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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레스티지(2006), 주체성의 문제와 마술과 기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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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레스티지(2006), 주체성의 문제와 마술과 기술

유쾌한 인문학 2010. 7. 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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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티지(Prestige)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5번째 장편영화이다.  개봉 당시에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주연으로는 크리스찬 베일과 휴 잭맨이 나오는데 베일을 보고 있자먼 아메리칸 싸이코 이후로 이렇게까지 대 스타가 되었구나 라는걸 실감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또 한편으론 베일이 놀란 감독과 꽤나 코드가 잘맞는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연달아 3작품에 다 출연하니 말이다.  보통 위대한 배우들은 특정 감독의 작품에 올인식으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은데 베일과 놀란의 관계는 어떤식으로 진행될지 흥미로운 부분이다.

아무튼 놀란 감독이 대단하다고 하는 것은 얼핏보기엔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작품들을 나열하고 있지만 그 작품들이 가지는 주제의식은 동일하다는 점이다.  사실 미행과 메멘토는 비슷한 영화이고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나이트도 배트맨 시리즈라는 측면에서 보았을땐 비슷해 보이지만 그외 인썸니아나 프레스티지와 어떤 연관성을 발견하기는 매우 힘들다.  장르도 다르고 말이다.  하지만 그의 영화세계를 유심히 살펴보면 그의 7개의 작품 모두는 하나의 주제의식을 가지게 된다. 

하나의 주제의식을 어떻게 변주하였느냐? 가 그의 작품세계의 핵심이고 바로 이지점에서 그의 천재성이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올해 개봉예정인 인셉션도 아마 큰 이변이 없는한 같은 주제의식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어차피 이런 주제의식이야 인류의 모든 예술이 자주 다루었던것이기도 하지만 결국 중요한건 그것을 어떻게 다시 새로운 매체와 기술을 이용하여 그 매체의 특성을 잘살려 표현하느냐 아니겠는가?  어차피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하지만 위대한 예술은 끊임없이 창조되니 바로 이지점에서 그 차이가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이영화의 내용은 매우 간단한바 마술사 이야기이다.  뛰어난 두 마술사가 초반엔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다 사고가 발생하게 되고 그로 인해 휴 잭맨의 부인이자 마술 조수인 여인이 사망하게 된다.  이때부터 둘의 관계는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서 서로서로 경쟁하면서 해꼬지도 하는 그런 라이벌이자 원수관계가 된다.  둘다 최고의 마술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항상 베일이 조금씩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무리 해도 따라잡을 수 없었던 휴 잭맨은 결국 과학의 힘을 이용하여 아주 충격적인 기술을 만드러내게 되는데 그건 바로 자기 복제이다.  자기 복제 기술 덕분에 베일보다 훨씬 앞서나가게 되고 베일을 함정에 빠트려 사형에 처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베일에게는 더 큰 비밀이 숨겨져있었다.  알고보니 베일은 쌍둥이 형제였다는 것이다.





영화적 기법
사실 프리스티지라는 작품은 놀란 감독의 영화 인생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그의 작품세계 전반의 주제의식이 주체성에 관련된 문제라면 앞선 작품들은 그 주체성의 문제를 짚어 냄에 있어 기억이라는 측면을 가지고 활용하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부터는 기억이라는 측면은 사라지고 다른 방향에서 주체성을 짚어 들어가기 시작하고 이는 다크 나이트로 고스란히 이어지게 된다. 

이 영화도 앞선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놀란 감독 특유의 편집 기법이 돋보인다.  메멘토처럼 심각하게 꼬아버린 건 아니지만 이 작품 역시 시간을 뛰어넘은 시퀀스들의 배치가 인상 깊다.  즉 현재의 시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기장이라는 요소를 통해 과거로 돌아가게 되고 그것들이 번갈아 나타나는 방법론이다.  놀란 감독이 이러한 복잡하게 시간을 파편화 시켜 배치하는 기법을 자주 사용하는 이유는 관객들로 하여금 수동적인 관람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관람을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관객이 능동적인 입장에서 작품을 바라보게 된다면 끊임없이 사고가 유발되게 되고 그로 인해 영화의 이해에 더 큰 효과가 발생하니 말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은 아주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게 꼬은건 아니고 유심히 살펴보면 따라가는데 큰 무리는 없는 식이다. 


