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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근(1985), 정상속의 비정상성의 만남 본문

영 화/80's 영화

특근(1985), 정상속의 비정상성의 만남

유쾌한 인문학 2010. 3. 18.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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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근(After Hours)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10번째 작품으로 가장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실 스콜세지감독은 전작인 코미디의 왕 이후 예수 최후의 유혹을 만들려고 계획했었다.  하지만 스콜세지 감독은 사실 줄줄이 다 흥행에 실패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런 문제작을 만든다고 하니 제작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사실 아닌게 아니라 카잔차키스의 원작도 정말 말이 많은 작품인데 그것을 영화화 한다고 하니 누가 선뜻 투자를 하겠는가. 

실제로 최후의 유혹이 제작된다는 소문이 돌자 미국의 도덕적 다수당의 반대운동이 일어나게 되고 보수 기독교인들의 반대에 직면하게 된다.  사실 카잔차키스의 원작이라는 것이 그렇게까지 흥분할만한 내용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예수의 인간적 측면 그 자체가 마음에 안들기에 원작은 보지도 않은채 반대하는 것이다. 


결국 이런 저런 문제로 영화가 표류하게 되다 작은 영화를 하나 먼저 만들자는 식으로 제안이 들어가게 되고 이에 450만달러의 저예산 영화가 만들어지게 되니 그것이 바로 특근이다.  택시 드라이버와 비슷한 독립영화 형식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고 형식은 블랙코미디의 그것을 따르게 된다.  촬영기간이 28일여에 불과한 이 작품은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게 된다. 



내용을 간단히 언급해야겠는데 사실 내용요약이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정말 온갖 머피의 법칙이 총 출동한 블랙 코미디 영화이니 말이다.  평범한 회사원인 폴은 어느날 회사를 마친후 한 여성을 만나게 된다.  그여성이 전화번호를 건네주기에 그날밤 전화를 하니 밤 11시에 자기 집으로 오라고 한다.  택시 타고 가는 도중 자신이 가진 20달러가 그만 바람에 날려 잃어버리게 되고 그렇게 그곳에 도착하게 된다. 

막상 도착해보니 무슨 조각을 하는 친구와 같이 사는데 그 여성은 자신의 몸은 손도 못대게 하고 이야기나 하자고 한다.  어찌 저찌하다가 그녀에게서 화가나 소리를 지르고 나가버리고 집에 가려고 지하철로 가보니 돈이 약간 모자라 탈수가 없다.  결국 근처 바에 가서 하소연을 하다 바 주인이 자신의 집에 가서 열쇠를 가지고 와주면 돈을 주겠다고 하여 가게 된다.  가서 열쇠를 가지고 나오는 도중 제일 처음 만난 그 여성의 집에 도둑이 든것을 확인하게 되어 다시 급하게 그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가보니 그 여성이 자살을 해버렸다.  더 웃긴건 그 자살한 여성이 바 주인의 여자친구였다는 것이다!!

어이가 없어 다시 나와 바로 돌아가다가 바의 여자 종업원가 만나 그녀의 집으로 가게 된다.  이런 저런 일련의 상황속에서 그는 그 동네에서 도둑에 살인자로 몰리게 된다.  이에 동네 사람들은 자경단을 구성하여 그를 추격하게 되고 그는 도망치다 어느 한 술집에 들어가 도움을 받게 된다.  위기에 몰린 그를 구하기 위해 조각처럼 그를 만들게 되고 그로 인해 위기에서 벗어나지만 다시금 그 집으로 도둑이 들어 조각으로 만들어진 자신을 훔쳐가게 된다.  도둑의 난폭운전으로 인해 차에서 떨어지게 되는데 그 위치가 자신의 회사 앞이었다. 



비평의 기준 - 내적기준과 외적기준
정말 퇴근이후 그날 밤 몇시간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는 다 닥치는 듯한 이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당황스러움이다.  개인적으로 어떤 문화 매체가 되었든 딱 보는 순간 아무 생각이 안들고 어떠한 분석적 틀도 갖다 댈 수 없는 작품을 보게 되면 아주 심각하게 당황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국내 감독중에서 이정도의 당황스러움을 선사해주는 사람은 김지운 정도를 들 수 있을듯 하다.

그럼 왜 당황스러움이라는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보통 어떠한 작품을 평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 기준은 외적인 기준과 내적인 기준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고 나같은 경우는 외적인 기준에 철저하게 의존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블로그 이름이 XXX과 XXXX인 것이다.  그리고 외적인 기준으로 평이 만들어지는 경우는 반드시 어떠한 철학적 관점에 기대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런 작품은 어떤 외적 기준을 갖다대기가 아주 힘들다.  특히 김지운 감독의 영화들도 그런 경향이 강한데 아닌게 아니라 달콤한 인생을 놓고 무슨 외적 판단을 하겠는가?

