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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프리즈
오스트리아에 가면 분리파관이라는 건물이 있는데 그 내부에 세벽을 차지하고 있는 그림이다.  왼쪽벽,  중앙벽, 오른쪽벽.  이렇게 이루어져 있고 보는 순서는 왼쪽 -> 중앙 -> 오른쪽 순으로 보시면 된다. 
이는 클림트의 중기 작품으로 1902년에 14번째 비엔나 분리파를 기념하기 위한 '베토벤 전시회'의 작품들 중 하나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베토벤 9번 교향곡을 소재로 하여 베토벤을 추모하는 동시에 분리파 회원들이 추종하던 막스 클링거에게 경의를 표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기본테마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의 해석으로 이루어진다.


종합예술의 추구
당시 유행하였던 상징주의 및 아르누보 운동은 분리파운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상징주의란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기반을 두고 낭만주의에서 파생된 것으로 아카데미즘과 인상주의, 사실주의, 물질주의와 실증주의, 산업문명에 저항하며 상상력과 사유의 세계를 선호한다.  이러한 상징주의는 미술뿐만 아니라 문학 그리고 음악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보통 상징주의는 소재나 영감을 문학이나 신화에서 끌어왔고 이러한 이미지나 상징을 통해 내적 감정과 생각을 표출하게 된다.  클림트는 이러한 상징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아르누보는 무엇인가? 영국의 미술공예운동, 프랑스의 아르누보, 독일의 유겐트슈틸 등등  명칭은 다르지만 방향성은 동일한데 시각예술의 종합화 그리고 인민을 위한 예술지향이다.  산업혁명 이후 예술은 지적 예술과 수공예 예술 사이의 갈등이 빚어지게 된다.  이는 곧 예술과 산업의 갈등으로 치환할 수 있다.  
종합예술을 목적으로 한 아르누보 운동은 일상 생활용품에서 건축분야 까지 예술화를 지향하게 된다.  그로 인해 상업예술에 큰 성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종합예술을 추구하는 분리파 운동의 정점을 찍는 것이 바로 제14회 분리파 전시회이다. 


베토벤의 계승
베토벤은 교향곡 8번을 완성 후 교향곡 9번 합창이 나올때까지 꽤나 오랜시간이 걸린다.  오랜 공백 후 나온 그의 최고의 걸작 9번 합창의 완성과 그 이후 만년의 그가 남긴 후기 현악사중주.  그 중에서도 대푸가는 영원한 현대음악이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로 개혁적이고 혁명적인 성향을 띄게 된다.  결국 베토벤 프리즈가 가지는 상징성은 베토벤이 보여주는 혁명가로서의 성향을 그대로 이어받고자 하는 정신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음악계에서는 베토벤 사후에 누가 베토벤의 진정한 계승가이냐? 를 놓고 브람스와 바그너가 부딪히게 되고 실제로 여러 작곡가들이 부딪히는 양상을 보여준다.  형식 안에서의 혁명을 추구한 브람스파 그리고 모든 것을 뒤엎어버린 바그너파.  무엇이 되었건 이러한 베토벤을 이어받고자 하는 시도는 음악계뿐만 아니라 미술계에서도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베토벤 프리즈
베토벤 프리즈는 상징주의의 궁극을 찍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선과 악의 대립적 구도를 가지고 있는데 선은 첫번째 벽의 성기사로 표현되며 악은 두번째 벽의 각종 상징들로 표현되고 있다.  베토벤 프리즈를 볼때는 기본적으로 합창을 들으면서 보는것이 좋다.  즉 음악에 대한 어느정도의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1902년 당시 전시회 카달로그에 적힌 문구가 있는데 그것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카달로그 문구는 녹색으로 표시하겠다.




첫번째 왼쪽벽 - 행복을 향한 열망 
약한 인간의 고뇌, 갑옷 입은 무사를 향한 기도, 행복을 위한 투쟁을 하도록 부추기는 내부의 힘인 동정심과 자긍심. 
이것이 첫번째 왼쪽 벽의 전체사진이다.  중간에 노란 부분은 기사가 서있는 모습인데 흔히 저 기사의 이미지는 구스타프 말러가 모델이 되어주었을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러가 등장하니 충격적을 받으실수도 있겠지만 당시 오스트리아 내부의 주요 예술가들 사이에 이정도 되는 친분관계는 당연한 것이다.  실제로 그런 기록이 남아있기도 하고 영화에서도 이들이 친분관계가 상당한 것으로 표현되곤 한다.  


위의 사진은 중간에 기사를 확대한 것이다.  첫번째 벽의 특징은 인간의 나약함을 잘그려내고 있다.  기사의 왼편에 무릎 꿇고 있는자들이 바로 나약한 인간의 상징이다.  이들은 스스로 행복을 향해 나아가지는 못한채 강력한 기사로 하여금 행복을 찾아주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갈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번째 중앙벽 - 악의 세력들

신들 조차 대적할 수 없는 튀폰과 그 딸들, 질병과 광기 그리고 죽음, 욕망과 음란 그리고 방종, 찢어지는 듯한 고통, 날아가버리는 인간의 소망   튀폰의 딸들은 위의 그림 제일 왼쪽에 나타나있는 세명의 여성을 말하는데 저들은 고르고 자매를 의미한다.  그리고 튀폰은 그 옆에 있는 고릴라 같은 생명체를 의미한다.

