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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예술세계의 평가와 예술가의 붕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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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예술세계의 평가와 예술가의 붕괴

유쾌한 인문학 2011. 3. 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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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개인적으로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들었을때 가졌던 생각은 두가지 의문과 놀라운 사실에 대한 충격이었다.  첫째 과연 저걸 받아들일 가수가 있을까?  둘째 어떻게 저들을 평가해서 매번 꼴찌를 탈락시킨다는 것일까?  이 두가지 측면의 의문과 동시에 가장 놀라웠던 한가지는 저걸 받아들인 가수가 있다는 점이다.  저들을 모아놓고 매번 한명씩 떨어트린다는 거.  어찌보면 참 재미있고 단순해보이지만 이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평가가 될 수 없는 것의 평가
많은 사람들이 예술이라고 했을때 이는 순 주관적인 문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즉 객관적으로 수치화 할 수 없다는 것인데 이는 엄밀히 말하자면 약간 잘못된 표현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객관적으로 평가가 될 수 없는 예술가들이 있다고 표현해야 하는 것이고 여기에서 방점은 평가와 예술에 찍힌다.  사실 어느 정도의 예술적 표현을 담보하기 위해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환원될 수 있는 기술적 측면이다.  많은 아마추어 등용문으로서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들이 독설이라는 이름하에 지적해 들어가는 부분들도 전부 이러한 기술적 측면을 지적하게 된다.  즉 객관적인 수준이 일정정도 담보가 되었을때 그 다음에 예술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심사위원들은 이부분을 지적하여 단기간내에 수정이 가능한 사람을 뽑아내는 것이다.  그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본질이다.  냉정히 말해 최소한의 기술도 없이 혼자서 예술이랍시고 하는건 방구석 취미생활에 지나지 않는다.

어느 정도의 객관적 측면이 완성이 되면 여기에서부턴 객관적 표현을 넘어선 주관적 표현의 영역이 되고 스스로 쌓아올리는 예술세계의 확립의 문제가 된다.  이때부턴 평가의 문제가 될 수가 없다.  즉 철저하게 취향의 문제라는 것이다.  내가 저가수가 싫고 내가 저 지휘자가 싫다고 해서 저들의 예술이 쉽게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분명 누군가에겐 가슴을 울리는 예술일테니깐.  다만 자신이 속한 예술 영역 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느냐 못받느냐의 차이점만이 존재할 뿐이다.  하다못해 클래식만 보더라도 각 지휘자나 연주자들에 대한 호불호는 정말 명확하게 갈린다.  하지만 그들이 대가라는 점에선 아무도 의심을 가지진 않는다.  단 나에게 맞지 않다는 것일 뿐이다.  이는 정확히 표현해서 그 예술가가 확립한 예술세계에 대한 호불호라고 볼 수 있다.  객관적 표현, 기술 이런 측면을 넘어서 주관적인 예술관을 확립한 사람.  이런 사람들을 예술가라고 부른다면 그들에 대한 선호는 그들이 확립한 예술세계에 대한 선호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는 평가의 문제가 될 수 없고 아마추어 오디션 프로그램과도 완전히 다른 측면을 가지게 된다.


