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image or real (651)
★ image or real
바람이 분다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오랜만의 신작이다. 내 기억으론 이양반 최근엔 작품낼때마다 은퇴선언 했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돌아온다. 이번에도 은퇴선언했지만 알게 뭔가. 돌아오지 않을까? 개봉 전부터 말이 많았던 작품이다. 일본 제로 전투기의 설계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일단은 실존인물에 대해선 생략한채 작품에만 집중해보겠다. 악의 평범성이 작품은 일본의 정치 구조 그 자체를 언급하진 않는다. 마치 그것들은 호리코시 지로를 위한 풍경같은 느낌이다. 영화 초반에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괴물 마법사같은 폭탄을 드러내긴 하지만 이러한 비판 역시 풍경에 불과하다. 즉 철저하게 호리코시 지로의 개인적 일대기에 집중한 작품인 것이다. 우리는 흔히 이런 생각을 가지곤한다. "나는 한..
꿈과 환상으로의 도피 타인의 꿈 속에 들어가 생각을 훔쳐낼 수 있는 먼 미래 사회.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최고의 꿈 보안 설계자이자 생각을 훔치는 도둑이다. 하지만 그는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수배자의 신세이기도 하다. 코브는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며 기억을 훔치며 살아간다. 그가 원하는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만날 수 없는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꿈꾸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코브는 사이토(와타나베 켄 분)에게서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받게 된다. 인셉션을 해달라는 것이다. 인셉션은 기억을 훔치는 것이 아닌 기억을 심는 것을 의미한다. 사이토가 원하는 것은 간단하다. 경쟁사의 사장이 곧 숨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회사를 물려받는 아들인 피셔(킬리어 머피 분)가 회사..
하녀, 실존주의와 제2의 성어둠이 내린 번화가 그 속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노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음식을 만드는 여성, 쓰레기 청소하는 여성, 전단지 뿌리는 여성 등 그 속에서 잘차려입은 한 여성이 옥상에 뛰어내려 자살을 감행한다. 그녀가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왜 자살을 감행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바닥에 그려진 페인트와 핏자욱만이 이곳에서 사람이 죽었다는걸 보여줄 뿐이다. 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이렇듯 수많은 여성들의 삶을 제시하면서 극을 시작한다. 사회 밑바닥을 살아가던 은이(전도연 분)는 최고의 상류층 집안에 가정부로 들어간다. 어쩌다 그곳에 들어간 것인지는 생략된채 면접을 보고 곧바로 최상류층의 집에서 하녀로 일하게 된다. 사회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삶은 최고의 상류층 집안인 훈(이정..
일단 할려고 마음 먹은 그 순간부터 딱 한달째.. 모든 일이 끝났습니다. 하긴 뭐 완벽하게 끝난건 아니긴하죠. 이틀 뒤에 마지막 난관인 이사가 남아있으니. 신혼집은 서울일지언정 그외 모든 물건은 죄다 부산에서 다 샀습니다. 그게 편해요. 왜냐면 우린 부산사람입니다. 따라서 서울 어디를 가야 부산진 시장 같은 곳이 있는지 서울 어디를 가야 범일동 같은 곳이 있는지 전혀 몰라요. 1. 반지 결심하자 말자 제일먼저 진행한게 상견례와 반지. 뭐 형식에 입각하여 왜 예물을 벌써하느냐? 라면서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깔끔하게 무시했습니다. 사실 우리 부부가 12년 동안 사귀면서 반지를 한적이 없어요. 그래서 좀 빠르게 했더래죠. 범일동은 부산 경남 사람들은 다 알만한 유명한 귀금속 거리가 있는 곳입니다. ..
헬프, 자유주의 페미니즘의 물결과 그 한계 1960년대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를 배경으로하는 헬프[1]는 당대 흑인 가정부의 삶을 여실없이 보여준다. 흑인 여성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간당 95센트를 받는 삶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가정부의 자녀들은 또 다시 가정부로 살아가게 되고 그들은 백인의 집에 종속당한채 모든 인권의 유린을 감내하며 살아간다. 백인 주인들은 흑인 가정부가 해주는 음식을 먹고 가정부가 청소해준 침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가정부가 빨아준 옷을 입고 생활하지만 화장실을 같이 쓰면 병균이 옮는다는 편협한 사고방식에 사로잡혀있다. 누가봐도 이상한 광경이지 않을까? 그들이 만드는 음식은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그들과 화장실을 같이 쓰면 병균이 옮는다는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
안나 카레니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여권의 옹호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가 엇비슷하지만, 불해한 가정은 제각기 나름대로의 불행을 안고 있다.”[1] 안나 카레니나의 첫문장으로 쓰여진 이 문구는 문학사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표현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보다 인간의 삶을 더 잘표현하는 문장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인간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느껴지는 대문장이다. 안나 카레니나[2]는 단순하게 보면 안나라는 여성의 사랑과 비극적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안나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보기는 힘들고, 1874년 제정러시아 당시 교육받은 귀족 여성이 가지고 있는 내면적 불안과 자신에게 요구되는 책임 사이에서 방황하는 양상을 잘 드러낸다. 대혁명의 시기 유럽 각지에서 싹튼 이성의..
아메리칸 뷰티, 이름 붙일 수 없는 문제들 완벽해 보이는 중산층이 가져야할 필수적 요건은 다음과 같다. 가정 넓은 집과 장미꽃이 심어진 정원, 착한 아이와 성실한 아내 그리고 좋은 이웃들. 이러한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야 말로 미국인이 꿈꾸는 이상향으로서의 아메리칸 뷰티일 것이다. 이런 모습은 비단 미국이 아니더라도 어느곳이던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이상적인 삶의 모습은 4인가족이 50평 남짓되는 아파트에서 살면서 좋은 직장을 다니는 아버지와 가정적인 어머니 그리고 순종적인 아이들로서 그려진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적인 삶의 모습은 남에게 보여지기 위한 모순되고 허황된 가식적인 삶에 불과하다. 완벽해 보이는 가족의 이면에는 서로간의 소통불가능과 불안만이 잠재되어 있다. 다만 그것을 인정..
라이프 오브 파이는 현대인이 잃어버린 신비적 체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프랑스령 폰티체리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시종일관 대립되는 두 지점을 보여주게 되고, 주인공인 파이는 그 두지점의 경계를 헤매이는 양상을 보여준다. 폰티체리에 대한 배경 설명에서부터 프랑스와 거의 흡사한 지역과 원래 살던 인도인들이 살아가던 공간이 극명하게 나뉜다. 폰티체리는 프랑스 식민지배를 받고 있는 인도의 한 지역이다. 프랑스의 식민지라는 설정이 흥미로운데 이는 정신문화가 극도로 발전한 인도와 근대 합리적 이성의 중심인 프랑스로 나뉘는 지점이다. 근대 열강들이 보여주었던 식민지배의 이면에 흐르는 사상은 바로 계몽주의이다. 그들은 자신의 경제적 이득을 위하여 계몽이라는 미명하에 침략을 행하게 되고 합리성이라는 이름하에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