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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pres-Midi d'un Faune
목신의 오후라는 제목은 문학이나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다.  목신의 오후는 프랑스의 위대한 시인 말라르메에 의해서 쓰여진 작품이다.  전 116행의 장편시로서 1976년 발표된다.  극단에서 연극으로 올려질 계획이었으나 일정한 줄거리가 없는 작품 특성상 상연이 거절된다.  혹시나 이 시를 읽어보려고 검색을 해보신다면 한국어로 번역된건 인터넷에서 찾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시의 일부분을 소개해보겠다.

"나른한 여름날 오후 시칠리아 해변 숲속 그늘에서 졸고 있던 목신 판은 아련한 꿈 속 같은 상태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목욕하는 요정을 발견한다. 꿈인지 현실인지 잘 구분할 수 없지만, 저편의 가물거리는 자태에 마음이 끌려 샘가에서 보았던 한 쌍의 요정을 떠올린다. 목신은 어떤 힘에라도 이끌리듯 달려가 두 요정을 그대로 품에 안아 장미 넝쿨로 뛰어들어 헝클어진 그녀들의 머리카락에 입을 맞출 때, 몽롱한 관능적 희열이 온 몸에 퍼진다. 그러나 환상의 요정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밀려오는 권태를 망연히 바라보며 목신은 에로틱한 몽상을 해보기도 하고 한낮의 작렬하는 태양을 향해 입을 벌려 넋을 잃기도 하고 갈증을 느끼며 모래 위로 쓰러진다. 그리고 목신은 또다시 오후의 고요함과 그윽한 풀냄새 속에서 잠들어버린다"

이미 언급했듯이 이시는 대략 9페이지에 달하는 장편시이기에 시집을 사서 보아야 한다.  말라르메시의 특징이랄까?  굉장히 불명확하고 어려운 측면이 있다.  아무래도 프랑스의 대표적인 상징주의 시인이고 굉장히 모호한 시어때문에 번역도 상당히 어려운 시인이다.  사실 뭐 시언어라는 것이 번역되는 순간 많은 것을 놓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인지라 그런 측면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이 작품은 드뷔시에 의해서 음악으로 만들어지게 되는데 제목은 목신의 오후이 전주곡이다.  이 음악은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의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데 몽상적이면서 환상적인 느낌이 인상 깊다.  시가 주는 관능적 몽상의 묘사에서 받은 인상을 풀어해친 노트들을 통해 표현하는 기법이 아주 아름답다.  혹자는 성감대를 자극하는 음악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말라르메의 시와의 연관성에서 표현하는 말이다.  인상주의 음악은 당대 인상주의 회화에서 강한 영향을 받게 되는데 특정한 사조로 나아가지는 못하고 몇몇 인상주의 작곡가들에 의해 시도 되고 완성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인상주의 회화와 마찬가지로 주관적으로 얻은 인상을 기존의 화성법에서 살짝 벗어나 표현하게 된다.  주로 사용되는 스케일은 교회선법인데 흔히 이오니안, 도리안, 믹솔리디안 등등으로 표현되는 스케일을 말한다.  시를 한번 보고 이 음악을 듣는다면 얼마나 시를 잘 표현한 음악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발레
발레로 만들어 진것은 니진스키에 의해서이다.  1912년 드뷔시의 음악을 기반으로 하여 디아길레프 발레단에 의해 샤틀레 극장에서 초연된다.  니진스키는 상페테부르크 황실 무용학교를 졸업하고 발레뤼스에 합류하게 된다.  당시 최고의 무용수이자 안무가로서 이름을 날리게 된다.  상당히 많은 작품을 남기게 되는데 봄의 제전, 세헤라자드, 목신의 오후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니진스키는 안무가보다는 무용수로서 더 이름을 알리게 된다.  가히 무용의 신이라 불릴정도로 굉장한 재능을 보였으며 특히 장미의 정령이라는 작품에서는 가히 초인적인 도약을 보여줌으로써 엄청나게 유명해진다.  물론 자료는 없다.  니진스키의 안무 외에도 제롬 로빈스의 안무가 존재한다.   드뷔시의 음악에 뉴욕시티발레단에서 1953년에 초연된다.  영상은 구하지 못해 못보여드리겠다.  



Rudolph Nureyev  - 'L'apres-midi d'un Faune'


작품을 보시면 알겠지만 발레 특유의 도약과 턴이 완벽하게 생략된다.  사실 지금으로썬 그다지 특이할 것도 없겠지만 당시로선 발레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채 발레를 발레답게 규정하는 도약을 없앴다는것은 굉장히 충격적인 안무법이었다.  이는 발레 미학에 있어서 어떤 혁명적 사건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일단 고전발레가 탄생한 시대의 주된 사조인 낭만주의의 특징을 살펴보자면 - 발레는 보통의 예술과는 다르게 낭만에서 고전으로 발전하게 된다 -  규칙으로부터의 탈피, 감정의 향유 그리고 혁명과 전쟁으로 얼룩진 삶의 현실로부터 도피하려는 도피적 성향을 들 수 있으며 이러한 시대상황은 결국 발레리나를 천상의 인물같은 요정같은 느낌으로 환상적인 존재로 만들게 된다.  이런 요정과 같은 느낌을 자아내기 위해 중력을 거부하는 테크닉이 발달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공중에서 정지하는 테크닉인 발롱(ballon)이 주요 테크닉이 된다.  결국 발레의 발전 방향은 중력을 극복하려는 테크닉의 발달과 그로 인한 요정과 같은 이미지의 창출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을 거부한채 되려 무용수의 육신에 집중하는 목신의 오후의 안무법은 말레르메의 시가 가지고 있는 환상적이면서 몽상적인 그리고 굉장히 성적인 호기심을 표현하는데 아주 적합한 양상을 보여준다.  목신 판이 보여주는 태도는 요정이나 천상을 향한 욕망이라고 보긴 어려우니 말이다.  


마무리
이상으로 목신의 오후에 대해서 문학에서 발레까지 살펴보았다.  긴시간이 드는건 아니니 10분정도만 투자해서 음악과 춤을 한번쯤 보시길 권하는 바이다.  위 영상은 누레예프가 출연한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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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2011.12.13 12:24 | PERMALINK | EDIT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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