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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밀리어네어(2008), 아름다운 외피속의 지독한 본질 본문

영 화/00's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2008), 아름다운 외피속의 지독한 본질

유쾌한 인문학 2010. 7. 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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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

대니 보일 감독의 11번째 작품으로 보이는데 정확하진 않다.  아무튼 대니보일 감독이 단 두개의 작품 쉘로우 그레이브와 트레인스포팅으로 영국 뉴웨이브 즉 프리시네마의 총아로 자리잡으면서 엄청난 주목을 받게 된 이후 헐리웃으로 넘어가게 되고 그 이후론 솔직히 딱히 그렇게 주목받을만한 작품을 내놓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엄청난 자본이 들어간 비치 같은 영화는 대략 난감할 정도로 흥행에 실패하고 말이다.  그랬던 그가 28일 후와 선샤인으로 다시금 독특한 시각을 내보이기 시작하더니 08년도 이 작품으로 아직 자신이 건재함을 알림과 동시에 사실상 거장의 반열에 오르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와 동시에 이 작품은 정말 상이란 상은 다 쓸어담게 된다.

프리시네마는 1950년대의 영국에서 생겨난 일종의 프로그램으로 하나의 운동이라기 보단 일련의 경향성을 지칭하는 것이다.  사실 공통된 스타일이나 주제의식따위를 공유한 것은 아니니 말이다.  실제로 일련의 작품들을 보면 그어떤 공통점도 찾아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이들이 내세운 공통적 주장은 자본의 압력에서의 벗어남과 일상 생활과 사람들에 대한 가감없는 진실된 표현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노동계층의 삶속으로 뛰어들어간 작품들이 많이 보이는바 이러한 일련의 경향성을 잘 살펴본다면 대니 보일의 초기작품들이 지향하는 바를 쉽게 짚어낼 수 있게 된다.  비록 지속적으로 이어나간 운동은 아니지만 그로 인한 영향은 대단하여 펑크 등으로 대표되는 영국 대중문화에 기여한바가 아주 크다.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배경은 인도인데 인도의 극단적 빈민층인 형제와 친구인 여자아이의 이야기이다.  일단 처음엔 형제중 동생이 퀴즈대회에 나오는 것부터 시작되어 그 퀴즈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식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퀴즈대회는 총 2회로 나누어져 진행되는데 아무것도 배운것 없는 빈민층이 문제를 다 맞추는것이 너무 이상하니까 1회가 마친뒤 수사가 들어가게 되고 그때 형사들에게 자신이 맞춘 이유를 자신의 과거 경험에 근거하여 이야기 해주는 식이다.  그리고 모든 회상이 끝난 후 다시 2회째 퀴즈대회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마지막 문제를 맞춘째 끝맺게 된다.


Copyright (c) Twentie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아름다운 외피속의 지독한 본질
일단 영화구조가 아주 흥미롭다.  일단 퀴즈대회 첫째날은 이미 지나간 사건이다.  극이 시작되는 시점은 퀴즈대회 첫째날이 지난 이후 형사들에게서 수사를 받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이런 저런 고문을 당하다가 결국 형사들에게 자신이 맞춘 이유를 술술 이야기 하게 되는데 그 회상에서 극은 과거 즉 극중 주인공들의 어린시절로 돌아가게 된다.  이렇게 형사들과의 이야기와 과거 회상들이 엇갈리면서 제시되게 되고 아주 어린시절부터 시작된 과거 회상들은 그 자체로서 시간이 흘러 점점 지금의 현재로 다가오게 된다.  즉 현재의 시간은 고정된채 과거 회상부분의 시간은 흘러 이둘을 만나게 하는 방법론이다.

과거 회상신에서 나오는 인도의 전반적인 풍경들이 아주 인상 깊다.  극단적인 빈부계층을 잘보여주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슬람 교도와 힌두교의 종교적 대립의 측면도 잘나타난다.  심지어 빈민층 아이들을 데려다 병신으로 만들어 앵벌이를 시키는 집단들도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인도의 폐부를 찌르는듯한 저러한 일련의 모습들을 극중 주인공인 자말의 어린시절의 경험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쫙 나타내어 인도가 가지고 있는 현실을 가감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주게 된다.  그리고 그 지독한 현실속에서 두 형제와 한 여자아이의 삶이 어떻게 표류하게 되는지 그 표류사이에서 그들이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낳게 되는지를 보여주면서 일종의 성장영화로서의 측면을 동시에 만족하기도 한다.

이 영화가 가장 인상 깊은건 저러한 인도의 사회적 측면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이 아주 독특하다는 것이다.  만약 그냥 저러한 모습들을 쭉 나열하였다면 이 작품은 그저 그런 범작에 불과했을 것이다.  뭐 저런 장면들이야 익숙하게 나오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대니 보일 감독은 저러한 일련의 장면들을 퀴즈쇼라는 것과 대비시켜 제시하게 된다.  그것도 인생한방 역전이 가능한 퀴즈쇼와 말이다.  뭐 퀴즈쇼라고는 하지만 그 쇼의 핵심은 로또와 비슷한 성질의 것이다.  가진 것을 올인하게 만들고 틀리면다 빼앗아버리는 마치 허황된 구름을 쫓는듯한 가지고 싶으되 가질 수 없는 그렇기에 불가능한 꿈을 꾸게 만드는 그런 성격의 것이다.  이러한 불가능성의 퀴즈쇼에서 자말이 자신의 경험에 반추하여 그 어떤 지식인도 성공한적이 없는 퀴즈쇼에 성공한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퀴즈쇼와 마찬가지로 대단히 허황되다. 

결국 극중 주인공인 자말이 가지는 일련의 경험들 자체가 하나의 대단히 부조리한 쇼와 같다고나 할까.  이 영화는 바로 여기에서 그 위대함이 탄생한다.  바로 자말의 인생이 가지는 기가막힌 아이러니한 쇼와 허황된 꿈을 쫓게 만드는 퀴즈 쇼의 만남에서 말이다.  그리고 이 쇼와 쇼의 만남은 쇼들이 가질 수 밖에 없는 불가능한 꿈들의 만남이기에 대단히 허황되다.  그렇기에 영화는 마지막에 이런 말을 남기게 된다.  이 영화의 내용이 가능한 이유는 이 영화 자체도 쇼이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Copyright (c) Twentie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마무리
정리하자면 겉보기엔 대단히 아름다운 사랑을 위한 기적과도 같은 내용을 제시하는 영화로서의 측면과 극중 내부에서 발생하는 퀴즈쇼라는 측면에서 아주 이상적인 아름다운 이야기인듯 보이지만 더 깊은 내면에는 아주 지독한 현실을 담아내는 작품이다.  결국 이 세상이 겉으로 드러내는 아름다움과 우리에게 끊임없이 제시하는 이미지들은 상상적인 것일뿐 그 내면에 있는 본질의 추악함에 대해서 짚어내는 작품으로 상상과 현실의 대비가 기가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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