마술과 기술의 분열
영화적 배경을 바라보자면 상당히 재미있는 시대배경을 가지고 있다.  정확히 어떤 시점이라고 짚어낼 수는 없지만 기술 문명이 이제 막 폭발 하려는 초기단계로 보면 될 것같고 그런 시대상황속에서 의외로 마술이라는 것이 상당한 인기를 끄는 공연 레파토리가 된 상황이다.  아무튼 기술과 마술사라.  상당히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의 결합인듯 하면서도 둘은 서로에게 크게 의지하게 된다.  마술이 행해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계적 장치를 이용하는 기술적 측면이 반드시 필요로 하고 그와 동시에 기술 역시 사람들로 하여금 그 기술이 가져올 마술과 같은 효과들을 기대하게 해야 하니 말이다.  결국 두 측면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하나의 기대감이라고나 할까. 

이러한 기대감이라고 하는 것은 그 이면에 무엇이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과 동일한 측면에 서게 된다.  마술이라는 것이 행해짐에 있어 그 이면에 어떠한 장치를 사용하여 신기한 마술이 행해지는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이나 어떠한 기술이 행해졌을때 어떠한 매커니즘으로 행해지는지에 대한 호기심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호기심을 유지만 한채 절대로 그 호기심의 비밀을 알려고는 하지 않는다.  호기심은 호기심 그 자체로 존재할때 가치를 가지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 호기심이라는 것이 마술사들의 주체성과 어떠한 연관관계를 가지게 될까?




두주인공의 분열
영화에서 휴 잭맨과 크리스천 베일은 초반엔 같이 일하던 동료 마술사였다.  비록 태어난 환경도 다르고 재능도 다르지만 둘다 뛰어난 마술사로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관계이다.  그들이 원하는건 마술사로서의 최고의 갈채와 환희를 받는 것이고 말이다.  그러다 어느날 베일의 실수로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베일은 휴 잭맨과는 달리 더 극단적이고 화려한 마술을 보여주길 원하는 자로서 그 욕심히 화를 부른 것이다.  

무대 위에서의 그녀의 죽음은 관객에게 있어서 호기심의 실패를 의미한다.  관객이 원하는 것은 성공을 통한 호기심의 유지이니 말이다.  그런데 그게 실패했으니 기대감이 무너지게 되고 이러한 기대감의 무너짐은 기술의 입장에서도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다.  결국 이 지점에서 둘은 갈라서게 된다.  마치 마술과 기술이 분열하듯이 말이다.  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상실로 인한 분열이지만 그 내면은 호기심의 무너짐에 의한 분열이다. 

이때부터 둘은 극단으로 치닫게 된다.  서로서로 최고의 마술을 선보여 관객들에게 호기심을 유지하여 자신들의 부와 명예를 얻는 것이 중요하고 그를 위해 서로서로 방해를 하는 일도 서슴치 않고 행하게 된다.  심지어 휴 잭맨은 자신을 사랑하는 조수를 베일의 스파이로 보내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이렇게까지 집착하는 이유는 이미 앞서 경험한 호기심의 무너짐에 의한 분열적 상황을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욕망에 있을 것이다.

결국 두명의 마술사의 극한 대립으로 인해 서로를 최고의 마술로 짓밟기를 원하게 되고 서로서로 상대방의 트릭을 알아내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스스로 최고의 트릭을 만들어내게 되는바 이때 그들이 선택하게 되는 방향은 정반대의 양태를 보여주게 된다.  즉 휴 잭맨은 기술을 이용하여 자기 자신을 복제하게 되고 크리스찬 베일은 일란성 쌍둥이였던 자신들을 하나의 주체로서 합체시키게 된다.  바로 이지점에서 놀란 감독 특유의 주체성에 대한 고찰이 전개된다. 


