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라캉 (27)
★ image or real
메멘토(Memento) 이 작품이 제일 처음 발표되었을때의 충격과 공포는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10분 이상 기억이 지속되지 않는다는 설정 그 자체도 놀라웠지만 극이 보여주는 역순적 진행은 더 충격적이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영화는 흑백과 컬러로 각 신들이 번갈아가면서 나타난다. 그리고 흑백과 컬러는 각각의 시간으로 흘러가는데 흑백은 처음부터 순차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컬러는 결론부터 역순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리고 극의 마지막에 만나게 된다. 즉 간단히 말해 하나의 완전한 이야기 구조가 있는데 그 중간을 딱 잘라서 그 끝부분을 극의 제일 마지막에 놓고 처음부터 중간까지는 흑백으로 하여 극의 처음부터 나오게 되고 중간부터 마지막까지는 컬러로 해서 역순으로 진행되는 식이다. 그리고 흑백과 컬러는 교차로..
큐브(CUBE) 빈센조 나탈리의 첫번째 영화이다. 워낙에 유명하니 특별히 언급할 필요는 없겠다. 워낙에 충격적인 영화인지라 시리즈가 나오기도 하지만 뒤이어 나오는 시리즈물들은 같은 작품으로 보기 힘들다. 문제는 영화적 주제와 완벽하게 무관한 음모론을 들고 나오기 때문이다. 이상한 음모론은 영화를 유치하게 만드는 요소일뿐이다. 뭐든 헐리웃으로 넘어가면 대단히 유치해지는 현상. 제발 헐리웃은 능력이 안되면 손을 대지 말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 이 영화가 대단한 이유는 일단 재미도 재미이지만 20세기를 휘감아돈 현대철학의 핵심적 정수를 영상화하는데 성공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19세기 말무렵 철학은 실존주의의 광풍속으로 휘말려 들어간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말과 함께 정말 영원할 것 같았던 실존주의..
데블스 에드버킷(The Devil's Advocate) 테일러 핵포드 감독의 8번째 장편영화이다. 알 파치노와 키아누 리브스가 출연한 꽤나 재미있는 영화이다. 기본적으로 법정 드라마인데 법정 영화치고 별로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법정이라는 것은 하나의 부가적 요소일뿐 이 영화가 보여주는 핵심은 전혀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법정 영화가 주는 지겨움의 주요 원인인 법논리적 요소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오직 인물과 인물이 보여주는 갈등적 요소만이 드러날뿐이다. 데블스 에드버킷이라는 제목이 흥미롭다. 두가지 의미를 가지게 되는데 첫째는 악마의 변호사라는 의미를 가지게 됨과 동시에 악마의 대변인이라는 제목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제목의 중의성은 첫번째 제목을 전면에 내세운채..
에비에이터(The Aviator)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20번째 장편영화이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의 두번째 작업물이다. 하워드 휴즈라는 사람의 전기적 영화인데 사실 한국사람 입장에선 하워드 휴즈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에 대해서 알리 만무한 것이 현실이고 그나마 이 작품을 통해서 그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된 정도라고나 할까? 그렇기에 이 영화를 바라봄에 있어서 약간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 영화가 그의 삶 중 어느부분에 초점을 맞춘 것인지 애매해지는 문제라고나 할까? 이것이 바로 전기적 영화의 어떤 한계점 같은 것이다. 단 2~3시간에 한 인생을 집어넣어야 하니 말이다. 그렇기에 전기적 영화는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설픈 연출가가 손대면 백이면 백 졸작이 되어버린다. 어설픈 연출가들은 영..
아메리칸 싸이코(American Psycho) 메리해론 감독의 두번째 작품이다. 메리 해론 감독은 캐나다 출신의 여류감독으로 총 3개의 작품을 가지고 있는데 첫번째는 1996년도에 발표한 '나는 앤디워홀을 쏘았다' 두번째는 2000년도의 '아메리칸 싸이코' 그리고 마지막은 2005년도에 발표된 '악명 높은 베티 페이지' 이다. 그외에 빅 러브라는 옴니버스 영화에 참여하였다. 베티 페이지를 끝으로 하여 현재로선 작품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보이는데 안타까운 대목이다. 아메리칸 싸이코는 개봉당시에 영화관에서 봤던 영화인데 흥행에는 실패했던 영화로 기억이 된다. 크리스찬 베일이 당시에도 유명한 배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영화에서의 기억이 너무나도 강렬해서 그의 팬이 되어버렸다. 지금은 당연히 아주 유명하고 유능한 ..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화이다. 나 개인적으로는 트란안 홍 감독이라는 사람 처음 들어봤고 과거작품들 역시 본적 없다. 영화를 보기전에 포털에서 검색을 해보니 비난 일색의 평들이 대부분이었다. 제일 인상 깊은 비난은 '칭찬하는 사람들중에 왜 이영화가 좋은지 아무도 설명못한다'는 말이었다. 나 역시 공감하는 바이다. 실제 영화를 보니 중간에 나가버리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고 영화 끝난뒤에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비난들이 참 인상깊었다. 그럼 이 영화가 그렇게 쓰레기 영화인가? 글쎄.. 뭐가됐든 친절한 영화는 아니라는 점과 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이 글 역시 친절하지는 않을거라는 점. 그리고 예수와 성경에 집착해선 죽도 밥도 안된다는거 정도만 미리 언급해두고 싶다. 파편화된 이미지 극 전반적으로 보았을때 ..
반지의 제왕 상당히 유명한 영화이니 특별한 부연설명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3년간 1년에 한편씩 개봉한 어마어마한 시간대를 자랑하는 영화 거기다 감독판은 그 시간이 거의 4시간에 육박하는 초거대 판타지 대작. 이영화가 가지는 위대함은 무슨 말을 갖다붙여도 표현이 안될정도로 대단한 영화이다.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 책을 찾아보다 바그너의 오페라인 니벨룽겐의 반지와 비슷한 것으로 착각하기도 하는데 사실 완전 다른 내용이다. 혹자는 좀 따온거 아니냐? 라고 묻기도 하지만 반지 외에는 그 어떤 공통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누가 뭐라고 해도 반지의 제왕은 돌킨이 완벽하게 창조해낸 소설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리스 신화라는 것들도 대부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 형태를 가진것으로 생각하곤 하지만 실상은 ..
존 카사베츠(John Cassavetes) 1929년에 태어나 총 9개의 작품을 남긴채 1989년에 사망하게 되는 인물로써 미국을 대표하는 뛰어난 독립영화감독이자 배우이며 닉 카사베츠 감독의 아버지이다. 미국인 감독이지만 헐리우드 시스템에 타협하지 않고 작품활동을 한 감독으로 유명하다. 처음엔 티비 배우로 활동을 시작하였고 나중에 영화를 공부하기 위해 찍어본 첫작품인 그림자들(1959)이 베니스 영화제에서 비평가상을 수상하면서 미국판 누벨바그라는 엄청난 환호와 더불어 큰 주목을 받게 된다. 그 이후 헐리웃과 손잡고 두개의 작품을 내놓게 되지만 헐리웃 시스템과 그는 적잖이 맞지 않았는지 최악의 졸작을 만들어내고 만다. 결국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영화를 만드는 헐리웃을 떠나 독립영화감독으로서의 길을 걷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