아폴로도로스의 그리스신화에 따르면 신들이 기가스들을 전부 제압하자 화가난 가이아가 튀폰을 낳게 되는바 가이아가 타르타로스와 살을 섞어 만든 반인반수의 괴물이다.  그 크기와 힘에서 가이아의 모든 자식들을 뛰어넘었다고 한다.  튀폰은 양팔을 벌리면 양팔이 서쪽과 동쪽의 끝에 닿았고 백개나 되는 용의 머리가 양팔위로 솟아있다.  허벅지아래에는 거대한 뱀의 똬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풀면 뱀들이 그의 머리에 닿았고 쉬쉬 하는 무시무시한 소리를 냈다고 한다.


이러한 튀폰의 모습을 본 신들은 이집트로 도망을 가게 되고 그때 동물들로 변신하게 되는바 이지점에서 이집트 신들이 동물 형상을 하고 있는 이유가 도출된다. 
어찌되었건 튀폰을 제압하는 것은 결국 제우스가 하게 된다.  튀폰과의 싸움을 끝으로 제우스의 패권은 안정되게 된다.


튀폰은 결국 신조차도 대항할 수 없었던 두려운 악의 상징성이고 고르고 자매들은 질병, 광기, 죽음 등을 상징하게 된다.  그리고 튀폰의 오른편에 서있는 세명의 여성들은 각기 욕망, 음란, 방종을 상징하게 되는데 욕망은 중앙에 있는 금색 머리를 하고 있는 여성이고 음란은 그 왼족에 붉은 머리를 한채 머리카락이 다리사이를 지나고 있는 여성 그리고 방종은 배나온 여성이다.  결국 첫번째 벽에서 나온 성기사가 악의 세력들과 맞서게 된다는 의미이다.




세번째 오른쪽벽 - 행복을 향한 염원은 '시'를 통해 이루어진다
예술은 우리를 순수한 기쁨과 순수한 행복과 순수한 사랑만 존재하는 이념의 왕국으로 인도한다, 천상에 있는 천사들의 합창 "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불꽃이여 온세상에 입맞춤을!" 
위의 그림이 세번째 벽 전체 모습이다.  오직 이상의 왕국에서만 인간은 순수한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으며 그곳으로 인도하는 것은 바로 의인화된 예술이라는 것이다. 


세번째 벽의 오른편에 있는 그림을 자세히 보자.  일단 합창을 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합창하는 여성들은 베토벤 9번 교향곡의 환희의 송가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간에 나체의 남성과 여성이 포옹을 하고 있다.  나체의 남성이 첫번째 벽에서 나오는 기사라는 것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현재 이 기사의 모습을 보면 너무나도 편안해보이는 뒷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사가 갑옷을 벗은채 등을 보인다는거 자체가 안식을 찾았다는 의미 아니겠는가?  결국 이 기사는 현재 영웅적 모습을 풍기기보단 여성의 품에 안긴 연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결국 분리파 운동의 핵심인 아카데미즘과 인상주의, 사실주의, 물질주의와 실증주의, 산업문명에 저항하며 상상력과 사유의 세계를 선호한다는 것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결국 가부장적 남성관의 시선에서 여권 신장의 고고한 흐름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상징성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를 두고 에로스의 승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때부터 팜므파탈적 여성이 아닌 다른 형태의 여성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걸 잘 확인할 수 있는 그림이 바로 키스이다.  키스는 당시 시대상황에서의 여권신장과 관련하여 많은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자세한 내용은 키스에서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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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미자라지

    | 2009.09.25 14:27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어제 말씀드린건 해바라기가 있는 정원이래요...ㅋ
    고흐 해바라기랑 혼동..ㅋ

  3.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09.09.27 14:55 신고 | PERMALINK | EDIT |

    음... 해바라기가 있는 정원..

    그것도 모르겠다는..ㅠㅠ

  4. B킨스

    | 2009.09.25 16:44 | PERMALINK | EDIT | REPLY |

    클림트의 못봤던 그림들을 볼수 있어서 좋았어요
    작품 이면에 담긴 시대상의 반영, 작가의 의식들 잘 풀어주셔서 즐겁게 봤습니다^^

  5.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09.09.27 14:56 신고 | PERMALINK | EDIT |

    아직 한개 더남았어요!! 흑흑 꼭 마무리 느낌이..ㅠㅠ

  6. SAGESSE

    | 2009.09.25 19:00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베토벤 플리즈, 정말 쨈나게 잘 읽었어요~ㅋ
    전 중딩때 베토벤 좋아하다 20살되공 모짤뜨롱 푹빠졌었는데 베토벤 9번 들으면서 이 글 읽었음 더 감동적이었을 듯 하네요~ ㅋ 바쁜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7.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09.09.27 14:56 신고 | PERMALINK | EDIT |

    헐 중딩때 베토벤.. ㄷㄷㄷㄷ

  8. 태아는 소우주

    | 2009.09.25 19:53 | PERMALINK | EDIT | REPLY |

    울 아기용님 편한 저녁 보내세용.^^*
    제 블로그에 답변 하실 사항이 한 가지 있네요..
    한 번 와 보심이..^^ㅋㅋ

  9.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09.09.27 14:56 신고 | PERMALINK | EDIT |

    ㅎㅎㅎ

  10. 도희.

    | 2009.09.25 20:13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ㅎㅎ

  11.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09.09.27 14:56 신고 | PERMALINK | EDIT |

    넹 즐거운 주말..