각 개인의 분열
휴 잭맨의 입장에서 한번 바라보자.  처음엔 하나의 주체가 자신을 복제하게 된다.  중요한건 복제가 이루어진 그 순간 두명은 동일한 기억과 동일한 경험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순간 당황하여 휴 잭맨은 첫번째 복제가 이루어질때 상대방을 살해하게 된다.  이때 살해된 자는 누구일까?  복제가 이루어지기 전의 자신인가?  아님 복제된 자신인가?  그럼 동일한 기억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두명의 휴 잭맨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무엇이 되었건 한가지 확실한건 똑같은 자신이 두세명 존재할 수는 없기에 휴잭맨은 마술쇼를 행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복제하게 되고 그때마다 나머지 한명을 살해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이에 휴잭맨은 복제할때마다 두려움에 휩쌓이게 될 것이다.  복제에 들어가는 그 순간 자신은 과연 마술의 성공으로 인한 관객의 갈채를 받게 될지 아님 물속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갈지 알수가 없으니 말이다.  무엇이 되었건 한가지 확실한건 그는 자신이라는 주체성을 끊임없이 파편화시키고 분열시키게 된다.  그리고 분열된 자신을 그자리에서 살해하게 되고 말이다.  극중에선 무려 100여회의 공연이 이루어졌다고 하니 그는 100번이나 자기 자신을 살해하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크리스찬 베일의 입장을 한번 살펴보자.  그는 일란성 쌍둥이인 사람이다.  그런 그는 과거 있었던 사고 이후에 자신의 마술을 극대화 하기 위해 자신의 쌍둥이와 동일한 인생을 살아가기로 선택하게 된다.  두명의 인간과 하나의 주체.  분명 사람은 두명이지만 사회적으로는 하나의 사람인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하나의 주체성이라는 것은 구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즉 하나의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위해서는 그 몸뚱아리의 존재를 넘어서 사회적인 인식이 필요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이름이라던지 학교, 주소, 직업 등등으로 대표되는 것들 말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쌓아가게 되는 이러한 요소들이 바로 나라는 인간을 구성하는 핵심적 요소가 되고 바로 이지점에서 주체성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라캉의 정신분석에서도 주체는 상징계로의 진입때 발생한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일의 경우는 조금 독특하다.  두개의 몽뚱아리와 하나의 주체성.  이는 단순히 하나가 희생함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둘은 서로서로 번갈아가면서 활동하니 말이다.  결국 둘은 둘다 스스로를 희생하게 된다.  하나의 주체성안에 내포된 분열적 두개의 자아라고 볼 수 있다.  따지고 보면 휴잭맨의 그것과 달라보이지만 사실상 다를바가 없다.  두 존재 모두 사회적 주체성은 하나이니 말이다.  주체성은 하나이지만 자아는 두개이기에 두개의 자아는 각기 다른 여성을 사랑하게 된다.  원래 제일처음부터 마술을 했었던 베일은 자신의 부인을 사랑하게 되고 두번째 자아인 쌍둥이는 스칼렛 요한슨을 사랑하게 되고 말이다.  하지만 우연히 부인은 이러한 진실을 알게 되었고 이러한 현실을 못받아들여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마무리
결국 휴잭맨과 베일은 달라보이지만 그 핵심은 동일한 주체성의 분열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각기 보여주는 분열상은 상대방에 대한 공격성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에 휴잭맨은 자기 자신을 100여명이나 살해하게 되고 베일은 스스로를 억압하게 되니 말이다.  이러한 파편화된 자기 자신에 대한 공격성은 현대인이 보여주는 주된 양상중 하나이다.  사실 현대사회에서는 주체에게 다양한 얼굴을 보이도록 강요하는 측면이 많다. 

그러다보니 이 장소에선 이런 행위가 저 장소에선 저런 행위가 발생하게 되고 그 각각의 주체성은 그 각각을 서로서로 억압하게 된다.  이러한 억압성은 특정한 공간과 시간에서 보여주는 자신의 행위와 그에서 비롯되는 주체성에 대한 실망감이나 분노같은 것으로 표현된다.  뭐 흔히 하는 말로 이런거 있지 않은가?  "학교에서의 내모습이 너무 싫어"  "회사에서의 나의 모습은 이러이러 해야해"   등등 말이다.

자 이정도 설명했으면 이 영화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건지 충분히 이해했으리라 믿는다.  놀란 감독의 영화는 주체성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영화가 명확하게 다가오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측면은 다크 나이트로 그대로 이어지게 된다.  다크 나이트는 선과 악의 고찰이라는 식의 영화가 아니다.  다크 나이트 역시 주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고 선과 악이라는 것은 하나의 장치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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