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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정신문화와 근대적 가치

유쾌한 인문학 2011. 1. 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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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란 그리고 역사란 무엇인가?  난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문화란 기억이다.  문화라고 하는게 그리고 역사라고 하는게 뭐 대단한게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살아온 기억이 역사이고 당신의 손끝이 닿은 곳에서 문화가 시작한다.  그럼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는 무엇이고 근처에 있는 문화재는 무엇인가??   역사는 그 기억의 총합이며 문화재는 우리의 손끝이 수천년 닿아온 현장인 것이다.  그게 바로 문화이며 역사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저런 문화와 역사가 과연 남아있긴 한가?


사라져간 기억들
우리는 제대로된 근대건물을 가지고 있는가?  사실 하나도 없다는건 거짓말이고 서울 명동에 가면 멀쩡한 것이 두어개 있긴 하다.  한전건물이 하나 있고 그리고 최근 명동 한복판에 새로 공사해서 올라간 극장.  그리고 서울시청도 근대건물이지만 무식한 누군가가 부셔버렸고 사실상 끝까지 버티고 있는건 한전건물 뿐이라고 봐야 한다.  뭐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 

서민 애환 서린 '600년 역사' 흔적 없이 사라져

아무튼 이게 참 재미있는 현상인 것이 분명 과거가 있긴 있었고 그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도 아직 생존해 있는데 그 흔적들을 이젠 찾아 다녀야할 정도로 전부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나마 남은 것들이 과연 얼마나 버틸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땅값이 비싸니깐 고층빌딩 올리고 싶은 욕망이 하늘을 찌르지 않겠는가?  부동산을 향한 맹목적 욕망 앞에서 문화적 가치따위가 과연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어디 저것들 뿐이겠는가?  우리사회에서 무분별하게 벌어지고 있는 엄청난 재개발들.  모든 형태의 재개발은 기억을 없앤다.  기억이 사라진 곳에서 어떻게 문화가 싹트겠는가?  기억은 이어져야 한다.  내부모에게서 나에게로 그리고 내 자식에게 이어질때 기억은 가치를 가진다.  그런데 현재 우리에게 남겨진 기억이 있긴 하나?  우리에게 남은건 이어지는 기억이 아니라 과거의 화석만을 붙잡고 늘어지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우리의 정신문화는?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이, 이황, 정약용 등 엄청난 천재들이 쏟아져나왔던 우리의 정신문화는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인가?  우리는 과연 우리의 정신문화를 가지고 있다 할 수 있을까?  작금의 현실은 서양의 것을 가져와 이를 이해하고 소화하기에 급급하다.  스스로 창조하는 것은 거의 없다.  또 이런말 하면 공맹으로 돌아가자는 말 나올것 같은데 그런 말이 아니라 현대의 우리 사회에 적합한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낸 이론적 틀이 과연 존재하는가 하는 점이다.  분명 우리는 그것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부다 잃어버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보는 법을 잊어버렸고 듣는 법을 까먹어버렸다.   

물론 저런 서양이론들의 정수를 수입하고 맛보는게 잘못되었다는건 아니다.  문제는 이런 사상들이 사회속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우리식으로 변형되지도 못한채 소위말하는 지식인들에 의해 전유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식이면 저런 이론들이 백화점 명품과 다른게 뭔가??  백화점에서 명품을 사들고 와서  '나 이런거 들고댕기는 사람이야' 라는 것과 '나 이런거 아는 사람이야' 라는 것이 뭐가 다를까?


가치관의 혼란
결국 우리는 현재 고유의 정신문화도 잃어버렸고 수많은 기억들이 담긴 현장도 재개발이라는 이름하에 우리 스스로 다 파괴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무엇일까?  근본적 원인은 일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흔히 하는 말로 한국은 30년만에 농경사회에서 공업 그리고 정보화 사회로 나아갔다고 스스로 자축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그런데 지나치게 빠르면 반드시 무조건 문제가 생긴다.  그것은 바로 가치의 충돌이다.  우리는 분명 일제 이전에 우리 나름의 전통적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이것이 근대에 들어와 근대적 가치의 급격한 흡수가 이루어지게 되고 이는 전통적 가치와 어마어마한 충돌을 일으키게 된다. 

이때 양자의 조화가 중요해지고 그를 통한 새로운 가치관의 형성이 절실해진다.  그런데 우리는 주체적으로 근대적 가치를 흡수하여 재생산할 기회를  일제에 의해 박탈 당했기 때문에 부작용이 심화되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저런 모순이 해결되기도 전에 나타난 신자유주의 16년의 세월.  혼란스런 사회에 자유와 경쟁이라고 하는 또 다른 모순된 가치관의 급격한 도입으로 인해 우리 사회의 혼란은 막장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막장상황에서 세대간 단절은 더욱 극심해진다.  농경사회에 태어나신 분들이 아직도 생존해 계시는 것이 우리사회이다.  농경사회를 경험한 세대와 공업사회를 경험한 세대 그리고 오직 정보화 사회만을 경험한 세대가 보이는 충돌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이런식의 사회적 분열은 결국 지켜야할 가치에 대한 논의를 사라지게 만든다. 


기억의 단절

결국 이런 가치관의 혼란속에서 우리는 어떤 기억을 지켜야할지 우리 스스로 어떤 기억을 만들어야할지도 다 잊어버린채 그저 돈타령만 하게 된 것이다.  정말 무서운건 돈타령 속에 우리가 스스로 파괴해버린 기억들은 결국 우리 후손에게 물려지지 못할 것이고 이는 기억의 단절을 가져오게 된다.  새로운 문화는 창조되지 못하고 기억이 담긴 건물들도 다 파괴되버린채 이땅에는 아파트 밖에 더 남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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