  12. 털보작가

    | 2009.09.25 20:28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잘 보고갑니다.
    행복한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13.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09.09.27 14:56 신고 | PERMALINK | EDIT |

    넹 즐거운 주말되세요.ㅇ

  14. merongrong

    | 2009.09.25 23:07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빈에 놀러갔을때 클림트 전시회가 있었는데 못가고 말았죠... 베토벤 전시회 말이죠.. 아..정말 천추의 한으로 남아서 언젠간 다시 가고야 말리라는 다짐을 했어요..이렇게 나마 블로그로 보니..감사드립니다^^

  15.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09.09.27 14:56 신고 | PERMALINK | EDIT |

    헉헉 빈까지 가셨는데 못보셨군요..

    이런 안타까운일이..ㅠㅠ

  16. sapzzil

    | 2009.09.26 02:27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저게..벽화들인가요...분위기가 독특하군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17.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09.09.27 14:57 신고 | PERMALINK | EDIT |

    벽화는 아니구요. 벽에 걸어놓은거에요.ㅎㅎ

  18. 몸짱의사

    | 2009.09.26 10:10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용짱님 요즘 자꾸 야한 그림만 올립니다. 그러고선 어려운 말 써놓으면 안 야할거 같죠?? 더 야합니다...크하하하~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듯~ 푸힛~

  19.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09.09.27 14:57 신고 | PERMALINK | EDIT |

    저는..


    선데이 용짱.ㅋㅋㅋㅋ

  20. 미르-pavarotti

    | 2009.09.26 11:38 | PERMALINK | EDIT | REPLY |

    쏘~주님 블로그 통해서 넘어 왔습니다
    항상 1등이시게에 궁금해서 이리저리 검색톤해서 드뎌 찾아왔습니다.
    몇페이지 읽어보니 논문 수준으로 저에게는 어렵네요 ^^
    그래서 종종 공부하러 오렵니다 ^^

  21.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09.09.27 14:57 신고 | PERMALINK | EDIT |

    음 감사해용.ㅋㅋㅋ

  22. 팰콘스케치

    | 2009.09.26 18:41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배나온 사람들을 솔직하게 그렸네요~!
    주로 근육이나 슬림한 사람들만 나오는 경향이 있던에~!
    이런면에서도 웬지 파격적인듯 싶군요~!

  23.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

    | 2009.09.27 14:57 신고 | PERMALINK | EDIT |

    그렇죠??ㅎㅎ

  24. gemlove

    | 2009.09.27 21:53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ㅎㅎ 흥미로운 연결이네요.. 출판해도 되겠는데요? ㅋ

  25. DDing

    | 2010.12.06 07:03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어려워요 역시... 기본 서적이라도 한 번 뒤져보고 와야 할 것 같은... ^^

  26. | 2010.12.06 07:31 | PERMALINK | EDIT | REPLY |

    비밀댓글입니다

  27. 대한민국 황대장

    | 2010.12.06 07:55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정말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지요? ^^

  28. 굄돌

    | 2010.12.06 07:58 | PERMALINK | EDIT | REPLY |

    그림 하나하나에 수많은 상징이 담겨 있겠지요?
    꼼꼼히 살펴봤어요.
    나체의 남자 머리를 저렇게 표현한 것도 의미심장하네요.

  29. ★입질의 추억★

    | 2010.12.06 08:05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클림트는 익히 알고 있었는데~작품들 잘 감상하다 갑니다.

  30. 라이너스™

    | 2010.12.06 09:31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잘보고갑니다. 멋진한주되세요^^

  31. 니자드

    | 2010.12.06 11:38 | PERMALINK | EDIT | REPLY |

    오늘 글은 종합전시관의 예술 소개같은 느낌이네요. 전문용어가 잘 모르는 단어가 많지만 대략 다양한 생각과 흐름이 예술에 시도되는 것 같습니다^^

  32. 건강천사

    | 2010.12.06 16:50 | PERMALINK | EDIT | REPLY |

    클림트 '키스'에 한동안 멍하니 서서 바라보았을 때를 시작으로 작품을 너무 좋아했습니다. ㅎ
    이웃 블로거 루비님이 포스팅해주신 훈데르트바서의 작품까지 마구 좋더라구요~
    좋은 작품은 누구에게나 멋지게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세대를 아우르고 말이지요~ 베토벤 프리즈 설명 값나게 듣고 즐거운 시간 가져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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