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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드라이버(1976), 미국이 가지는 허구성과 본질 본문

영 화/70's 영화

택시 드라이버(1976), 미국이 가지는 허구성과 본질

유쾌한 인문학 2010. 3. 10.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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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3번째 작품으로 이 작품으로 인해 그는 최고의 감독의 자리에 오름과 동시에 엄청난 명예를 손에 쥐게 되는바 29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게 되며 그외의 많은 영화제에서도 상을 쓸어담게 되는 작품이다.  감독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 출연한 로버트 드니로 역시 이때부터 명배우로서 자리를 매김하게 되고 아직 나이 어린 조디 포스터 역시 많은 상들을 수상하여 인지도를 쌓아올리게 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배트남 참전 용사인 트래비스(로버트 드니로)는 뉴욕으로 돌아와 택시 운전을 하게 된다.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해야할 일도 없는 무기력한 그는 매일 밤 야간 근무를 하고 나서도 잠을 못자 포르노 극장이나 들락 날락하는 그런 인물로 항상 뉴욕의 뒷골목에 존재하는 매춘부, 깡패 등의 쓰레기들에 대한 분노감만 키워가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날 자신의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그녀와 관계를 이어나가려하지만 트래비스는 그녀를 자신이 자주 다니던 포르노 극장으로 데려가게 되고 이에 그녀는 분노한채 그를 떠나게 된다. 

이에 더욱 무기력해진 그의 앞에 어느날 아이리스(조지 포스터)라는 12살짜리 창녀가 나타나게 된다.  갑자기 그녀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그는 총기를 구입하게 되고 사회의 쓰레기들을 쓸어버리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아이리스를 구하기 위해 그녀를 이리저리 설득해보지만 이 역시 실패하게 되고 그에 그는 갑자기 대통령 후보를 살해하려고 다가가다 엉뚱하게 실패하고 허겁지겁 도망가게 된다.  그날밤 그는 아이리스를 데리고 있는 포주에게 가게 되고 그곳에서 관련자들을 전부 살해하여 아이리스를 구하게 되고 그 역시 큰 부상을 입게 되지만 살아남는다.  그뒤 신문에는 그의 영웅적 행위를 칭송하는 기시가 실리게 되고 아이리스는 부모님의 곁으로 돌아간다.




뉴욕의 하층민의 삶 그리고 폭력과 소통문제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에서 도시라는 공간이 나온다면 그 도시는 반드시 뉴욕이다.  그 이유는 뉴욕이라는 도시가 아무래도 미국의 상징적인 도시이자 현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총아로서의 도시이면서 그 자본이 만들어낸 다양한 모순들을 모두 담고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도시의 빈민층의 삶을 가감없이 그려내기엔 이곳만한 곳도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은 전작인 비열한 거리와 어느정도 엮어내지는 작품이다.  비열한 거리가 뉴욕의 뒷골목에서 살아가는 이태리 이민자들의 삶을 가감없이 드러낸 작품이라면 이 작품은 베트남 참전 용사가 택시 운전사로서 겪는 일련의 모습들을 풀어낸 작품으로 같은 것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 것이다.

사실 1960년~ 80년 즈음해서 나오는 범죄영화들은 대부분 미국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깨부수는데 주안점을 두게 된다.  이는 범죄영화의 원조적 장르인 갱스터에서 필름 느와르로의 일련의 발전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엮어낼 수 있는 일련의 공통분모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기에 세르지오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나 코폴라 감독의 대부 같은 작품들도 마찬가지의 주제의식을 가지게 되며며 스콜세지의 각종 범죄영화들도 같은 의미를 가지게 된다.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것이 뭐랄까.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미국사회가 내건 자본주의와 자유주의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을 국가 슬로건으로서 내건 하나의 가치관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국가가 내세우는 가치관이라는 것이 항상 그렇듯 대단히 허구적이면서 허상적이다.  극히 일부의 성공사례를 제시하면서 이를 확대하여 '보라 믿으라 따르라' 라는 식으로 나타나게 되고 이에 사람들은 불나방처럼 뛰어들게 된다. 

그런데 막상 사람들이 그속에서 삶을 살아보면 그것이 얼마나 허구적인지 얼마나 불가능한지에 대해서 온몸으로 깨닫게 되고 이러한 경험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과 일치하게 된다.  뭐 멀리 볼거 없이 우리나라만 보아도 그렇지 않은가?  사회 구조적 모순을 짚어내는 말을 하면 극소수 몇몇 성공사례를 들어 보라 성공하지 않았느냐? 다 너의 잘못이니라.

이는 결국 모든 성공은 사회가 모든 실패는 개인에게 돌리는 아주 모순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지 않은가?  성공한다면 그것은 위대한 아메리카가 준 기회이자 위대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당신에게 준 선물이 되는 것이 되지만 실패한다면 바로 너의 잘못이라는 개인 책임으로 돌아가니 말이다.  이러한 측면들이 바로 아메리칸 드림이 가지는 허상이라는 것이라는 것이며 국가주의적 태도와도 일련 맥이 닿아있는 태도이다.

