까지가 라브로프스키이고 어디까지가 그리고로비치인지 정확히 감이 안선다.  어쨌든 본작품은 전형적인 그리고로비치의 안무 형태를 잘 보여준다.  심지어 발코니씬임에도 발코니를 없애버린다.  무대 장치가 없다는 것을 없앤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일까?  그것은 상황에 대한 선입견을 제거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음악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이 이 극을 본다고 했을때 발코니가 없으니 직관적으로 아 발코니구나 하고 생각을 할 수 없게 되는바 오로지 춤만으로 그 상황을 설명해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리얼리즘의 극한이 아닐까 생각된다. 



마무리
이상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 전반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개별 작품에 대한 평은 다른 글을 통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맥밀란의 작품을 참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DVD도 많이 구입하게 되었는데 그중 역시 페리가 출연한 작품이 눈여겨볼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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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왕비마마

    | 2011.11.23 06:56 | PERMALINK | EDIT | REPLY |

    울 용짱님~
    날씨가 더욱 추워진 것 같아요~
    건강관리 잘~하시고
    오늘도 따뜻~한 하루 되셔요~ ^^

  2. Lipp

    | 2011.11.23 21:03 | PERMALINK | EDIT | REPLY |

    아니 원래가 비극인것을 해피엔드로 둔갑시키는 무식한 사람들은 뭔가요?
    백조의 호수도 그렇고 비극이기 때문에 이렇게 사랑받는건데 말이죠.
    전 개인적으로 모두가 잘먹고 잘살았다는 말랑말랑한 내용보다는 처절하게
    비극적인 이야기가 더 끌려요. 취향이 좀 그래요. ^^
    근데 작품의 유명성치고는 늦게 안무가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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