대중문화의 양가적 성격
이 프로그램이 목적으로 삼는 주된 예술 영역은 대중 음악 예술 영역이다.  이 영역이 보여주는 타 예술 영역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특징이라면 구별짓기의 준거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전의 문화적 토대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데 대중예술 태동 이전에는 민중 중심의 민속 문화와 귀족이나 양반 중심의 고급 문화로 정확히 양분된다. 우리나라의 예를 보더라도 궁중 음악이나 무용, 시문학 등 이런 부분들은 철저하게 고급문화로서 자리매김하여 특정한 교육을 받아 이를 이해할 수 있는 특정한 계층에 의해서 향유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 전반의 교육수준의 향상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매체의 발달 등은 문화의 수용범위를 확장시키게 되고 그로서 기존의 민속 문화와는 약간 다른 형태의 민중 문화가 발생하게 되는바 이것이 대중문화의 실체이다.  비 대중 예술 영역은 그것의 향유를 위해서 일정 정도의 지식이 선행되어야 하는 측면이 분명 존재한다.  즉 일정한 문화적 코드에 익숙해져야 함을 전제로 하며, 문화적 코드 그 자체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왠만해선 즐기기 힘든 그런 양상의 문화들이 바로 비 대중예술들이다.  하지만 대중문화라는 것이 생겨나게 되면서 이러한 측면은 상당히 완화되게 된다.  하지만 민중성을 완전히 벗어 던진 것도 아니기에 그 위치가 굉장히 애매모호해지는 양가적 측면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대중예술의 양가적 특징은 예술가의 경지에 이른 가수들이 가지는 일련의 위기의식의 토대가 된다.  예술관의 확립을 통해 일정한 수준을 담보는 하였지만 대중예술이 가지는 또다른 측면인 민중적 측면에서 점차 멀어지게 되면서 생겨나는 위기의식이다.  이는 사회 전반이 보여주는 일련의 문화 흐름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는데 대중이 외면이 심화되는 지점에서 발생한 자본의 억압이 순환을 이루면서 생겨난다.  매니아층의 확립과 공연 등을 통해 예술가로서의 삶은 분명 이루어지겠지만 대중예술이 가지는 민중적 성격의 철저한 박탈은 위기 그 자체에 다름 아니다.  이런 상황하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지는 인기에 기대기 위한 프로그램 기획이 나왔고 그들에게 권유가 주어졌을때 그들은 이를 받아들이게 된다.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엇이 되었건
자명한 한가지 사실은 그들 스스로 평가될 수 없는 자신들의 예술세계를 평가의 영역으로 집어 던져버린게 된다.  그것도 비교가 될 수 없는 것을 비교하려드는 이상한 평가의 영역으로 말이다.


예술세계의 평가와 예술가의 붕괴
일단 판은 벌어졌고 그 다음 문제는 저걸 과연 정말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다.  저사람들 데리고 평가를 하여 서바이벌을 한다는게 과연 가능할까?  아니나 다를까 문제는 터졌다.  이는 예술세계의 붕괴의 경험이다.  정작 당사자보다 주변의 사람들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이런 프로그램의 출연 결정이 가져온 결과를 가볍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붕괴 즉 예술가로서의 붕괴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참 단순한 문제인데 복잡하자면 한없이 복잡한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대중예술이 가지는 양가적 성격 그중 대중적 요소에서 점차 멀어지는 상황에서 평생을 두고 쌓아온 예술세계 마저 붕괴되는 경험이라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에 프로그램 피디는 지속적으로 당신들의 예술세계가 무너지는건 절대로 아니라고 강조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만 감정의 억눌림은 그자리에서 터져버리게 된다.  일부 가수는 이를 예능적 재미를 위한 탈락으로 받아들이지 못했고, 대중은 탈락 그 자체에 지나치게 함몰되어 버렸다.  별거 아닌듯하지만 어마어마한 차이이다.

프로그램의 준비도 굉장히 미흡해 보인다.  이는 정말 아주 섬세하게 접근해야 하는 굉장히 미묘한 문제이다.  내가 보기엔 자신들이 어떤 프로그램을 할려는건지 정확한 이해자체가 없다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탈락이라는 상황을 가수들이 의외로 쉽게 못받아들이고 사태가 이런식으로 진행되었다는건 그만큼 자신들이 기획한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각자의 예술세계가 완전히 다르고 비교도 안되는 사람들을 모아놓은채 지극히 단순한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진행시켜버렸으니 어떻게 문제가 안생길 수 있을까?  선배니 후배니 하는 것들도 유치한 말장난일뿐이다. 
김건모가 아니었던들 분란이 안생겼을까?  이는 취향의 문제이기에 반드시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대중사이에서도 납득 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분명 나온다는 것이다.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부분이 바로 이런 측면이다. 

결국 미흡한 준비하에서 가수들은 스스로 무너졌고 갑작스런 돌발상황에서 피디는 당황하여 그자리에서 갑작스럽게 독단적으로 선택하여 그들 모두를 감당할 수 없는 비난의 영역으로 몰아세워버렸다.  이 또한 부족한 준비의 하나의 예일뿐이다.  피디가 내세운 이유는 나름 설득력이 있지만 그럼에도 상황이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결국 대중과의 교감의 실패이고 시청률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서 비롯된 비극이다.  즉 서로가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예술가는 철저하게 무너졌고 자본은 이를 있는 그대로 자극적으로 내보내버렸으며, 대중은 이를 자극적으로 소비하고 배설해버렸다.  이 게임에서 과연 말초 신경의 자극 이외에 얻는건 무엇일까?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많은걸 잃어버린건 아닐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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