극중 주인공인 트래비스는 베트남 참전용사이다.  국가가 내세운 자유의 수호라는 의지로 먼 타국까지 건너가 전쟁을 수행하고 명예 제대까지하고 돌아온 그에게 주어진 일거리는 택시 드라이버.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볼 부분은 과연 참전 용사들이 폭력에서 벗어나 문명으로 돌아왔을때 과연 어떠한 느낌을 받을까? 라는 점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정신적 외상이 상당할테니 쉽게 적응하지도 못할테고 국가가 내세운 가치에 따라 일을 수행하고 돌아왔지만 사회가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에서 실망감을 느끼기도 할테고 스스로도 아마 사회 자체가 딱히 마음에 들지도 않을 것이다.

이는 트래비스에게도 마찬가지로 작용한다.  뉴욕시에서 아무리 위험한 동네도 거리낌없이 들어갈 수 있는 그는 뉴욕시가 한밤중에 보여주는 추악한 면모들이 상당히 마음에 안든다.  온통 매춘부들과 그 매춘부들을 사려는 남성들 그리고 매춘부를 거느리는 깡패들과 각종 동성애에서 남창들까지.  트래비스가 경험한 전쟁에서의 극히 단순하고 일가치 우선주의적 환경에서 대도시로 돌아와보니 온갖 문화들이 복잡하게 얽혀들어가는 이 모든 상황들이 어찌 마음에 들 수 있을까? 

그렇게 분노는 점점 가슴속에 쌓여가고 전쟁에서 겪은 억압적 상황들과 만나게 되어 그의 내면은 점점 복잡하게 얽혀가며 끓어오르게 된다.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나름대로 사회와의 소통을 시도해보려 한다.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기도 하고 이에 성공하기도 하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평소에 즐기던 유일한 문화생활이던 포르노 극장에 그녀를 데리고 가게되고 그로 인해 바로 그녀에게서 버림받게 된다.  뭐랄까.  딱히 하룻밤 섹스를 원해서 그런 행동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자신이 즐기던 문화생활이기에 데리고 간 것인데 엄청난 실수를 한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우연히 만나게 된 12살 창녀 소녀 아이리스를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이리저리 설득해보지만 도대체가 설득이 되지 않는다.

두 여자와의 만남 그리고 그들과의 소통의 실패는 그가 미국사회의 구성원이지만 융화될 수 없는 구성원으로서의 그의 위치를 잘 보여주게 된다.  자신이 경험해왔던 국가가 자신에게 내세운 허상적 가치관과 뉴욕이 가지는 다문화 그리고 부패적 양상들 즉 선악이 공존하여 만들어낸 본질적 가치관이 충돌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그는 점점 황폐해지며 급기야 아주 우발적으로 사건을 저지르게 된다.  이 부분이 코폴라 감독과의 주된 차이점이 나타나는 부분인데 마틴 스콜세지는 우발적인 범죄를 강조하게 되고 코폴라는 아주 치밀한 미학적 범죄를 강조하게 된다.  아무튼 결국 트래비스는 총기를 구입하게 되고 대통령 후보를 죽이려고 다가서지만 너무나도 우습게 실패해버리게 되고 그날밤 아이리스가 있는 깡패들을 찾아가 전부 죽이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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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허상적 가치관의 실현을 위해 그러한 행동을 한 것으로 그가 선택한 문제해결 방법은 결국 살인이라는 엄청난 폭력이다.  이러한 트래비스의 행위는 자신이 생각해왔던 옳음에 대한 생각 자체를 부정하면서 미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정의와 법치에 대한 모순을 자신의 행위를 통해 그대로 실현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트래비스가 경험한 전쟁 참전이라는 경험 그 자체가 이미 모순적이니 말이다.  자유와 민주의 수호를 위한 폭력.  이 얼마나 모순적인가?  하지만 이 모순이야 말로 미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본질이다. 

더 재미있는건 이러한 폭력으로의 문제해결이 나중에 엄청난 칭송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그의 영웅적 행위를 신문은 기사로 싣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트래비스에게 환호하게 된다.  바로 극의 마지막에 이르러 나타나는 이러한 모습을 통해 미국이 가지고 있는 각종 가치관들의 모순점이 극대화되게 된다. 





마무리
정말 멋진 작품이다.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씬하나하나가 정말 무의미하게 만들어진 것이 없을정도로 대단히 인상적이다.  특히 트래비스가 극의 초반 여성에게 차인 이후 전화를 하며 사과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카메라는 그에게서 벗어나 갑자기 텅빈 복도를 보여주게 된다.  제일 위에 있는 스샷들중 첫번째 스샷이 바로 그장면인데 보는 순간 정말 전율이 일었다고 해야 할까.  텅빈복도.  그 공허함과 그 외로움.  트래비스가 느끼는 감정을 그 장면하나로 바로 상징해버린 것이다.  이 작품은 정말 영화사에 길이 남을 대작으로 꼭 한번 아니 반드시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런 위대한 작품을 모른채 살아간다는건 정말 비극이 아닐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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