이런 경우에는 외적인 기준으로 작품을 판단을 하려기보다는 작품 그 자체의 내면으로 들어가는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될 수가 있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형식적 구조에 집중을 하거나 캐릭터의 감정에 집중하여 각 캐릭터들이 성향을 바라본다던지 아니면 이미지 그 자체의 예술성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준을 가지고 영화를 다시금 바라보면 평의 기준이 세워지게 된다.  그런데 이런 내적 기준에 의한 평은 상당히 어렵다.  이미지에 대한 평을 한다고 해본다면 현대 미술에 대한 엄청난 이해가 동반되어야 할 것이고 형식적 구조 그 자체에 집중한다면 서사학에서부터 시작하여 색채학, 의상, 음악 등등 모든 요소들의 학적 이해와 그를 토대로 한 형식적 구조 분석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흔히 영화를 보고 종합예술이라고 칭하는데 괜히 그런말을 갖다 붙인게 아니라는 말이다.


정상속의 비정상성의 만남
극중 주인공은 그냥 아주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그런 그가 우연히 만난 여성으로 인해 한 동네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온갖 인간상들을 다 만나게 되는데 그 사람들이 보여주는 특징이 뭔가 좀 비정상적이라는 것이다.  도대체가 정상적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다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비정상성으로 인해 온갖 머피의 법칙들이 다 튀어나오면서 상황 자체가 아주 아이러니하게 돌아가게 된다.  그러면서 각 사건들이 희안하게 연결이 된다. 

형식적 측면에서 보았을때 유사성과 대립성을 나누어볼 필요성이 있다.  일단 극중 정상적인 인물인 주인공 폴과 그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로 나타나게 되는 대립적 측면 그리고 폴이 다니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일련의 유사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유사성과 대립성은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보았을때 뚜렷하게 드러나게 된다.  극중 주인공인 폴은 회사에서 퇴근한 이후 밤 11시에 그 이상한 동네로 들어가게 되고 그 동네에서 다시 회사의 문앞으로 돌아오면서 극이 끝나게 된다.  그러면서 극의 제일 마지막은 너무나도 정상적인 회사 내부 사무실의 모습을 카메라로 쫙 훑어내려가게 된다.  무언가 안정감 있고 매우 정상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회사라는 공간은 이상한 동네라는 공간과 정확하게 대비되게 된다. 

결국 이러한 공간의 이분법적 제시와 비정상적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일련의 미치광이와 같은 유사한 행위들은 극중 회사라고 하는 안정된 사회 내부에 들어있는 불안과 모순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즉 회사라고 하는 것이 겉보기엔 아주 멀쩡한 미국 그 자체를 상징한다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상한 동네 사람들로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아주 재미있는 표현기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 한가지 시간의 측면을 생각해본다면 회사에서의 시간은 낮시간이고 폴이 그 동네로 들어간 시간은 한밤중이 된다.  이러한 시간이라는 측면을 통한 대비도 정확히 주제의식을 가르키게 된다.

이를 정리하여 도식화해보자면
A → B → A'   
A ⊃ (A ↔ B)
A ⊃ a & B ⊃ b,c,d,e,f
A ⊃ B ⊃ (a ↔ b,c,d,e,f)

인상깊은 씬이 있는데 극중 주인공인 폴이 그 여성을 만나기 위해 그 동네로 가는 도중 탑승하게 되는 택시 씬이다.  그 씬에서 택시운전사는 아주 난폭운전을 하는 사람으로 그려지게 되는데 그때 운전을 하는 모습을 찍어내는 카메라 기법이 아주 인상깊다.  엄청나게 흔들리는 카메라 촬영 기법을 보여주게 되는데 이러한 부분 역시 위에서 언급한 것들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치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마무리
이상으로 이런 저런 측면을 살펴보았다.  블랙 코메디라고는 하지만 전혀 웃기지는 않는다.  이걸 보고 웃기다고 웃는다면 좀 이상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그냥 한마디로 아주 황당한 영화이다.  정말 저렇게 될 수도 있을까?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마틴 스콜세지는 정말 흥행에는 다 실패해도 작품하나는 기가 막히게 만들어내는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어떻게 한번 보라고 권하기도 힘든 작품이다.  구할수가 없으니 말이다.  아주 운좋으면 티비에서 하는걸 볼 수 있을수도 있겠다.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면 꼭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영 화/마틴 스콜세지] - 거장 마틴 스콜세지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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